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중국이 오는 7일과 8일, 베이징에서 무역 실무회담을 진행합니다. 오랜만에 당국자들이 대면하는데, 성과를 낼지 주목되고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올해 러시아와 평화조약을 적극 추진해 2차대전을 공식적으로 종전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지난해 지중해를 건너다 사망 또는 실종한 난민자 수가 25%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이 무역 실무회담을 여는군요?
기자) 네. 오는 7일부터 이틀 동안 베이징에서 미-중 차관급 무역·통상회담을 진행한다고 4일 중국 상무부가 발표했습니다. “제프리 게리시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실무진을 이끌고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밝혔는데요. 중국측 협상단과 함께 “양측은 정상들이 아르헨티나에서 이룬 중요한 공동인식을 실천하기 위해 건설적인 협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르헨티나에서 이룬 중요한 공동 인식이란 뭔가요?
기자)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현장에서 회담한 내용을 가리킵니다. 무역전쟁 ‘90일 휴전’에 합의했는데요. 이 기간에 서로 신규관세 부과를 중지하고, 세율 인상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포괄적인 통상· 무역합의를 맺기 위해 협상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게 정상 간에 합의한 뒤, 실무 당국자들이 처음 만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가 차관급 실무회담 확정 사실을 먼저 발표한 것은 그만큼 적극적인 걸로 볼 수 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이날(4일) 해설했는데요. 미국 정부는 아직 일정을 확인하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도 기대가 높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3일) 인터넷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중국에 매긴 관세로 미 재무부가 막대한 달러를 거둬들이고 있고,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와의 무역 교섭이 잘돼가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일단 대화를 위한 분위기는 갖춰졌다,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길고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며, “협상이 아주 잘 진행중”이라고 트위터에 밝혔고요.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에 매기던 25% 추가 관세를 유예하고, 미국은 중국산 984개 품목을 25%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진행자) 무역 협상은 좋은 흐름인 것 같은데, 미-중 관계의 다른 부분은 어떤가요?
기자) 불편한 요인도 있습니다. 미 국무부가 중국을 방문하는 미국인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는데요. 국무부는 3일 자로 갱신한 '중국여행 주의보'에서, 현지 법률의 임의적 집행과 미·중 이중 국적자에 대한 특별 규제 등이 여전하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이 미국 시민을 자의적으로 억류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현지에서 갖가지 괴롭힘과 위협을 당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논리적으로 취약한 주장”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인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의 방문을 환영한다”며 “이들의 안전과 합법적 권리는 언제나 보장된다”고 말했는데요. 미 국무부의 중국여행 주의보는 논리적 근거를 찾아볼 수 없는 한낱 주장에 불과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신년 기자회견을 했군요?
기자) 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미에현 이세시에 있는 이세신궁을 참배한 뒤 현지에서 새해 첫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나라의 미래상에 대해 논의를 진전시켜야 할 때”라고 말했는데요. 올해는 일본에서 천황 황위 계승,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럭비월드컵같이 중요한 행사가 많다며 모두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게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나라의 미래상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킨다, 무슨 뜻입니까?
기자) 미래 일본의 모습을 결정할 대내· 외적인 과제들을 하나씩 짚었는데요. 국내적으로 제1 과제는 헌법 개정, 그리고 외교적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러시아와의 평화조약 체결을 꼽았습니다. 올해는 이것들을 본격적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아베 총리는 강조했는데요. “멧돼지처럼 저돌적으로”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습니다. 2019년이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돼지띠인데요, 일본에서는 그냥 돼지 해가 아니라 ‘멧돼지 해’입니다.
진행자) 외교 과제로 꼽은, 러시아와 평화조약 체결 문제부터 자세히 들여다보죠.
기자) 일본과 러시아의 적대관계를 공식적으로 끝내자는 겁니다. 2차대전 당시 연합국의 일원이었던 소련은 승전국이고, 일본은 패전국이었는데요. 양측 간에 아직 종전 처리가 되지 않아서, 국제법상으로는 70여 년째 전쟁 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양국 관계 진전에 걸림돌이 돼왔는데요. ‘평화조약’을 맺기 위해 실무협상단을 꾸려 몇 년째 교섭중이지만, 몇 가지 쟁점에 막혀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쟁점들이 있나요?
기자) 여러 문제가 있지만, ‘북방영토(쿠릴 4개 섬)’ 문제가 가장 큽니다. 러시아 극동지방의 캄차카반도와 일본 열도 북쪽 끝 사이에 있는 섬 네 곳의 주인이 누구냐를 놓고 두 나라가 갈등해왔는데요. 일본이 관할하다가, 2차대전 말미에 소련군이 점령한 곳입니다. 그래서 일본 정부는 ‘북방영토’를 ‘반환’하는 게 평화조약 체결의 전제 조건이라고 러시아 측에 요구해왔습니다.
진행자) 올해는 이 문제에 결론을 내겠다는 게 아베 총리의 구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초부터 바짝 고삐를 죄겠다고 아베 총리는 밝혔는데요. 당장 이달에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서, 북방영토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조약 체결 논의를 진전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쪽에선 이 문제를 어떻게 보나요?
기자) 러시아에서도 평화조약 체결에 긍정적입니다. 일단 평화조약부터 맺고, 쿠릴 4개 섬 문제는 나중에 논의하자고 할 정도로, 오히려 더 적극적인데요. 쿠릴 4개 섬 가운데 일본 쪽에 지리적으로 가까운 두 곳을 반환할 의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 2개 섬에 주일 미군이 기지를 짓지 않는다면, 일본과 타협할 수 있다는 뜻을 지난해 11월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가, 일본 국내적으로 중요한 과제는 개헌을 꼽았다고 하셨죠?
기자) 네. 군대 보유를 금지하고 교전권을 부인한 일본 헌법 9조, 이른바 ‘평화헌법’ 조항을 고치려는 건데요.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명기해서 '정상 국가'로 가자는 겁니다. 아베 총리는 “구체적인 개헌안을 (일본 국민에게) 제시하고 활발하게 논의하도록 하는 게 국회의원의 책무”라고 이날(4일) 회견에서 강조했는데요. 아베 총리의 이런 발언에 따라, 집권 자민당이 조만간 개헌안을 확정해 국민투표에 부치는 과정을 서두를 것으로 일본 언론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군대보유를 금지한 헌법을 고친다는 건, 국내 문제로만 볼 순 없는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과 중국, 필리핀 같은 이웃 나라들은 일본의 개헌 추진에 민감한 모습인데요. 일본의 침공을 당한 경험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 언론은 ‘아베 총리가 개헌 의욕을 노골화했다’, ‘일본이 전쟁 가능 국가로 변신을 본격 추진한다’, 이런 제목으로 신년 회견 소식을 다루고 있습니다.
진행자) 평화조약과 개헌 문제 짚어봤고요. 그 밖에 아베 일본 총리 신년회견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나요?
기자) 일본의 새 연호를 오는 4월 1일 공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아키히토 천황이 생전에 퇴위하겠다고 지난 2016년 밝힌 데 따라, 4월 30일에 자리에서 내려오는데요. 아들인 나루히토 황태자가 새 천황으로 5월 1일 즉위합니다. 그런데 이보다 한 달 먼저 일본 정부가 연호를 정해 내놓겠다는 건데요. 혼란을 줄이려는 조치로 현지 언론이 해설합니다. 이에 따라, 2019년은 아키히토 천황 치하를 가리키는 ‘헤이세이’ 31년에서 새 연호의 1년으로 바뀝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 회견에서 북한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습니까?
기자) 있었습니다. 북한 문제가 “작년 6월 미·북 정상회담으로 역사적 전환점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고요. 일본 정부는 “핵· 미사일과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떠한 기회도 놓치지 않고 과감하게 행동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중국에 대해서는 “올해 일·중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겠다”고 아베 총리는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해 지중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군요.
기자) 네, 2018년 한해,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려다 목숨을 잃거나 실종된 난민의 수가 전년도보다 4분의 1 이상 줄어들었다고 유엔난민기구(UNHCR)가 3일 밝혔습니다. 2017년 전체 사망 또는 실종자 수는 약 3천140명이었는데요. 지난해에는 2천260여 명으로 약 25% 줄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난해 유럽에 도착한 사람들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지중해를 무사히 건너 유럽에 도착한 난민 수도 35% 정도 줄었습니다. UNHCR 자료에 따르면 2017년에는 약 17만2천여 명이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에는 11만3천여 명으로 감소했습니다. UNHCR의 셀린느 슈미트 대변인은 지난 몇 년간 지중해는 이들 난민에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바다가 되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에 이렇게 불법 난민의 수가 크게 줄어든 이유가 뭘까요?
기자) 지금 유럽 사회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반난민 정서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지중해를 통해 이탈리아로 들어오는 불법 난민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인데요. 이탈리아는 지난해 4월 치러진 총선에서 오성운동 등 극우·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당들이 승리하면서 반난민과 반유럽연합 정서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 이탈리아로 유입되는 난민들의 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2017년에는 리비아 등지에서 건너온 불법 난민의 수가 12만 명에 달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에는 2만3천여 명으로 급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스페인은 지난해 도리어 난민들이 많이 늘었다고요.
기자) 네, 지난해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지중해를 건너 스페인에 도착해 등록을 신고한 사람이 거의 5만6천 명에 달하면서 스페인이 유럽으로 가려는 난민들의 주요 관문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매일 하루 평균 약 150명이 도착하는 셈인데요. 하지만 최고조에 달했던 2015년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다 줄어든 것입니다. 당시, 주로 터키를 통해 그리스로 넘어오는 불법 난민이 100만 명에 달하면서 유럽 국가들이 초비상이 걸렸습니다.
진행자) 그러면서 여러 나라가 빗장을 걸어 잠그기 시작한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전에는 이들 난민을 우호적으로 받아들였던 이탈리아나 독일, 스웨덴 같은 나라들에서 반난민을 기치로 내세우는 정당들이 세력을 키우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유럽 사회에서 난민 수용 문제가 뜨거운 화두가 됐습니다. 특히 대중 영합주의 정권이 이끄는 이탈리아 정부는 지중해에서 난민들을 구조한 인도주의 선박의 입항마저 금지해 인도적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진행자) 유럽 국가들은이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 같은 걸 하고 있습니까?
기자) 유럽연합은 주로 경제적 지원을 통해 리비아를 비롯해 내전 등으로 난민이 많이 발생하는 나라들을 돕고 있습니다. 국경 보호와 국내 개발 등을 위한 자금을 제공해 난민 발생을 막자는 취지인데요. 하지만 경제적 지원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지난해 유럽으로 가장 많이 들어온 난민은 서아프리카 국가 기니로 1만3천여 명이었고요. 이어서 모로코와 말리 순이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