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주말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답보 상태에 있는 미-북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번 정상회담 결과는 미-북 고위급 회담 개최와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과도 연계돼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서 다시 한 번 중재자로 나서는군요?
기자) 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한 이유입니다.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은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장기간 답보 상태에 있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상황을 깨기 위한 나름의 중재안을 갖고 회담에 임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미국과 북한이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전화통화에서 문 대통령에게 미국과 북한 양쪽을 대표하는 수석협상가로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 미국은 최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거듭 미-북 협상의 진전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당부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대미 협상의 고비 때마다 적극 나선 문 대통령에게 상당한 신뢰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문 대통령이 어떤 중재안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되나요?
기자)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진 건 없습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그동안 줄곧 북한에는 좀더 적극적인 비핵화 조치를, 미국에는 속도 있는 상응 조치를 촉구해 왔습니다. 이번에도 이런 토대 위에서 북한의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권고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미국 방문 중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전쟁 종전 선언과 대북 인도주의 지원, 경제시찰단과 예술단 교류, 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상응 조치의 사례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북 협상이 답보 상태에 있는 주 원인은 대북 제재 문제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문제 해결 없이 답보 상태가 해소될 수 있을까요?
기자) 사실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가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관심사입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적절한 상응 조치가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제재를 완화하더라도 북한이 속일 경우 제재를 다시 강화하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토대 위에서 미국이 제재를 완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러려면, 북한 측과 사전 조율이 필요했을 텐데요?
기자) 남북 간에는 올 들어 세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상당한 대화채널이 확보된 상태입니다. 게다가 차관급을 각각 소장으로 하는 공동연락사무소가 개성에 설치돼 있습니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한 이유가 미-북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인 만큼, 북한 측과 사전 조율을 했을 것으로 봐야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미-북 고위급 회담 개최 여부가 결정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고위급 회담 개최 여부는 이번 정상회담의 성공을 가늠할 척도가 될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내년 초에 열리려면 미-북 간 고위급 회담이 선행돼야 합니다. 아울러,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이 이뤄질지 여부도 이번 정상회담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과 어떻게 연관이 돼 있는 건가요?
기자) 미-북 간 비핵화 협상에서 뭔가 구체적인 합의가 나오지 않으면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의제에서부터 뚜렷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가령, 북한은 남한과의 경협을 강하게 바라지만 제재 때문에 사실상 실현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미-북 고위급 회담이 조만간 열릴 경우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그만큼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미-북 관계 중재자로 나름 성과를 이뤘지요?
기자) 문 대통령은 고비 때마다 특사 외교나 본인이 직접 나서는 방식으로 문제 해결에 기여했습니다. 지난 3월엔 특사단을 평양에 보내 미-북 관계를 극적인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게 했습니다. 또 5월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취소했을 때는 이틀 뒤 김정은 위원장과 전격적으로 만나 회담을 다시 확정하도록 하는 데 역할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을 얼마나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굉장히 신뢰하고 있다”며 최고 점수인 `A플러스’ 를 준다고 말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