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폼페오 장관의 4차 방북으로 답보 상태를 벗어나 본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절차가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의 이번 방북 결과에 대해 미국과 북한 모두 만족스러워 하고 있지요?
기자) 네, 폼페오 장관은 약 7시간의 당일치기 방북 일정 중 5시간 30분을 김정은 위원장과 보냈습니다. 평양 체류 내내 김 위원장과 머리를 맞댄 건데요, “김 위원장이 폼페오 장관과의 만남에 무게를 두고 시간과 성의를 다한 것”이라는 게 한국 청와대의 설명입니다. 방북 결과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폼페오 장관이 모두 만족해 하면서, 그동안 답보 상태에 있던 미-북 협상이 확실하게 제 자리를 찾았고, 2차 정상회담도 조만간 열릴 전망입니다.
진행자) 지난 7월 3차 방북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네요?
기자) 3차 방북은 1박2일 일정이었지만 폼페오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을 면담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폼페오 장관이 평양을 떠난 직후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그가 `강도적 요구’를 했다고 비난했습니다. 결국 미국 내에서는 대북 협상의 효용성과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었습니다.
진행자) 이번 방북에서 핵심 관심사는 2차 정상회담 개최 문제였는데요, 아직 날짜와 장소를 확정하지 못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2차 정상회담의 “세부사항에 관한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는 폼페오 장관의 설명으로 미뤄볼 때, 공식 발표가 곧 이뤄질 전망입니다. 현재 관심은 회담 장소가 평양이나 워싱턴이 될지, 또 시기는 미국에서 중간선거가 실시되는 11월 6일 이전이 될지 여부인데요, 양측이 비핵화 `빅딜’에 합의할 경우 제3국 보다는 평양이나 워싱턴에서 중간선거 이전에 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정상회담 못지 않은 관심사가 북한이 취할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일 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이 둘은 별개가 아니라 긴밀히 연결된 쟁점입니다. 주목되는 건 폼페오 장관과 김정은 위원장이 “미-북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담긴 네 가지 요소들에 대해 논의했다”는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의 성명입니다. 네 가지 요소란 새로운 미-북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 비핵화, 한국전쟁 미군 유해 송환을 말하는데요, 북한이 취해야 할 비핵화 조치뿐 아니라 미국의 상응 조치도 균형 있게 논의했다는 의미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비핵화와 상응 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는 없었지요?
기자) 언론에 공개된 건 김정은 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과 미사일 엔진시험장에 사찰단의 방북을 초청한 게 유일합니다. 어떻게 보면,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새로운 조치를 약속한 게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동창리 미사일 시설과 영변 핵 시설의 폐기와 사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진행자) 미국의 상응 조치는 어떤 것이 논의됐을까요?
기자) 주요 관심사는 종전 선언과 제재 완화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 문제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폼페오 장관 면담에 대해 만족을 표시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2차 정상회담이 열리면 어떤 형태로든 합의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문제 해결과 미-북 공동성명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서 “반드시 큰 전진이 이룩될 것이라는 의지와 확신을 표명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북한의 조치들이 앞으로 실무 협상에서 구체화 되겠지요?
기자)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 사이에 집중 논의될 전망입니다. 폼페오 장관은 이번에 비건 특별대표를 김정은 위원장에게 소개했고, 비건 특별대표는 양측에서 각각 2명이 배석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오찬도 함께 했는데요, 앞으로 상당한 권한을 갖고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올해 안에 미-북 2차 정상회담과 미국과 남북한 정상의 종전 선언,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드라마가 현실화 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