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전화 통화 이후 양국 간 무역 긴장이 완화할지 모른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이 쿠바와 베네수엘라에 대해 추가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의 태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이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통화를 한 후에 양국 간 무역 협상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전화통화를 했는데요.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2일, 두 정상이 양국의 무역 관계와 다른 현안들에 대해 심도있고 긍정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정례 브리핑에서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1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시진핑 주석과 긴 시간 매우 좋은 대화를 했다고 말했는데요. 특히 무역 문제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두 사람이 만날 예정이고, 협의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루캉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동의한다면서 두 정상 간의 전화통화가 매우 긍정적인 대화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 간에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도 밝혔습니까?
기자) 네, 루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대화를 통해 양국의 갈등을 해결하길 바란다는 희망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고, 중국과 국제사회의 이익에도 당연히 부합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루 대변인은 또 시진핑 주석이 무역은 양국 관계의 주춧돌이자, 안정제 역할을 한다고 역설했으며, 양국 지도자들이 실무진의 실질적인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합의를 위한 초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던데요.
기자) 네, 미국 경제전문 블룸버그통신이 2일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 양국 간의 무역전쟁이 타결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주요 관리들에게 이를 위한 합의문 초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보도를 부인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커들로 위원장이 2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문 초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과의 무역거래에서 아무런 거대한 움직임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어 그동안 해왔던 대로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일들을 해오고 있다면서 합의 시점에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양국 간 무역 전쟁이 합의에 이를지도 모를 거라는 소식에 주식시장이 가장 먼저 반응을 보였군요.
기자) 네, 세계 경제 1위인 미국과 2위인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그동안 접점을 찾지 못하고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국제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는데요. 양국이 합의를 이룰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주요국가들의 주가지수가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2.7% 오른 채 장을 마감했고요. 중국 위안화는 달러당 7위안까지 위협했는데요. 6.8대로 숨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다른 나라 주식 시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다우존스 공업지수와 S&P 500지수 모두 1일, 1% 조금 넘게 상승한 채 장을 마감했는데요. 하지만 2일 현재 1% 넘게 빠지면서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2일 2.5% 넘게 급등한 채 장을 마감했고요. 한국 코스닥지수도 이날 5% 넘게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코스피는 3% 넘게 상승한 채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진행자) G20 정상회의에서 있을 양국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과는 별개로 실제로 협상이 타결될지는 낙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환율과 지식재산권 문제 등에 있어 양국의 입장차가 극명하기 때문인데요.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문제들에서 양보할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미국 정부가 쿠바와 베네수엘라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존 볼튼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일 쿠바와 베네수엘라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볼튼 보좌관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대학교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쿠바와 베네수엘라, 니카라과를 '폭정의 트로이카' 즉 폭정의 삼두마차, 3인방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제재들이 부과됐습니까?
기자) 베네수엘라에 대해서는 금 시장을 표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민이나 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와 금과 관련된 사업을 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고요. 쿠바의 경우, 군과 정보기관이 사실상 운영하는 20여 곳의 기업들을 미국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 명단에 추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쿠바와 베네수엘라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미국과 쿠바는 전임 오바마 미 행정부 시절 외교 관계가 복원됐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의 인권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며 다시 강경 기조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미국은 또 지난 5월 실시된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를 불법으로 판단하고 있는데요. 베네수엘라 정권이 불법 금거래를 통해 정권의 재정을 충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볼튼 보좌관이 이날 연설에서 이들 정부에 대해 맹렬히 비난했다고요.
기자) 네, 볼튼 보좌관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국가평의회 의장,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은 모두 부당한 구금과 고문, 살인 등 억압적인 행동을 일삼는 절망적인 지도자들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볼튼 보좌관은 그러면서 모든 억압 정권이나 사상과 마찬가지로 이들도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니카라과에 대해서는 이번에 제재를 가하지 않았군요.
기자) 네, 미국 정부는 이미 니카라과의 여러 고위 관리들에 대해 부패와 폭력 등의 이유로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새로 추가 제재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볼튼 보좌관은 그러나 다니엘 오르테가 정부가 혹독한 야권 탄압을 계속하면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유엔에서 미국의 대쿠바 경제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결의안이 채택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이 1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총회를 열고 쿠바에 대한 미국 경제 봉쇄를 해제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찬성 189표대 반대 2표였는데요. 반대는 미국과 이스라엘에서 나왔습니다. 유엔은 1992년부터 27년째 이 결의안을 채택해왔는데요. 이 결의안은 구속력이 없고요. 미국의 대쿠바 경제 봉쇄는 미국 의회가 승인해야 합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은 쿠바의 인권 상황을 문제 삼고 있죠?
기자) 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쿠바 정권은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를 부정하고 있다며 결의안 표결은 시간 낭비일 뿐이라며 반발했습니다. 미국은 별도로 쿠바의 인권상황을 비판하는 결의안을 내놨는데요. 부결됐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란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요. 이란산 석유 수입 금지 등의 제2단계 제재가 다음 주부터 단행될 예정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미국 정부가 한국과 일본, 인도 등 8개국에 대해서는 5일 제재가 단행한 후에도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도록 유예해주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일, 미국 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아시아 지역 다자간 협의체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가 다가오고 있군요.
기자) 네, 이달 11일부터 15일까지 싱가포르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 회원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입니다. 아세안 정상회의에는 미국과 일본, 러시아, 중국 등 4개국 지도자들도 참가하는데요.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올해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그간 역내 국가들에 대해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을 넓혀온 중국의 행보가 특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아세안 회원국들에 공을 많이 들여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세안은 6억3천만 인구를 가진 제법 큰 시장입니다. 중국은 특히 지난 5년여간 아세안 회원국들에 대규모 투자와 경제협력을 제의하면서 역내 영향력을 확대해왔는데요. 하지만 이로 인해 아세안 국가들이 엄청난 부채를 거머쥐게 되는 게 아니냐는 국제사회의 우려도 고조돼 왔습니다. 중국은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도 양자 간 또는 다자간 회담을 통해 향후 15년간 역내에 새로운 기간시설 건설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이런 사업이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일대일로의 일환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일대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해온 다자간 무역공동체인데요.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육로와 바닷길로 연결하겠다는 거대한 구상입니다. 아세안 회원국의 대부분이 중국 정부에 도로와 철도, 항만 건설 등의 기간 시설 건설을 위한 차관이나 지원을 요청해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그로 인해 명암도 엇갈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브루나이의 경우, 기울어가던 경제가 중국의 투자로 지금 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또 필리핀도 각종 인프라 확충을 위한 건설이 활발해지면서 빠른 경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에 말레이시아의 경우 지난 8월, 200억 달러 규모의 철도 공사와 23억 달러 규모의 가스관 공사 등의 일대일로 사업 중단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세안 회원국은 아니지만, 파키스탄도 일대일로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파키스탄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발표 초기부터 매우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여왔는데요. 하지만 너무 많은 빚 때문에 중국과 추진하던 수력발전댐 건설 사업 등을 포기하는 등 전면적인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스리랑카도 중국으로부터 부채가 너무 많아지면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세안에는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벌이는 직접 당사국들도 포함되어 있죠?
기자) 맞습니다. 브루나이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4개 회원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갈등을 벌이고 있는데요. 중국과 아세안은 지난 8월 외교장관 회의에서 남중국해 상의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행동준칙(Code of Conduct)' 초안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아세안 회원국들이 이번 회의에서 중국의 역내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에 맞서, 중국을 조심스럽게 견제하며 서방 국가들로 관심을 돌릴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 관측이 나오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현재 일본도 역내 국가들에 기간시설 건설 등을 제의하면서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중국보다 투명한 투자와 좋은 기술력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일본은 또 미국과 함께 남중국해를 자유롭고 열려 있는 바다로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고요. 이번 회의에서 회원국들에 이를 적극 설득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중국으로서는 달가운 행보가 아니지만 아세안 회원국들로서는 환영받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