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한국인 6명 북한 장기 억류에 우려…미국인 석방과 대조적”

북한에 장기간 억류된 한국인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씨. 김정욱 씨는 지난 2014년 5월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는 지난 2015년 3월 기자회견 모습이다. 📷AP(왼쪽), Reuters(가운데, 오른쪽).

미국의 인권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국인 6명을 장기 억류하고 있는 상황에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미국인 인질 3명이 송환된 것과 대조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대표는 북한의 한국인 6명 장기 억류는 외부 세계와의 대화에 대한 김정은 정권의 진정성에 의문을 갖게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숄티 대표] “If they continue to hold these people against their will, this shows a complete insincerity of Kim Jong Un to really want to engage with South Korea……”

북한이 계속 한국인들을 그들의 의지에 반해 억류한다면, 선의를 가지고 미국 한국과 관여하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가 전혀 진실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는 겁니다.

숄티 대표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지난 해 4월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억류 한국인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그 이후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북한과 대화하는 어떤 경우에도 이 문제를 반드시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한국인 억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비슷한 시기에 북한에 인질로 잡혀 있던 미국인 3명이 지난해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석방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미국 대통령과 미국 정부는 해외에 인질로 잡혀 있는 미국인들을 상당히 중요한 이슈로 생각하거든요.”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북한 정권과의 화해를 위해 논란이 될 만한 이슈를 제기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일반 한국인들도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한국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북한에 억류된 한국 국민 6명을 구조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갔지만, 한 달 동안 3만2천 여명이 서명하는데 그쳐, 청와대의 답변을 듣기 위해 필요한 20만 명에 크게 못 미칩니다.

현재 북한에 장기간 억류돼 있는 한국인은 모두 6명입니다.

2013년 10월 8일 평양에서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들에게 체포된 김정욱 선교사는 북한에 억류된 지 5년이 넘었습니다.

또한 2014년 10월과 12월에 각각 체포된 김국기 선교사와 최춘길 선교사는 4년 넘게 북한에 억류돼 있습니다.

이들 세 명의 한국인 선교사들은 모두 국가전복음모죄와 간첩죄 등으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구금돼 있습니다.

이 밖에도 한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민 3명이 2016년부터 북한에 억류돼 있습니다.

특히 최근 한국에서는 가장 오래 억류 중인 김정욱 선교사의 건강이 크게 악화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북한인권단체인 북한정의연대의 정 베드로 대표입니다.

[녹취: 정 베드로 대표] “건강이나 여러 가지 모든 것들이 악화돼서, 치료나 과정이 없이 방치된 상태에서 생명이 위태로운 정도로 위급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북한정의연대와 북한인권증진센터 등 일부 단체들은 지난 달 말 김정은 위원장에게 서울 답방 이전에 북한에 강제억류 중인 김정욱 선교사와 모든 한국인들을 조속히 송환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그 동안 국제사회는 지속적으로 장기 억류 중인 한국 국적자들을 석방하라고 북한에 요구했습니다.

유엔총회는 지난 달 말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안에서, 구금된 모든 외국인들에게 통신의 자유 등 보호를 제공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또한, 토마스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9월 유엔총회에 제출한 북한인권보고서에서, 한국인 억류자들의 조기 석방을 염두에 두면서 이들에게 영사 지원을 보장하라고 권고했습니다.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지난 해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한국인 억류자들을 사면 형식으로 석방하라고 권고했습니다.

[녹취: 퀸타나 특별보고관] “DPR Korea leadership should send a sign to international community and to the South Korean government...”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북한 지도부가 한국인 억류자들을 석방함으로써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고 있다는 신호를 국제 사회와 한국 정부에 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