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려항공, 셴양·상하이 운항 중단…비수기·제재 영향으로 노선 줄여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평양 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고려항공이 최근 중국 셴양과 상하이 노선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겨울철 비수기와 대북제재의 영향이 겹치면서 한 때 전 세계 6개국 10여개 도시를 취항했던 고려항공의 해외 취항지가 2곳으로 줄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고려항공은 최근 웹사이트에 게시한 새로운 ‘항로시간표’에서 기존에 포함됐던 중국 셴양과 상하이 노선을 제외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고려항공의 운영 노선은 공식적으로 주 3회 운항하는 베이징과 주 2회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두 곳으로 줄었습니다.

북한 고려항공은 최근 웹사이트에 게시한 새로운 ‘항로시간표’. 중국 셴양과 상하이 노선을 제외시켰다.

앞서 고려항공은 매주 2~3회씩 중국 셴양 노선을 운영했으며, 상하이에도 매주 2번씩 항공편을 띄웠었습니다.

항공기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플라이트레이더24(FR24)’를 통해서도 이들 노선이 더 이상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지난 4일과 5일, 7일, 8일, 10일 하루 한 차례씩 베이징 혹은 블라디보스토크로 운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주일 단위로 볼 때 국경을 넘나드는 고려항공 여객기는 하루 1대가 채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고려항공의 노선 축소는 당장 겨울철 비수기의 영향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려항공은 매년 12월에서 1월 사이 평소보다 운항 횟수를 크게 줄이는 모습이 관측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상하이의 경우 승객이 적은 겨울에는 날짜를 특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12월과 1월 운항이 중단된 경우가 있었고, 베이징 노선도 여름 성수기 때 주 5회씩 운항하다가 주 2회로 감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셴양의 경우 지난해와 2017년 초 운항 횟수가 급격히 줄어든 적은 있지만, 고려항공의 공식 스케줄 표에서 제외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고려항공의 운항 횟수가 줄어든 배경에는 대북제재 요인도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고려항공은 국제사회 대북제재가 본격적으로 가해지기 이전인 2014~2015년까지만 해도 취항지가 지금보다 많았습니다.

현재 운항 중인 베이징과 블라디보스토크, 그리고 운항이 중단된 셴양과 상하이 외에도 태국 방콕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쿠웨이트의 쿠웨이트 시티,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에도 정기 노선이 개설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태국 정부가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 등에 대응해 고려항공의 착륙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고려항공 스스로가 이 노선을 중단했고, 이어 파키스탄과 쿠웨이트가 대북제재 이행 차원에서 고려항공의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또 말레이시아 정부도 지난 2017년 1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한 이행보고서에서 “북한 국적 항공기의 이륙과 착륙, 또는 말레이시아 영공 통과를 거부하도록 했다”고 밝히는 등 제재의 영향으로 고려항공의 취항을 원천 차단한 나라들이 속속 등장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고려항공은 2016년 여름 중국 지난과 칭다오, 타이위안 등에서 전세기를 운영했지만, 2017년부턴 이 노선들마저 재개되지 않았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최근 고려항공이 수요 증가를 이유로 베이징 노선의 요금을 올렸다면서, 이번 노선 감축은 이와는 반대되는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Because they said there were...”

그러면서 중국 주요 도시이자 북한인 인구가 많은 셴양에 더 이상 항공편이 운항되지 않는다는 건 뜻밖의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다녀간 만큼 양국의 경제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이를 통해 항공편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브라운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