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새해에도 인권 문제와 관련해 북한 정권을 계속 압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권고했습니다. 2년째 공석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임명의 필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버트슨 부국장] “Our view is that the United States needs to do more to pressure the North Korean government…”
미국이 북한 정부에 대한 압박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의 대화 등 미국과 북한 사이의 모든 양자대화 의제에 인권 문제가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지난 6월 열린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핵 문제 뿐 아니라 인권 문제도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성명에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언급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아직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하기를 원치 않고 있는 것 같다며, 이는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새해에 북한 인권 문제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I believe the United States is highlighting human rights because it is signaling that political normalization with North Korea……”
미국이 12월 초 잇단 대북 인권 압박을 통해, 북한과의 정치적 관계정상화가 비핵화에 국한되지 않고, 인권 문제 또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는 겁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정권에 핵 문제 뿐 아니라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도 협상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에서 핵 문제에 대한 양보와 인권 문제를 맞바꾸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인권 압박을 높이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임명을 꼽았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We are approaching two years and there’s been no special envoy. That’s another indication that the administration is serious……”
거의 2년 째 공석 중인 북한인권특사를 임명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에 진지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징표가 될 것이라는 겁니다.
킹 전 특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1월 말에 물러났고, 그 이후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킹 전 특사는 의회가 구체적으로 특사 임명을 촉구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지 6개월이나 지났지만, 그 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인권 압박을 높이기 위해 유엔 인권이사회를 비롯한 국제기구들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북한인권특사 임명이 대북 인권 압박의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5년 만에 처음으로 무산된 유엔 안보리 북한 인권 논의를 다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문제 상정하도록 노력을 해야 합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2014년 이후 계속돼 온 북한 인권 논의를 지난 12월 초에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회의 소집에 필요한 9개 이사국의 동의를 얻지 못해 무산됐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이번 봄에 다시 미국 정부가 주도권을 가지고 이 과정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