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이 유럽에 미사일을 배치하면 러시아도 미국을 겨냥할 것이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경고했습니다. 시리아에서 이슬람 극단 무장조직, IS를 위해 활동했던 앨라배마 출신 여성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 국무부가 밝혔습니다. 이어서 미 연방항공청(FAA)이 미국과 베트남 간 직항 노선을 허용하면서 베트남 항공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했군요.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새해 국정연설을 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근에서 약 1시간 20분 동안 러시아 상·하 양원 의원들, 정부 인사, 사회 각계 대표들을 대상으로 국내외 핵심 정책의 방향을 밝혔는데요. 특히 미국의 미사일 정책을 신랄히 비판하면서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미사일 정책에 대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미국이 유럽에 자국을 위협할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면 러시아도 이에 대칭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대응하는 미사일은 미국의 미사일이 배치될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의 군사 지휘본부도 겨냥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과 러시아는 잇따라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를 선언하면서 맞서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일, 러시아가 중거리핵전력조약을 위반하고 있다며 INF 탈퇴를 선언했고요. 이어 러시아도 탈퇴 선언으로 맞대응을 했습니다. INF 조약은 과거 냉전 시대였던 1987년, 미국과 구소련이 맺은 핵 감축 조약인데요. 탈퇴 선언 후 6개월 후면 자동 폐기됩니다. 푸틴 대통령은 INF 조약이 폐기될 위기에 처한 것이 미국의 탓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INF가 폐기될 위기에 처한 게 왜 미국 탓이라는 겁니까?
기자) 미국이 조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기 위해 구실을 억지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스스로 모든 것을 위반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질 대상으로 러시아를 지정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대응 조치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대응조치를 하겠다는 겁니까?
기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먼저 중·단거리 미사일들을 유럽에 배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만일 미국이 그런 미사일들을 유럽대륙에 배치한다면, 그 미사일을 배치한 나라뿐만 아니라, 그런 결정을 내리는 미국 지휘부가 있는 곳을 겨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미국 본토 군사지휘부도 대응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위협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다시 과거 냉전시대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되길 바란다는 희망도 피력했는데요. "우리는 대치를 원하지 않는다, 특히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대치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를 '파괴적인 정책'이라면서 비판했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거나 국제 규범을 위반한 책임을 물어 러시아인들과 기관 등에 대해 제재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국정연설에서는 러시아가 개발 중인 첨단 무기들을 선보이며 무력을 과시했는데요, 올해 국정연설에서도 러시아 신형 무기들을 공개했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지금 개발 중인 극초음속 미사일인 '치르콘'은 음속보다 9배나 빠른 마하 9의 속도로 1천km 이상 사거리를 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해 소개했던 원자력 추진 대륙 간 수중 드론인 '포세이돈'의 영상도 최초로 공개했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올봄에 포세이돈으로 무장한 첫 번째 핵잠수함이 진수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신형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인 '아방가드르'는 대량 생산에 들어갔고, 신형 레이저 무기,' 페레스베트'도 12월경에는 실전 배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 신형 무기들은 미국의 적대적 위협이 증가함에 따른 방어 능력을 증강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푸틴 대통령의 이런 연설에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선전용'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무부 대변인은 20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의 연설은 러시아가 INF 조약을 위반해온 행동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해 그동안 계속해왔던 러시아 측의 선전 활동의 일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이슬람 극렬무장 단체, IS에서 활동했던 여성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20일 성명을 내고 미국을 떠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에 가담했던 앨라배마 출신 여성의 미국 입국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그러면서 이 여성은 미국 시민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논란이 되고 있는 여성,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네, '호다 무타나'라는 이름의 올해 24살 여성입니다. 이 여성은 앨라배마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14년, 터키를 통해 시리아로 들어가 IS에 가담했는데요. IS에서 선전요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시리아 내 IS 세력이 거의 격퇴되면서 쿠르드민병대에 잡혀 현재 시리아 북부 난민 수용소에 있는데요. 그동안 3명의 IS 전투원들과 결혼했는데 2명은 숨졌고, 다른 1명과의 사이에서 난 18개월 아들이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여성이 지금 미국으로 오고 싶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무타나는 ABC, 가디언 등 주요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자신은 신을 위해 올바른 일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이곳에 와서 모든 것을 보고, 자신이 실수한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더 이상 IS에 가입했을 때 가졌던 사상을 갖고 있지 않으며, 미국 정부가 자신을 위협적인 인물로 보지 않고 아들과 함께 받아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정부는 이 여성을 받아들이지 않을 방침이라는 거군요.
기자) 네, 미국 시민이 아니기 때문인데요. 폼페오 장관은 성명에서 "호다 무타나 씨는 미국 시민이 아니며, 미국 여권이나 여권을 발급받을 권리도 없고, 어떠한 비자로든 미국을 여행할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또 미국 정부는 모든 미국인에게 시리아 여행을 하지 말라고 계속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같은 입장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오 장관의 성명이 나온 직후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자신이 폼페오 장관에게 지시했다면서, "호다 무타나가 미국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지 말라는 것에 그가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적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국가들에, IS에 가담한 자국인들을 데려가 기소하라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호다 무타나 가족들은 미국 시민이 아니라는 지적에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무타나 가족은 무타나가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994년 뉴저지주에서 태어났다는 것인데요. 미국 국무부가 무타나를 미국 시민이 아니라고 하는 정확한 근거가 뭔지는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 폭스뉴스 등 일부 언론들은 무타나의 아버지가 외교관이었던 점이 문제의 소지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무타나의 아버지가 외교관이었군요.
기자) 예멘 외교관이었는데요. 미국은 속지주의 정책에 따라 미국에서 태어날 경우, 미국 시민권이 자동으로 부여되는데요. 미국 이민국에 따르면 외교관 자녀로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미국 수정헌법 14조에 따라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타나 씨 변호인 측은 호다 무타나를 낳기 전에 외교관을 그만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무타나는 합법적인 미국 여권을 소지하고 있으며, 미국 시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영국 정부도 IS에 가담한 여성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샤미마 베굼’이라는 영국 출신 19세 여성인데요. 역시 얼마 전 쿠르드 소수민족이 운영하는 시리아 난민캠프에서 현지 취재기자에게 발견됐습니다. 발견 당시, 출산이 임박했는데요. 지난 17일 아들을 낳았습니다. 베굼은 영국으로 돌아가길 희망하고 있지만 영국 정부는 19일, 베굼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어머니가 방글라데시인인 베굼은 자신은 오직 영국 국민이라며 선처를 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북 2차 정상회담이 이제 1주일도 채 남지 않았는데요. 회담 장소인 베트남에 대한 관심도 뜨겁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베트남 간 직항 노선도 생기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지난주 베트남 항공사들에 미국 직항 노선 개설을 허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FAA는 베트남 항공운항 등급을 '1등급(category 1)'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는데요. 이로써 베트남 항공사들은 미국 직항 서비스 체제를 갖추고 미국 항공사들과 코드셰어(codeshare), 공동 운항할 수 있게 됐다고 항공청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미국과 베트남 간에 직항 노선이 없었군요.
기자) 네, 미국과 베트남은 오랜 적국이었죠. 미국이 지원하는 베트남이 1975년 북베트남 공산주의 정권에 함락하면서 미국과 외교 관계가 끊겼는데요. 이후 베트남이 1986년 '개혁개방 정책'을 채택하고 외부에 문호를 개방한 후에도 한동안 단절돼 있었습니다. 그러다 1995년,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 미국과 베트남 간의 국교가 다시 수립되고, 점진적인 교류 확대가 이뤄졌는데요. 하지만 양국 간 직항 노선은 개설되지 않아 주로 홍콩이나 타이베이 등을 경유해야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는 베트남계가 얼마나 살고 있습니까?
기자) '이민정책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 약 130만 명의 베트남계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데요. 대부분 베트남 패망을 전후로 미국에 온 사람들과 그 자녀들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현재 베트남을 찾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중국과 한국인들이고요. 베트남계 미국인이나 미국인 관광객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진행자) 그동안 베트남 항공사들이 미국 직항 노선 개설을 원했었다고요.
기자) 네, 베트남 측은 지난 2012년부터 미국 시장 진출을 모색해왔습니다. 1등급 판정을 받기 위해 안전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도 있었는데요. 미 연방항공청은 지난해 베트남 민영 항공사들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후 대부분 항목에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다만 14개의 개별 항목이 걸렸는데, 제도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베트남 직항 노선 허용은 미국과 베트남 간의 관계 개선과 베트남 경제 발전에 또 하나 커다란 지평선을 열어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과 베트남의 교역은 어느 정도 규모입니까?
기자) 지난해 첫 9개월 동안 미국은 베트남과의 무역에서 거의 300억 달러에 이르는 적자를 봤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문제에 비해서는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베트남의 놀랄 만한 경제 성장을 치하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베트남의 경제 성장,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지난 2012년 이래 베트남 제조 분야에 대한 외국 투자가 늘면서, 6~7%대의 경제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베트남 인구는 약 9천300만 명인데요. 이런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중산층 인구가 전체의 3분의 1에 달할 것으로 국제 자문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은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중산층이 늘면 아무래도 비행기 이용률도 늘겠죠.
기자) 물론입니다. 지난 2017년에는 전년보다 16%나 늘었고요. 국내선의 경우, 지난 10여 년간 17% 이상 성장했습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측은 오는 2035년이면 베트남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빠르게 성장하는 항공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진행자) 베트남이 경제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데도 아주 적극적이라고요.
기자) 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의 주도적 일원인 베트남은 지난 1월, 11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자유무역협정,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에 가입했습니다. 또 현재 유럽연합도 베트남과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고 비준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런 환경을 토대로 베트남에 대한 외국의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