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서거

30일 서거한 조지 H. W. 부시(가운데 앉은 이)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거행된 부인 바버라 여사 장례식에서 역대 대통령 부부와 함께한 모습. 왼쪽부터 로라 부시 여사,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미셸 오바마 여사,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향년 94세로 서거했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30일 밤 10시께 텍사스주 휴스턴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유가족 측이 전했습니다.

아들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사랑하는 아버지가 놀라운 94년을 보내고 돌아가셨음을 발표하게 돼 슬픔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조지 H. W. 부시는 최고의 인격을 가진 한 인간이자, 아들·딸이 바랄 수 있는 가장 좋은 아버지이기도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거한 부시 전 대통령은 노환에 지병이 악화되면서 최근 수년동안 휠체어를 이용해 왔습니다.

특히 지난 4월 부인 바버라 여사가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뒤, 상황이 악화돼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받았습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부통령을 지낸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1988년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 당선돼서 이듬해 제41대 대통령으로 취임했습니다.

조지 H.W. 부시(왼쪽) 제41대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89년 1월 20일 워싱턴DC 연방의사당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가운데는 부인 바버라 여사.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비에트연방 공산당 서기장과 역사적인 회담을 통해 40여 년에 걸친 냉전의 종식과 동서간의 화합을 선언했습니다.

이후 소련이 붕괴하고, 동서독이 통일되면서 동유럽 일대가 공산주의 진영에서 이탈하는 세계사적 격변이 진행됐습니다.

또한 부시 전 대통령은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다국적군과 함께 ‘걸프 전쟁’을 수행해 승리로 이끌기도 했습니다.

한국도 당시 군 의료진과 수송기 등을 파견하며 다국적군에 참여했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임기중 견고한 지지를 다지기도 했지만, 재정 적자와 경기 침체 등으로 인기가 떨어지면서, 재선에 도전한 1992년 대선에서 민주당 빌 클린턴 후보에게 패했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제43대 대통령인 맏아들 조지 W. 부시와 함께 미국 역사상 두 번째 부자 대통령으로 기록됐습니다.

지난 2010년 텍사스주 알링턴에서 진행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조지 W. 부시(왼쪽) 전 대통령이 시구하는 모습을 아버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지켜보고 있다.

둘째 아들 젭 부시는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냈고, 한때 유력한 공화당 대선 주자로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