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협상 진전이 한반도 미군 태세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조셉 던포드 미 합동참모본부의장의 발언에 대해,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한반도 미-한 군사 역량이 저하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습니다. 추가 미-한 연합군사훈련 유예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만 주한미군 규모에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던포드 합참의장이 ‘외교적 부문에서 미국은 (미-한 연합) 군사훈련들을 중단시켰으며, 이는 군사적 측면에서 미국을 매우 불편하게 한다’는 의미를 전한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녹취:베넷 선임 연구원] “I think in this particular case that what he is talking about is, on the diplomatic track, what we’ve done is we’ve shut down the exercises, and that makes us very uncomfortable on the military side...”
베넷 연구원은 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전날 던포드 합참의장이 “외교 부문에서 성공할수록, 군사 부문에서 우리는 더 불편해질 것”이라며 “(미-북) 협상은 시간이 갈수록 한반도 미군 태세에 어느 정도 변화를 주기 시작해야 하는 형태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이어 군사훈련 유예와 같은 추가 변화가 요구될 수 있다며, 여기에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한 방법으로서 주한미군 축소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한반도에 필요 이상의 병력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특정 공군이나 육군 부대를 쉽게 철수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축소를 결정할 경우 외교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군사적으로는 손상을 입힐 것이라는 점을 던포드 합참의장이 시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베넷 선임 연구원]“But the problem with that is that the US doesn’t really have any excess forces on the Korean peninsula. It’s not like one can turn to a certain air force unit or a certain army unit...”
브루스 클링너 해리티지재단 선임 연구원도 던포드 합참의장의 이번 발언에는 여러 군사훈련들이 중단되면서 한반도 미-한 연합군사 역량이 저하되고 있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면서도, 주한미군에 대한 변화를 시사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클링너 선임 연구원] “I think he is trying to sort of signal on the one hand, it is having an impact on our forces, on the other hand, it’s being done in the context of bigger, political, and diplomatic objectives…”
한편으로는 (미-한 연합군사훈련 중단이) 미군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것이 더 큰 정치,외교적 목표의 맥락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던포드 합참의장이 이 같은 메시지를 외견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계획에 반대하는 듯 비춰지지 않는 방식으로 전달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한국의 단독 군사훈련뿐만 아니라 미-한 연합군사훈련도 잇따라 취소됐다며 결국은 군사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던포드 합참의장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신임 주한미군사령관을 비롯한 여러 미군 대장들은 미-한 연합군의 역량 저하가 현재로선 심각한 수준이라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현상이 누적돼 심각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진단입니다.
[녹취:클링너 선임 연구원]“What we’ve seen is a series of military exercises both combined between the US and South Korea as well as unilateral South Korean exercises have been canceled…”
버나드 샴포 전 미8군 사령관도 던포드 합참의장의 이번 발언은 이미 최근 발생한 바와 같이, 외교적 조치를 취하려면 군사적 준비태세의 위험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샴포 전 사령관] “My assumption is that what is saying is exactly what has occurred recently and that to take some of these diplomatic measures are going to necessarily increase some of the risks in readiness. But I think he used it as an acceptable risk.”
그러나 이런 위험은 수용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한 동맹은 이미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제한함으로써 외교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고 이로 인해 군사태세에 생길 어느 정도의 위험은 예상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런 종류의 조치는 외교에 필요한 지원행동이라는 데 확신을 갖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녹취:샴포 전 사령관] “The alliance has already demonstrated its willingness to create diplomacy by curbing the exercises and assuming some risks on the readiness in doing that...”
샴포 전 사령관은 최선의 군사적 조언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근본적으로 미국은 모든 당사국들이 동의한 합의가 있기 전까지 군사태세를 저버리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샴포 전 사령관] “I think ultimately, given their best military advices, is that we would not forsake readiness until there is some kind of mutually agreed to, some kind of accord that’s agreed to by all parties…”
이어 일각에서는 미국이 주한미군 재배치를 위한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며, 주한미군 재배치는 어떤 경우에서든 조건에 기초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주한미군 특수작전사령부 대령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재단 선임 연구원은 지나친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녹취:맥스웰 선임 연구원] “Like General Dunford says, changes are uncomfortable, yes, I think he is doing that but I don’t think he is foreshadowing major changes…”
던포드 합참의장이 밝힌 대로 한반도 미군 태세의 변화가 군사 측면에서 다소 불편한 것일 수 있지만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큰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맥스웰 선임 연구원은 최근 열린 미-한 안보협의회(SCM)에서 채택된 공동성명과 최근 이뤄진 일련의 상황들을 살펴봤을 때 미국은 미-한 연합군사령부에 대한 공약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전하거나 북한과 신뢰 구축을 위한 목적으로 주한미군에 변화를 줄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주한미군은 북한과 협상할 문제가 아니며 주한미군에 대한 변화는 미-한 연합군이 한국에 대한 방위 역량을 손상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반도 미군 태세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현 시점에서 검토되는 것 역시 적절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맥스웰 선임 연구원] “I think it’s natural, you know, with everything that’s evolving…”
최근 채택된 남북 군사합의서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그리고 2020년 신임 한국군 대장이 미-한 연합사령관을 맡게 되는 등 최근 이뤄지고 있는 변화들을 감안할 때 한국에 있는 미군 구조를 철저히 들여다볼 시기가 됐다는 설명입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