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스웨덴에서 열린 미-북 간 실무협상과 관련해, 양측이 2차 정상회담 이전에 자주 만나 공동성명에 담길 구체적 내용을 문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재량권이 제한된 북한 외교관과 정상 간 합의를 미리 조율하기 어려운 만큼, 정상회담 이후에 추진할 협상 의제에 실무협상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스웨덴에서 지난 19일부터 2박 3일동안 진행한 미·북 실무협상이 마무리 됐습니다.
비핵화 방안과 상응 조치에 일부 합의가 이뤄졌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스웨덴 외무부는 실무 협의가 건설적으로 진행됐다며 한반도 상황과 신뢰 구축 방안이 다뤄졌다고 밝혔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2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한 측 카운터 파트와 첫 회동을 가진 것은 좋은 신호라면서, 실질적 진전을 위해선 만남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I think it is very important that Mr. Biegun has finally met his first North Korean on his own and it is a very good sign and hope that it will continue.”
이어 2월 말로 잡힌 2차 정상회담 전까지 가능한 자주 실무 협상을 열어, 두 정상이 서명할 공동성명에 보다 구체적 내용들을 포함시켜 문서화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 무기 조정관은 처음 대면한 비건 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실질적 사안을 논의하지는 못했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am sure that Steven Biegun came prepare to discuss the communique that the languages that the leaders will release. But, I have no idea whether Choi Son Hui was authorized to discuss the summit communique because up to now, North Korean’s been very reluctant to discuss any substance with anybody other than President Trump.”
비건 대표는 미-북 정상회담에서 공개할 공동성명 문구를 논의하려고 했겠지만,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 외에 누구와도 실질적 사안에 대한 논의를 꺼려 온 북한이 최 부상에게 공동성명에 관해 논의할 권한을 부여했을지 알 수 없다는 겁니다.
게다가 실질적 사안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할 합의를 이끌어 내기에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며, 실무협상의 초점을 2차 정상회담 이후 이어갈 과정을 합의하는데 맞추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내다봤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두 정상이 비핵화와 제재 완화, 평화 메커니즘 등과 관련해 진지한 고위급 회담을 이어나가는데 주안점을 두자는 제안입니다.
이어 고위급 회담 과정과 결과는 추가 정상회담에서 점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I don’t think there’s enough time to reach any agreement on any big breakthrough in substance. So I would focus on reaching agreement on a process on the way forward after the summit. In terms of beginning intense negotiations on denuclearization, sanctions relief, peace mechanism and so forth.”
이번 미·북 간 실무 회담에는 이도훈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참여했습니다. 이번 협상이 미·북 양국은 물론이고 미·한, 남·북 간 양자 회동과 함께 3자 회동 형태로 진행됐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힐 전 차관보는 종종 북한이 한국 측에 다른 말을 하는 데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3자가 함께 모인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문제 해결에 중요한 중국과의 협력 또한 필요하다며, 차후 협상에서 중국의 참여를 기대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I think it reflects the concern that North Korean often say different things to South Koreans, so it’s better that they meet together.”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한국과 중국 등이 참여하는 ‘2+2 형태’의 한반도 평화 메커니즘 문구가 포함돼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한국 대표단의 동참은 관련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고무적 신호라고 해석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it is a good sign because I believe summit communique should include some language about peace mechanism including beginning of 2+2 talks on a peace treaty and obviously that has to included South Korea as well as China for that matter, so if in fact, South Korean official was there, I think it is a good indication and that will help coordination on peace mechanism issues.
이번 실무 협상에서 제재 완화 여부를 둘러싼 미-북 간 조율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독자적 대북 제재는 미 의회가 부과한 것으로,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은 북한에 경제적 지원 정도는 해 줄 수 있겠지만 최대 압박 캠페인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US unilateral sanctions imposed by congress and I don’t think US is going to give up maximum pressure. But I do think US is willing to help North Korea in its economic development its path forward if North Korea takes substantive steps toward denuclearization.”
힐 전 차관보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는 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거듭된 입장을 상기시키며, 미국은 제제에 있어서는 여전히 강경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