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월 3일 116대 미 의회가 공식 개회합니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새 의회에서는 상하원 외교·군사위원회 핵심 인사들이 대거 교체될 예정으로 대북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데요, 위원회를 이끌게 될 핵심 의원들의 대북 기조를 이조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북한 관련 외교와 안보를 관장하는 상하원 외교,군사위에 예고된 새해 가장 큰 변화는 새로운 지도부 출범입니다.
상원 외교위에서는 밥 코커 위원장 후임으로 제임스 리시 공화당 상원의원이 선출돼, 민주당 간사직을 그대로 유지하는 밥 메넨데즈 상원의원과 나란히 상원 외교위를 이끌게 됩니다.
아이다호 출신인 리시 의원은 그 동안 공화당 의원들 중에서도 유난히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에 만족감을 표명해온 인물입니다.
[녹취:리시 의원] “I am satisfied that they are moving forward. As long as everyone continues to act in good faith, I think we can get to where we need to be.”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문제와 관련해 거센 비판에 직면할 때면 행정부의 입장을 해명하는 역할을 자처하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답보 상태인 미-북 협상에 대한 동료 의원들의 우려에도 리시 의원은 최근 VOA에, “늘 더 빨리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싶지만 행정부가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하고 있다는 데 만족한다”며 “모두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메넨데즈 의원은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과장만 있고 성과가 전혀 없다”고 지적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사안마다 강력히 비난해온 대표적 인물입니다.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리시 의원은 “지도자 대 지도자 간 만남”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력에 자신감을 나타낸 반면, 메넨데즈 의원은 “준비 없이 갖는 대화는 아무 소용이 없다”며 실무급 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서로 대조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메넨데즈 의원은 최근 VOA에, 새해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협상 진행 상황을 의회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대북 정책에 대한 의회의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겁니다.
[녹취:메넨데즈 의원] “Some of the work that Senator Gardner and I have pursued, I would like to see the actual implementation of it by the administration…”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하원 외교위에서는 더 큰 지각 변동이 예고돼 있습니다.
그 동안 하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로 활동했던 엘리엇 엥겔 하원의원은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의 후임으로 선출돼, 공화당 측 간사로 선출된 마이클 맥카울 의원과 나란히 하원 외교위를 이끌게 됩니다.
엥겔 의원은 위원장 당선 이후 성명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한 견제 역할을 하원 외교위가 주도할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엥겔 의원은 특히 인권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인물로 평가되며, 지난해 12월 VOA와의 인터뷰에서는 “개인적으로는 북한 정권 교체가 북한 주민을 위한 최선으로 본다”면서도 “비극과 오판을 막기 위해 정권 교체 방안을 양보해줄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녹취:엥겔 의원] “Personally, I think regime change would be the best thing for the Korean people…”
또 엥겔 의원의 지역구가 한인 밀집 지역인 뉴욕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한 동안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다소 힘이 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외교위 공화당 간사로 활동하게 될 맥카울 의원은 하원 국토안보위원장 출신으로,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에는 군사 위협도 포함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온 인물입니다.
지난 5월 워싱턴의 한 민간단체 토론회에서는 북한에 대한 대통령의 군사 행동권을 확대해 대북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맥카울 의원은 또 앵겔 의원과 함께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전인 지난 6월 미-북 비핵화 협상에 관한 의회의 감독을 강화하는 ‘북 핵 기준 법안’ 발의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관련 안보를 다루는 군사위 지도부 인사 변경도 주목됩니다.
상원 군사위에서는 별세한 존 맥케인 위원장의 후임으로 임명된 제임스 인호프 공화당 상원의원이 위원장직을 그대로 유지하며, 잭 리드 상원의원도 민주당 간사직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인호프 위원장도 상원 외교위원장이 될 리시 의원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협상력을 늘 높이 평가했던 인물입니다.
또 미-한 연합군사훈련 유예로 인해 미군의 준비태세가 약화될 수 있다면서도, 전임인 맥케인 의원과 달리 대북 협상을 위한 연합훈련 유예 결정을 지지한 바 있습니다.
[녹취:인호프 의원] “It might because our readiness is enhanced by having the events and we would encourage them to do it. But, if they believe, like I said it’s probably by mutual consent, that it would interfere with their negotiations, then I would say they are doing the right thing…”
반면 민주당 간사인 리드 의원은 미-북 협상 진행 상황에 줄곧 불만을 표시했던 인물로, 지난 8월에는 VOA에 “싱가포르 회담 이후 김정은 명성이 올라갔을 뿐 아니라 한국 대통령이 더 적극적으로 북한과 경제적 관계를 구축하도록 촉진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하원 군사위에서는 애덤 스미스 민주당 간사가 위원장으로 선출됐으며, 위원장이었던 맥 숀베리 의원이 공화당 간사로 활동하게 됩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한 스미스 의원의 입장은 특별히 알려진 바 없으나, 과거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군사 공격이 아닌 외교로 북 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에 국무부 예산 증액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스미스 의원은 특히 국방 예산 증액을 주장하는 숀 베리 의원과 대치해왔으며, 핵무기 관련 지출 축소를 주장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숀베리 의원은 위원장 시절 대북 군사 옵션 유지를 늘 강조해왔고, 연례 대규모 훈련에 한정한 미-한 연합군사훈련 유예 결정을 지지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