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지난해 대북제재 면제 17건 승인…“132개 대상과 300여회 교신”

카렐 반 오스터롬 유엔주재 네덜란드대사가 지난 9월 비확산과 대북제재를 주제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지난해 17건의 대북제재 면제 요청을 승인했습니다. 국가와 기관을 포함한 132개 대상과 300번 넘게 제재 관련 논의를 하고, 북한주재 대사들로부터 브리핑을 받는 등 활발한 제재 관련 활동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해 허가한 제재 면제 조치가 모두 17건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까지 대북제재위원회를 이끌었던 네덜란드 대표부가 지난달 31일 안보리에 제출한 위원회 연례보고서에서 공식 확인한 수치입니다.

해당 조치들이 유엔 회원국과 유엔 산하기구, 그 밖의 국제 기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고도 명시했습니다.

이 가운데15건은 대북제재 결의 2397호의 25조를, 나머지2건은 2321호의 31조와 2375호의 18조를 각각 근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나라나 단체의 활동에 대북제재 적용 면제를 결정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2397호의 조항이 인도주의 지원 관련 내용을 담고 있는 점으로 미뤄 최근 승인 사실이 공개된 국제아동기금(유니세프)과 유진벨재단과 같은 국제 구호단체들이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개별 활동을 심사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8월 인도적 대북지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으며, 이후 유니세프와 유진벨 재단의 구호활동에 대한 제재 적용 면제를 승인하면서 세부적인 품목과 금액, 수량 정보 등을 자체 웹사이트에 게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유니세프가 북한에 반입할 수 있는 품목의 총액은 245만2천달러, 유진벨 재단은 277개 품목 309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다른 1건을 승인하는데 근거가 된 결의 2321호의 해당 조항은 북한에 주재하는 외교공관이나 해외 기관의 지점에 적용됩니다.

현재 대북제재위원회는 평양주재 러시아 대사관과 청진 주재 러시아 영사관, 평양 주재 불가리아 대사관 등이 개설한 5개의 은행계좌를 유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이 옛 소련 시절 빌린 차관을 갚을 수 있도록 지난 2013년과 2014년에 개설된 계좌 역시 이 허가 목록에 들어가 있습니다.

이를 고려할 때 1개 나라나 은행계좌에 대한 허가가 지난해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1건의 승인은 북한과 합작사업 등을 금지한 결의 2375호와 관련된 요청에서 이뤄졌습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합작사업 관련 승인은 남북한 철도연결 사업으로, 앞서 네덜란드 대표부는 지난해 11월 VOA에 남북철도 공동조사에 대한 제재 면제 승인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26일 열린 남북철도 연결 착공식에 앞서서도 추가로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네덜란드 대표부의 연례보고서의 작성 시점이 지난달 21일인 점으로 볼 때, 착공식에 대한 승인 내역은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대북제재위원회가 지난 한 해 일부 유엔 기구들로부터 북한에 대한 기술적 지원 등 여러 활동이 제재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일부 요청들에 답변을 했다면서 안보리의 관련 결의에 따른 의무사항들을 상기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대북제재위원회는 제재 이행과 관련해, 나라와 관련자들이 포함된 132개 대상과 358회에 걸쳐 교신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170여회의 연락이 오갔던 2016년이나 282번의 2017년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입니다.

이번 연례 보고서에는 지난 1년간 이뤄진 대북제재위원회의 다양한 활동 내역들도 담겼습니다.

대북제재위원회는 2018년 한 해 동안 7차례 비공식 협의와 1차례의 공개 브리핑, 5번의 지역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습니다. 비공식 협의에는 지난해 2월5일 이뤄진 북한주재 러시아 대사와의 만남과 5월18일 영국 대사와의 만남이 포함됐습니다.

또 지난해 8월20일에는 러시아가 제출한 안보리 서한을 논의하기도 했다고 밝혔지만, 서한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해당 시점이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의 중간 보고서가 안보리에 제출된 직후인 만큼, 관련 협의가 있었음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당시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전문가패널을 압박해 중간보고서 내용을 수정했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원본 공개를 요구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통상 9월 전후 공개되는 중간보고서는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해 3월30일 27척의 선박을 제재하고 10월16일 추가로 3척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서한 제출 시점을 기준으로 80명의 개인과 75개의 기관이 제재 명단에 올라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의 활동 내역도 소개했습니다.

전문가 패널은 유엔 회원국과 기관 등에 387개의 서한을 보냈고, 미국과 한국, 중국, 러시아, 말레이시아, 바하마 등 17개 나라를 현장 방문했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이탈리아에 이어 지난 1년간 대북제재위원회를 이끌었던 네덜란드는 안보리 임기 종료로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올해부터는 독일이 대북제재위원회의 새 의장국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