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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선, '극우' 보우소나루 당선...메르켈 "이번 임기 끝으로 은퇴"


28일 브라질 대선에서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당선된 후, 지지자들이 후보자의 판넬 옆에 서서 사진을 찍고 있다.
28일 브라질 대선에서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당선된 후, 지지자들이 후보자의 판넬 옆에 서서 사진을 찍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나요?

기자) 브라질의 새 대통령으로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번 임기를 마지막으로 총리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습니다. 일본과 인도 지도자들이 정상회담을 열고 안보와 경제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차기 브라질 대통령이 정해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8일 실시된 브라질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서 사회자유당(PSL)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55% 대 45%, 약 10%P 격차로 노동당의 페르난두 아다지 후보를 눌렀는데요, 내년 1월 1일 38대 브라질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됩니다.

진행자) 사실 이번 결선투표에서 보우소나루 후보가 무난히 승리할 거로 예상됐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보우소나루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계속 앞섰기 때문인데요, 아다지 후보 측이 막판 역전을 노렸지만,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지난 7일에 실시된 1차 투표에서 46% 득표율로 1위에 올랐는데요. 하지만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 규정에 따라 당시 29% 득표율로 2위에 올랐던 아다지 후보와 결선 투표에서 다시 한 번 맞붙었습니다. 아다지 후보 측은 1차 투표에서 3위한 후보 측 지지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진행자) 내년부터 4년 동안 브라질을 이끌게 될 보우소나루 당선인,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네, 육군 대위 출신으로 올해 63살입니다. 1988년에 기독민주당 소속으로 리우데자네이루 시 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발을 들여놓았는데요, 1990년에 같은 당 소속으로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뒤, 계속 의정활동을 해왔습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올해 초에 사회자유당(PSL)에 들어간 뒤 대선 후보로 나섰는데요, 보우소나루 후보가 입당한 뒤 PSL은 좀 더 보수적이고 극우 성향의 입장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보우소나루 후보의 당선,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기자) 2003년부터 15년 동안 브라질을 통치해온 좌파 정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이 표출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브라질은 대통령 등 정치인들의 잇따른 부정부패 스캔들과 높은 범죄, 살인율로 치안 불안에 떨었고요, 2014년부터 경기 침체에 시달려왔는데요, 변화를 원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이번 대선 결과에 반영됐다고 하겠습니다.

진행자) 사실 브라질 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상당히 낮은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셰우 테메르 현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지우마 호셰프 당시 대통령이 부정부패 혐의로 탄핵되면서 자리를 이어받았는데요, 하지만 테메르 대통령 역시 부패 혐의를 받았고요, 지지율이 한자릿수에 불과할 정도로 브라질 국민 사이에서 인기가 없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당선된 보우소나루 후보, 앞으로 어떻게 브라질을 이끌어갈 것으로 전망됩니까?

기자)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승리가 확정된 뒤 소감에서 헌법과 민주주의, 자유를 수호하는 정부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는데요, 앞으로 치안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스스로 법과 질서를 우선시하는 후보라면서 당선되면 총기규제법을 완화하는 등 범죄 단속에서 경찰에 좀 더 많은 재량을 부여하겠다고 말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요?

기자) 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트로피컬 트럼프(Tropical Trump)’, ‘열대의 트럼프’란 별명으로 불리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처럼 주류 정치인과는 다른, 기성 정치에 도전하는 사람이란 이미지를 내세워왔습니다. 사실 거의 28년 동안 연방 하원의원으로 활동해왔으면서도 ‘아웃사이더(outsider)’, '비주류 정치인'으로 자신을 부각했습니다. 또 거침없고 자극적인 발언으로 정치적 반대자들과 인권 운동가들로부터 인종주의자, 남성우월주의자란 비판 등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네, 트럼프 대통령도 대선 출마 직후부터 중남미계와 이슬람교도들을 차별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곤 했죠,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보우소나루 당선인과 대화를 나눴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28일밤 보우소나루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전화를 걸어서 축하했는데요,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서로 나란히 함께 일하길 고대한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보우소나루 후보 당선에 대해 국제사회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아르헨티나와 멕시코 등 미주 지역 지도자들은 일제히 보우소나루 당선인에게 축하를 보냈습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이번 브라질 대선이 공정하고 민주적이었다고 평가했고요,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도 브라질의 “민주적 힘”을 보여준 선거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앰네스티인터내셔널(Amnesty International)’ 등 인권 단체는 보우소나루 후보의 당선이 브라질 원주민과 성적 소수자, 여성 등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데요, 보우소나루 후보가 과거 군사 독재 정권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브라질이 수십 년 동안 군사 통치 아래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1964년부터 1985년에 민주화가 이뤄질 때까지 군사정권 아래 있었는데요, 당시 군사정권은 공산주의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 아래 반대자들을 고문하고 처형하는 등 인권탄압 행위를 자행했습니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후보가 군사정권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고 해도, 브라질이 군사독재로 회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9일 베를린 기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총리 임기를 끝으로 은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9일 베를린 기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총리 임기를 끝으로 은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정계 은퇴 계획을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메르켈 총리가 29일, 베를린에서 소속 정당인 기독민주당(CDU) 지도부와 만났는데요,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임기를 마지막으로 총리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습니다. 총리는 물론, 다시 의원직에도 도전하지 않겠다는 건데요, 오는 12월에 실시되는 기독민주당 대표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메르켈 총리가 상당히 오랫동안 독일을 이끌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올해 64살로 지난 2000년부터 기독민주당 대표를 맡아왔는데요, 지난 2005년 독일 총선에서 기독민주-기독사회연합(CDU/CSU)이 승리한 이후 줄곧 총리직을 맡아왔습니다. 현재 네 번째 임기를 지내고 있는데요, 이번 임기를 다 채우고 2021년에 물러나면, 총 16년간 재임하게 됩니다. 헬무트 콜 전 총리에 이어 최장수 독일 총리 반열에 오르게 되는 거죠.

진행자) 2005년부터라면 미국에서 대통령이 두 번 바뀔 동안 계속 독일은 한 사람이 이끌어왔다는 건데, 메르켈 총리가 왜 이번에 물러나기로 한 겁니까?

기자) 사실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라고 합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여름 휴가 때 당 대표에 다시 도전하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최근 지방 선거에서 기독민주당이 부진한 데 따른 영향이 더 큽니다. 메르켈 총리는 총리이자 소속 정당의 지도자로서 성공이든 실패든 모든 일에 정치적 책임을 진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새로운 장을 열 때가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지난 주말 독일 중부에 있는 헤센주에서 지방 선거가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헤센은 독일 금융과 경제의 중심지 프랑크푸르트가 있는 주인데요.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보수 성향의 기독민주당은 28일 헤센주에서 실시된 주 의회 선거에서 27% 지지를 받는 데 그쳤습니다. 간신히 1위를 하긴 했지만, 5년 전 선거 때와 비교하면, 11%P 이상 지지가 줄어든 건데요, 의회에서 기민·기사연합과 연정을 이루고 있는 사회민주당(SPD) 역시 지난번보다 11%P 가까이 지지가 줄었습니다.

진행자) 2주 전에 실시된 바이에른주 선거에서도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14일에 실시된 바이에른 주 의회 선거에서 기독민주당의 연정 상대인 기독사회당(CSU)이 주 의회 선거에서 참패했습니다. 이전 선거보다 10%P 이상 지지율이 빠지면서, 16석을 잃었는데요, 1957년 이후 처음으로 다수당 위치를 잃은 겁니다.

진행자) 그러면 어느 정당이 표를 얻었습니까?

기자) 네, 최근 선거에서 녹색당의 약진이 두드러지는데요, 녹색당은 바이에른 주 의회 선거에서 20석을 추가한 데 이어, 헤센주에서도 16석을 추가했습니다. 독일인들의 표심이 중도 보수 성향의 기독민주당에서 진보 성향의 녹색당으로 옮겨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또 이민자 유입에 반대하는 극우 성향의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역시 최근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메르켈 총리가 2021년까지만 총리직을 맡고 물러나겠다고 했는데요, 최장수 총리 말고도 다른 여러 기록을 세웠다고요?

기자) 네, 메르켈 총리는 일단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이고요, 동독 출신의 첫 통일독일 총리, 또 독일 최연소 총리 기록까지 갖고 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시리아 내전으로 많은 난민이 유럽으로 몰려들자, 포용을 강조하며 난민을 받아들였는데요, 하지만 독일에서 반이민 정서가 강해지면서 지지율이 꺾였습니다. 지난해 총선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올 초까지도 연정 구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입지가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메르켈 총리의 후보로는 누가 거론되고 있습니까?

기자) 총리는 2021년에 실시되는 총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텐데요, 기독민주당 대표로는 안네그라트 크람프-카렌바우어 현 사무총장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 밖에 메르켈 총리의 난민 유입 정책에 반대해온 옌스 슈판 보건장관, 기민·기사 연합의 지도자를 지낸 프리드리히 메르츠 씨 등도 도전 의사를 밝혔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오른쪽)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9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오른쪽)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9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베 총리가 일본을 방문 중인 모디 인도 총리와 29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총리관저에서 열린 이 날 회담에서 양국은 안보와 경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회담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죠.

기자) 네, 양국은 우선 ‘자유롭게 열린 인도 태평양 전략’을 시행하기 위해 일본 자위대와 인도군의 공동훈련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역내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조처로 풀이되는데요.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자유롭게 열린 태평양 전략’은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 나라가 중심이 돼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항행의 자유와 법의 지배,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 등을 추진한다는 구상입니다.

진행자) 안보와 관련해 또 어떤 논의가 있었을까요?

기자) 네, 국방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동안 차관급이 참가했던 양국 간 ‘2+2 외교 국방 회담’을 장관급이 참여하는 회의로 격상하기로 했습니다. 또 일본 자위대와 인도군 간 물자와 노무서비스를 융통하는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을 마무리하기 위한 협상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경제 협력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아베 총리는 인도에 3천억 엔, 미화로 약 27억 달러의 엔화 차관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차관은 총 7개의 사업 분야를 아우르게 되는데요. 가장 중요한 사업이 바로 일본의 신칸센 기술을 도입하기로 한 인도 서부의 고속철도 지원 사업입니다. 차관의 절반이 바로 이 사업에 쓰일 예정인데요.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500km에 달하는 고속철도로 인도 서부의 뭄바이시와 아메다바드시의 왕복 시간이 기존의 7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이는 양국 관계의 새로운 ‘상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차관은 또한 극심한 교통난에 시달리는 인도 남부 첸나이 지역의 도로 건설에도 쓰일 예정입니다.

진행자) 모디 총리가 아베 총리와 만나기에 앞서 일본 각료들과도 만났다고요?

기자) 네, 모디 총리는 앞서 일본의 세코 히로시게 경제 산업상, 고노 다로 외무상과도 개별 회담을 했는데요. 고노 외무상은 모디 총리와의 회담 후 양국 협력 강화를 위해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무장관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모디 총리가 이번 일본 방문에서 환대를 받았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28일 아베 총리와 모디 총리는 야마나시현의 단풍 명소를 방문한 뒤 오찬을 함께했습니다. 그리고 일본 기업 공장을 방문한 후엔 아베 총리가 자신의 별장으로 모디 총리를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가 최근 들어 정상외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데요. 모디 총리와의 정상회담 바로 며칠 전엔 인도와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중국 정상과도 만났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아베 총리가 지난 26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했습니다. 일본 총리로서는 7년 만의 중국 방문으로 양국의 관계 복원에 초점을 맞춘 방문이었는데요. 시 주석은 회담에서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서의 양국의 협력 관계 강화를 주문했고요. 아베 총리 역시 양국 관계가 경쟁에서 협력으로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경제를 비롯한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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