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중국 통상강경책 고수...중국, 파키스탄에 드론 판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이 미국의 통상 조치에 보복할 경우, 2천67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신규 관세를 매기겠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번 경고했습니다. 중국이 파키스탄에 최첨단 군사용 무인비행기(드론) ‘윙룽II’ 48대를 팔기로 했고요. 아베 일본 총리가 미얀마 당국에 ‘로힝야’ 사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사를 촉구한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에 관해, 중국에 다시 경고했군요?

기자) 네. 미국 정부가 지난달 2천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신규관세를 발효시키면서, 중국이 보복하면 2천670억어치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를 실제로 이행할 것이냐는 질문이 어제(9일) 백악관 기자간담회에서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Oh, sure, absolutely. 100%. If they do that, if they retaliate, what does ‘retaliate’ mean? They’ve already retaliated. They’ve taken out 500 billion dollars. I think that’s the ultimate retaliation.”

기자) “물론이다, 틀림없다. 100%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확인했는데요. “그런데 보복의 의미가 뭔가”라고 기자에게 되물으면서 “중국은 이미 우리에게 보복했다. 5천억 달러를 가져갔다. 그게 바로 궁극적인 보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미국에서 5천억 달러를 가져가면서 보복했다, 이게 무슨 뜻인가요?

기자) 5천억 달러는 중국의 연간 대미 수출액입니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액수는 4분의 1 정도인, 약 1천300억 달러에 머무는데요. 이 같은 ‘심각한 통상 불균형’을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 관계 주요 현안으로 꾸준히 지적해왔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이런 불균형을 시정할 노력을 보이지 않고, 계속 막대한 이익을 취하는 자체가, 미국에 대한 보복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겁니다.

진행자) 미-중 무역 불균형을 확실히 끊어야 한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 일이 더 이상 계속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We help rebuild China. If we don’t do that, China’s not where they are right now. And that’s fine with me, but we’re not doing it any longer.”

기자) 일방적인 무역 적자를 통해 미국이 중국의 재건을 도왔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는데요. 미국이 아니었으면 중국이 지금의 위치에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은 그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무역 불균형을 풀기 위해, 중국과 협상할 가능성은 없나요?

기자) 중국의 태도 때문에, 협상할 단계가 아니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 “Look, ‘China wants to make a deal,’ and I say they’re not ready yet. I just say they’re not ready yet. And we’ve cancelled a couple of meetings because I’ve just said that they’re not ready to make a deal.”

기자) “중국은 합의를 이루고 싶어 한다지만, 내가 볼 땐 준비가 안 됐다. 그래서 예정된 대화 일정을 취소시켰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양국 고위급 통상 협상도 무산됐고요. 이달 중 베이징에서 개최 예정이던 미-중 외교안보대화도 취소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에 대해, 중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은 절대 미국에 굴복하지 않겠다면서 맞섰습니다. 중산 상무부장 성명이 오늘(10일) 언론에 공개됐는데요. “미국은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이 굴복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그건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모르는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중국은 여러 차례 외세의 괴롭힘을 받았지만,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굴복하지 않았다. 미국은 중국의 각오와 의지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는 양상인데, 국제사회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통상 긴장을 어떻게 봅니까?

기자)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제 관련 주요 국제기구 대표자들이 ‘국제통화기금(IMF) · 세계은행 연차총회’를 위해 인도네시아에 모였는데요. 미-중 통상 대치가 세계 경제에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데 의견을 일치하고, 상당한 충격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IMF는 이미 월요일(8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미-중 통상 갈등을 비롯한 불안 요인 때문에,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3.7%로, 기존 전망보다 0.2%P 낮춰 잡았습니다.

진행자) 경제 관련 주요 국제기구 대표자들의 발언, 자세히 들어볼까요?

기자)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세계 경제성장 둔화가 이미 현실화됐다면서 “모든 나라가 부정적 영향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를 비판했는데요. “현 세계무역 체계가 완벽하진 않지만, 지난 70여 년간 각국이 노력해온 결과”라면서, 다자간 무역 체계를 살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에어쇼에서 선보인 중국의 윙룽 II.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중국이 파키스탄에 군사용 무인비행기(드론)를 판매한다고요?

기자) 네. 중국이 군사용 무인기 ‘윙룽II’ 48대를 파키스탄에 판매한다고 현지 관영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윙룽은 한자로 ‘익룡(翼龍), ‘날개 달린 용’이라는 뜻으로, ‘윙룽II’는 ‘윙룽’ 초기형을 개량해 정찰과 공격 기능을 함께 갖춘 최첨단 기종인데요. 파키스탄과의 이번 거래는 사상 최대 규모 ‘윙룽II’ 판매 사례라고 인민일보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어느 정도 규모길래, 사상 최대 거래라는 거죠?

기자) 중국 당국이 계약 세부사항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5천만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중국이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UAE) 같은 중동 국가들에 ‘윙룽II’를 팔았는데요. 대당 100만 달러 정도 받았습니다. 파키스탄에 한꺼번에 48대를 파는 거니까, 5천만 달러 규모가 되는 건데요. 중국 측은 판매와 동시에, 파키스탄과 ‘윙룽II’ 공동생산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무기를 판매도 하고, 공동생산도 하고, 군사 협력이 상당한 수준이네요?

기자) 현재 파키스탄이 가장 많이 군사 장비를 들여오는 곳이 중국입니다. 무기를 사고파는 것뿐 아니라, 군사기술 교류도 활발한데요. 두 나라는 ‘JF 선더(Thunder)’ 경전투기도 공동 생산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1990년대 개발한 JF선더는 미국의 F15 전투기와 비슷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중국이 관련 기술을 2010년대 초반부터 파키스탄 공군에 이전했습니다. 또한 지난 7월에는, 중국의 도움으로 인공위성 2기를 발사했다고 파키스탄 당국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군 기지를 파키스탄에 짓는다는 이야기도 있죠?

기자) 네. 아프리카의 작은 해안국가 지부티에 첫 해외 군사기지를 구축한 중국이, 파키스탄에 두 번째 기지 건설을 모색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중화인민공화국 관련 군사· 안보 현황’ 보고서에서 이 소식이 알려진 뒤, 후속 언론 보도가 이어졌는데요. 이란과 인접한 군사요충지인 파키스탄 남부 지와니 반도에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과 공군 합동기지를 건설할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런 보도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파키스탄 관계는 어떻습니까?

기자) 최근 관계가 나빠졌습니다. 파키스탄은 지난 2001년 이래, 아프가니스탄으로 이어지는 미군 보급로와 기지 등을 제공한 우방이었는데요.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키스탄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파키스탄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으면서도, 오히려 테러분자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난했는데요. 결국 미국 정부는 지난달, 파키스탄에 3억 달러 원조 집행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파키스탄이 중국에서 무인비행기를 들이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이웃 나라 인도와의 군비 경쟁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파키스탄은 과거 비밀리에 중국에서 ‘윙룽’ 초기형을 도입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최근 인도는 러시아에서 'S400' 미사일 방공 체계를 도입했고요. 미국 정부는 인도에 ‘시가디언(Sea Guardian)’ 무인기 22대 판매를 승인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 겸 외무장관이 9일 일본 도쿄의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일본이 미얀마 정부에 로힝야족 사태와 관련해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군요.

기자) 네, 미얀마의 실질적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 겸 외무장관이 8일과 9일 이틀간 일본을 방문했는데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9일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아웅산 수치 자문에게 로힝야족 사태에 관한 신뢰성 있는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로힝야족 사태, 국제사회에서 계속 심각한 현안이 되고 있는데요. 어떤 사건인지 먼저 잠깐 짚어주시죠.

기자) 네, 미얀마는 대부분의 국민이 불교 신자들인데요. 미얀마 서북부 라카인주에 거주하는 로힝야족은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 민족입니다. 종교가 다르고 인종도 다르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크고 작은 갈등이 끊이지 않았는데요. 특히 지난해 8월 로힝야 무장단체가 경찰 초소 등 관공서를 습격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에 정부군이 대대적인 진압 작전에 나서면서 심각한 사태로 비화됐습니다.

진행자) 무엇보다 대규모 난민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얀마군은 진압 과정에서 마을을 불태우고 강간과 살인, 고문 등 광범위한 인권 유린 행위를 자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미얀마군을 피해 피난길에 오른 로힝야 난민이 지난해 8월 이래 무려 70만 명이 넘습니다. 유엔과 미국 등 국제사회는 미얀마군의 행위를 ‘인종청소’라며 비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얀마 정부는 잔혹 행위를 부인하면서 국제 사회가 편향된 시각으로 자국을 대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얀마 정부는 국제사회의 조사도 거부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얀마 정부는 자체적으로 조사 위원회를 꾸려 조사를 하고 있는 만큼 유엔 차원의 조사는 필요 없다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공동기자회견 자리에서 지금의 갈등 상황을 풀 수 있는 열쇠는 신뢰할 만한 조사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현재 방글라데시 등지를 떠돌고 있는 로힝야 난민들이 미얀마로 돌아가도록 미얀마 정부를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유엔특별보고관은 미얀마 정부에 대해 더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나섰군요.

기자) 네. 이양희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은 8일 자신의 트위터에 "73차 유엔총회에 제출했던 나의 보고서를 보라"며 연동시켜놨는데요. 이 보고서에서 이양희 보고관은 미얀마는 로힝야 사태에 대해 신뢰할 만하고 적절하며 사려 깊고 공정하게 조사할 의지도 없고 능력도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얀마 정부가 유엔 조사관들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양희 보고관의 경우, 미얀마 정부를 신랄히 비판한 이유로 지난해 12월부터 미얀마 입국이 금지된 상태고요. 다른 조사관들의 입국도 허용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양희 보고관은 이웃 나라인 인도에서 로힝야 난민들을 만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인도 정부에 요청했는데요. 하지만 인도 정부로부터 아무런 대답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양희 보고관은 사법 절차가 늦어질수록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면서 즉각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미얀마 상황을 다뤄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얀마는 ICC 회원국이 아니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앞서 ICC는 미얀마는 회원국이 아니지만, 관련국인 이웃 방글라데시가 회원국이기 때문에 사법권이 있다는 결정을 내렸었는데요. 하지만 미얀마 정부 대표는 지난 유엔 총회에서 "수상쩍은 개입'을 거부한다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