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트럼프 취임 2주년, 북 핵 문제 성과 강조

  • 윤국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열린 미국인 4명 유해 송환식에 참석한 후 백악관 사우스론에 도착했다.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아 발표한 자료는 미국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를 자신의 주요 업적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외교안보 분야 핵심 업적으로 내세우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취임 2주년을 맞아 공개된 백악관 자료는 트럼프 대통령 이름으로 발표됐는데요, 대외정책의 성과를 강조한 `미국의 리더십 회복’이란 항목에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통한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의 시작을 맨 앞에 내세웠습니다. 이어 이스라엘주재 미국대사관 예루살렘 이전과 유엔 인권이사회 탈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가들의 국방예산 증액 등을 성과로 꼽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성명과 트위터를 통해, 북한 문제에서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설득력이 있는 주장인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대로, 대화를 통한 북한 문제 해결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전후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쇄 등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바로 한 해 전, 수소폭탄 핵실험을 실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포함해 무려 17차례에 걸쳐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던 것과는 뚜렷이 대비됩니다.

진행자) 일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아무 것도 얻은 것 없이 양보만 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기자) 사실이 아닙니다. 핵실험 중단 등 북한의 조치들에 대한 미국의 양보는 미-한 연합군사훈련 유예가 유일합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것 자체가 북한 정권에 정당성을 부여한 큰 양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정상회담은 어느 일방의 양보라기 보다는 상호 이해가 일치한 데 따른 결과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북한 문제에서 이룬 진전을 언론들이 보도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타당한 문제 제기인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미 언론들의 평가는 매우 부정적입니다.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한 것이 거의 없고, 미국과의 협상이 진행 중인 와중에도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는 겁니다. 일부 언론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속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정권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신 때문에 언론이 미-북 협상을 지나치게 부정 일변도로 전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없다는 비판은 어떤가요?

기자) 그런 비판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핵실험 중단을 제외하면, 북한이 지금까지 취한 비핵화 조치는 지난해 5월24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것이 유일합니다. 그나마, 당초 발표와는 달리 외부 전문가들의 참관 없이 이뤄진 조치여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여기에, 북한이 핵무기 개발과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는 미 정보기관들의 보고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로 이런 우려 때문에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이 미국과의 정상회담 이후에도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는 건 공동성명의 정신에 어긋납니다. 이는 미국이 대북 제재를 계속 추가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동성명은 비핵화 실행과, 적대관계 청산을 통한 양국 간 새로운 관계 수립을 약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처음부터 조건부 비핵화를 주장해 왔습니다. 자신들의 비핵화 조치에 미국이 상응 조치로 보상하는 단계적, 동시적 방식을 통해서만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의 한 여론조사에서는 미-북 정상회담을 2018년의 톱 뉴스로 꼽았지요?

기자) 네, 지난해 국내외적으로 굵직한 뉴스가 어느 때보다 많았음에도 정상회담이 톱뉴스로 선정됐습니다. 게다가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인 과반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방식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주류 언론들의 부정적 평가와는 차이가 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중에도 비핵화를 위한 북한과의 협상을 계속할까요?

기자) 현재로서는 그런 의지가 분명해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을 열기로 한 것이 한 가지 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협상에 나선 이래 줄곧, 전임 정부들이 실패했던 일을 자신이 이루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 왔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적인 우려사안인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자신의 주요 업적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