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큰 진전"...미 '중거리핵조약' 이행 중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류허 국무원 부총리 등 중국 무역협상 대표단을 면담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워싱턴에서 이틀 동안 진행된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양측이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시진핑 주석을 만나, 합의를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지난 1987년 소련과 맺었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이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얼마 전 브라질에서 댐이 무너지는 사고가 있었는데, 지금까지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성과가 있었다고요?

기자) 네. 중국에서 온 고위급 무역· 통상대표단이 31일까지 이틀 동안 워싱턴에서 미국 측과 회의를 마무리했습니다. 류허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일행이 이날 백악관을 예방했는데요. 이들을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대표단이 커다란 진전을 이뤘고, 협상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는데요. 미국과 중국 두 나라 관계도 지금 대단히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진전이 있었는지 들여다보죠.

기자) 그 동안 미국이 꾸준히 요구해왔던 것들을 중국이 수용했는데요. 두 가지가 핵심입니다. 하나는 지식재산권 보호, 다른 하나는 미국산 상품 수입 확대인데요. 중국이 미국산 대두(콩)를 비롯한 여타 상품들을 더 많이 수입하기로, 최종 합의문 서명 전에 신뢰를 보여줬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에는 최종 합의문에 서명한 게 아닌가요?

기자) 최종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만나 직접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미-중 정상회담을 한· 두 차례 열겠다고 밝혔는데요. 시 주석과 함께 양국 통상 협상 공식 타결을 직접 공표할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이달 말쯤 만남이 유력한 것으로 미국 주요 매체들은 점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는데, 왜 최종 합의를 발표하지 않은 거죠?

기자) 아직 몇 가지 쟁점이 남아있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습니다. 미-중 양측이 합의를 못 본 몇 가지 사안들이 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를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낙관했고요. 시 주석을 만날 때는, 모든 쟁점이 해소된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식재산권 보호와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 외에, 진전을 본 사안은 어떤 겁니까?

기자) 중국 정부가 미국의 요구에 따라, 약물 단속도 강화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펜타닐(fentanyl)’이라는 진통제가 있는데요. 마약 성분으로 만든 거라서, 오·남용할 경우 매우 위험합니다. 이 약이 무분별하게 중국에서 미국으로 유입돼서 많은 미국인이 희생됐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적했는데요. 중국이 곧 이 약물의 단속을 법제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아주 잘 된 것으로 봤는데, 중국 쪽에선 어떻게 봅니까?

기자) 중국의 평가도 긍정적입니다.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양측 입장에 “실질적 접근이 있었다”고 1일 자에 적었는데요. 양국 정상이 지난 연말 설정한 90일 협상 시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선의 결과를 향해가는 동력을 높였”고, “시장에 낙관론의 근거를 제공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에선 뭐라고 합니까?

기자) 중국 정부도 조만간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협상을 최종 타결할 기대를 밝혔습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회담 기대를 나타낸 데 주목한다”고 했고요.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다양한 방식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길 원한다”라고도 말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1일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러시아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위반에 대응해 미국도 조약 이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이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중단시켰다고요?

기자) 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1일 성명을 통해,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이행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가 수년 동안 INF을 위반해왔고, 이는 수백만 유럽인과 미국인들을 큰 위험에 빠뜨렸다면서, 이 상태에서 조약을 계속 유지할 수 없다고 폼페오 장관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INF가 뭡니까?

기자) 중거리 지상 발사 미사일의 개발과 생산, 배치, 운용을 일체 하지 않기로 한 약속입니다. 미국과 옛 소련이 냉전 해체 시기에 대대적인 군비 축소에 합의하면서 체결했는데요.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백악관에서 만나, 조약 문서에 직접 서명했고요. 이듬해부터 공식 발효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30여 년 만에 이 조약을 미국이 중단시키는 이유는 뭐죠?

기자) 소련으로부터 INF 준수 의무를 승계한 러시아가, 이 조약을 계속 위반해왔기 때문입니다. 또 위반 사실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폼페오 장관은 설명했는데요. 러시아 정부와 최고위급 접촉을 포함한 여러 경로를 통해, INF 위반에 대해 30차례 넘게 문제 제기했다고 폼페오 장관은 말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는 자국 미사일 체계가 INF 규정에 어긋난 사실을 계속해서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INF에 어긋난 러시아의 미사일 체계, 어떤 겁니까?

기자) ‘9M729’라는 신형 미사일인데요. 최근 6년여 동안 러시아군이 이 미사일을 개발해 주요 거점에 배치한 동향을 미군 당국이 파악했습니다. 러시아군 대대급 운용부대가 이웃 유럽국가들을 위협할 수 있는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미국은 관련 정보를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과 공유하고, 대응 훈련도 여러 차례 진행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INF 위반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뭐죠?

기자) ‘9M729’를 개발하고 운용한 사실은 러시아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 미사일이 INF 통제 대상은 아니라고 주장하는데요. INF는 사거리 500km에서 5천500km까지 미사일을 규제하는데, ‘9M729’는 사거리가 480km에 불과하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최근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이번 INF 중단 조치에,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결정을 뒷받침하고 나섰습니다. 유럽지역 안보연대기구인 '나토’는, 미국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fully support)한다”는 공식 성명을 이날(1일) 발표했는데요. “러시아가 9M729 미사일을 시험하고, 생산하고, 배치하면서 유럽과 대서양 일대에 현저하게 증가한 위험”에 대해 “미국이 책임 있게 대응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아직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INF를 깰 경우, 같은 조치로 응수하겠다”고 앞서 여러 번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되나요?

기자) 미국은 INF를 일단 중단시키면서, 러시아에 마지막 기회를 줬습니다. 미국은 앞으로 6개월 동안, INF 파기 절차를 규정한 15조 집행에 들어가고요. 이 6개월 안에, 러시아가 ‘9M729’ 미사일과 관련 장비들을 전량 폐기하지 않으면, INF는 공식 파기된다고 폼페오 장관은 밝혔습니다.

브라질 미나스 제라이스주 브루마지뉴 지역에서 댐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한 후 구조대원들이 지난달 28일 시신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얼마 전 브라질에서 댐이 무너지는 사고가 있었군요?

기자) 네. 지난주 브라질 남동부 ‘미나스 제라이스’ 주 광산지대에서 댐 3개가 한꺼번에 붕괴했는데요. 사고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 100명을 넘어섰고요. 실종된 사람도 260여 명에 이르러, 인명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댐이 무너진 지 일주일이 됐는데, 인명피해가 계속 느는 이유가 뭐죠?

기자) 댐 속에 가둬뒀던 물이 주변 민가들을 덮치고, 흙더미들도 함께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브라질 정부는, 소방대는 물론이고 군인· 경찰까지 투입해, 물과 흙 속에 갇힌 사람들을 구조해왔는데요. 며칠 전까지는 생존자 구조 소식이 종종 들려왔지만, 이제는 시신 수습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요 며칠 사고 지역에 폭우까지 내렸기 때문에, 실종자 대부분이 사망자로 판명될 것으로 현지 언론이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왜 이런 사고가 일어난 거죠?

기자) 브라질은 ‘아마존’ 강을 비롯해, 크고 작은 하천이 많은 나라입니다. 그래서 댐을 지어 산업용수를 확보하고, 전기를 만드는 곳이 많은데요. 크고 작은 댐이 수천 개나 됩니다. 그런데, 관리는 제대로 안 되는 실정입니다. 특히 광산업체들이 소유한 댐에서 부실시공, 부실관리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부실 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있나요?

기자) 네. 브라질 정부 산하 ‘국립시설관리국(ANA)’이 지난 2017년 관련 보고서를 냈는데요. 광산개발기업 ‘발리(Vale)’가 관리하는 댐 여러 곳 중에 최소한 3분의 1이 붕괴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고요, 대책을 시행하지 않으면 막대한 인명피해가 예상된다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사고는, 이미 예고됐던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정부는 사고를 예측했지만, 불상사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행정 조치를 하지 않았고, 또 업체 측은 정부의 경고를 무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브라질 사법당국은 이번 사고 책임을 물어, 이번 주 ‘발리’사 관계자와 댐 시공· 관리업체 직원 등을 체포하고, 이 회사들을 압수 수색했습니다.

진행자) 책임자 처벌도 필요하겠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안 일어나도록 대책도 세워야 할 텐데요.

기자) 네. 그래서, 브라질 정부는 붕괴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진단된 댐 3천여 개를 전수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발리’사 경영진 교체도 추진하는데요. 아미우톤 모우랑 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이 회사 수뇌부를 퇴진시키고, 새로운 사람들이 경영을 맡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