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말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가 확인되면서 이번에는 구체적이고 신속한 북한 비핵화 과정이 도출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그런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확인한 뒤 북한의 요구 수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미-북 정상회담이 몇 주 밖에 남지 않았지만 어떤 조건을 걸고 무엇을 성취하려는 건지 여전히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I haven’t seen any further details. And it’s only a few weeks away. But I have exactly the same questions; what are the conditions and what are we trying to accomplish.”
힐 전 차관보는 1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영철 부위원장과의 이날 면담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구체적인 합의가 필요한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을성을 발휘하고 있는 점이 걱정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What is worrisome for me is that I don’t get a sense that President Trump is at all impatient. Right now we have the kind of freeze for freeze, there’s no testing and no exercises and I don’t think that’s really enough to merit the President’s participation.”
북한의 실험 동결과 미-한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쌍중단’이 이뤄진 상황인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에 나설 만큼 충분한 조건이 되지 못한다는 설명입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2차 미-북 정상회담 추진을 ‘정치적’ 행보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President has been having so much troubles on the domestic front, so now he can claim some success in the foreign policy, though there’s no success because North Korea has not really taken any steps to denuclearize.”
국내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에 성공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을 성공한 외교 정책으로 내세우려는 의도라는 겁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북한이 일부 구체적 비핵화 조치에 대한 시간표를 제시해야 하며, 특히 북한이 언급한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대형 조치’에 미국은 겨울에 열릴 미-한 연합훈련 유예와 제재 완화 등을 대가로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What North Korea should give is a time table for taking some concrete steps toward denuclearization. In particular, to dismantle permanently the Yongbyun nuclear complex since North Korea has mentioned.”
영변 핵 시설 폐기를 의미 있는 조치로 보지 않는 시각도 있지만 이 곳에서의 플루토늄 생산 중단은 북한의 수소 폭탄 개발을 제한할 수 있는 만큼 괄목할 만하다는 설명입니다.
스콧 스나이더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이제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들을 취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공개와 검증 등 비핵화를 위한 말이 아닌 행동과 가시적인 절차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녹취: 스나이더 연구원] “North Korea should be expected to take some kind of concrete steps, in the are of disclosure, or step on verification or some other step related to their nuclear and missile programs that would indicate that they are going beyond words to action and that there is a process envisioned.”
또한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결정한 미국은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면서, 양측은 1차 미북 정상회담과 달리 구체적이고 빠른 비핵화 과정에 합의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연구원] “One hopes that in contrast to the first summit what we see is a tangible and hopefully rapid process whereby the U.S. and DPRK respond to each other’s needs and build a jointly owned concretely record of accomplishment as a way of overcoming mutual mistrust.”
비핵화에 대한 정의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옵니다.
니컬라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여전히 미국과 국제사회가 인식하는 비핵화의 정의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비핵화 정의를 분명히 하지 않는다면 협상은 무의미해지고, 북한은 계속 제재 해제를 원하면서 경제를 되살리고 핵과 미사일 개발 야심을 더 효과적이고 빠르게 추구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녹취: 에버스타트 연구원] “North Korean side wants to break away from the sanctions and revive the economy so it can pursue its nuclear and missile ambitions more effectively and more rapidly.”
북한은 여러 핵, 미사일 시설 중 한 곳만 신고하고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라 제재 완화만 얻어가려 할 수 있어 방심을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에릭 브루어 전 국가안보회의 비확산 국장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미국으로부터 이끌어낼 수 있는 모든 양보를 얻어내려 할 것이라면서, 북한에 더 많은 핵 시설이 있다면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늦추는 것 밖에 못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녹취: 브루어 전 국장] “North Korea is going to eke out every additional concession that it can along the way and there is also a risk there that if there are other nuclear facilities out there, that all we are doing is slowing the growth of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arsenal.”
브루어 전 국장은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해야 하며 비핵화를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실무회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