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전쟁을 막았다는 것을 북한 문제와 관련한 가시적 성과로 거듭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에서 근무했던 전직 외교 당국자들은 당시 전쟁 위기를 맞고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이 북한과의 전쟁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 5일 국정연설에서도 자신이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않았다면 북한과 수 백만 명이 희생될 수 있는 전쟁을 치렀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If I had not been elected President of the US, we would right now be in a major war with North Korea with potentially millions of people killed.”
전임 오바마 행정부 말기로 가면서 북한과의 군사 충돌 가능성이 점점 커져가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발언입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근무한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당시 미국이 실제로 북한과의 전쟁을 고려했느냐는 VOA의 질문에, 전쟁 계획은 확실히 수립돼 있는 상황이었다고 답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The Obama administration certainly asked the Pentagon to prepare a war plans if the President decided to attack North Korea’s nuclear and missile installation.”
오바마 행정부는 국방부에 대통령이 북한 핵과 미사일 시설에 대한 공격을 결심할 경우를 대비한 전쟁 계획을 준비할 것을 지시했었다는 설명입니다.
역시 오바마 행정부에서 근무한 민타로 오바 전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관은 당시 미국 정부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매우 우려했고, 효과적 해결책이 없으면 ‘군사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 시기에 북한과의 전쟁 직전까지 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습니다.
[녹취: 오바 전 담당관] “But President Trump’s claim that we were on the brink of war during the Obama administration is incorrect. Not only are there are many factors making a military conflict unpalatable for North Korea, but the Obama administration placed great emphasis on non-military solutions and avoiding entangling conflicts.”
북한과 전쟁을 벌이기 쉽지 않은 많은 요소들이 있었을 뿐 아니라, 오바마 행정부는 충돌을 피하고 비군사적 해법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토마스 컨트리맨 전 국무부 차관대행도 자신이 아니었다면 북한과 전쟁을 벌이고 있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컨트리맨 전 차관대행] “it’s absolutely divorced from the reality. There was no talk of initiating a war with North Korea and there was no reason to believe that North Koreans wanted to initiate a war with US. The only time that talks has occurred is in 2017. Mr. Trump was talking about Fire and Fury. ”
이 같은 묘사는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으로 당시 북한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언급도 전혀 없었고, 북한이 미국과 전쟁을 원한다고 믿을 만한 이유도 없었다는 겁니다.
컨트리맨 전 차관대행은 북한과의 북한과의 전쟁 이야기가 오간 유일한 시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를 언급한 2017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오바마 행정부에 앞서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도 북한에 대한 군사 공격이 심각하게 고려됐었다며, 당시 북한의 핵 역량이 상당히 낮았음에도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문제를 오래 다룬 사람들은 대북 군사 타격이 '매력적 옵션'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all of us who worked on North Korea over the many years, we’ve all recognized that military strike against North Korea is very unattractive option. Even going to back to Clinton Administration, when there was a very serious consideration at that time to attacking North Korea when the North Korean nuclear force was very small.”
북한의 보복에 따른 한반도 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동맹인 한국도 이 점을 알고 대북 공격을 지원할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지난 2017년 발간된 미 의회조사국 보고서는 한반도 전쟁 시 핵무기를 쓰지 않는 초반에도 적게는 3만 명, 많게는 30만명이 숨질 것으로 전망했으며,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이 개입하면 그 피해 규모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