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하노이 회담은 북한 진짜 의도 파악할 기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미-북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지난 23일 평양에서 전용열차로 출발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은 북한이 정말로 비핵화에 진지한지 판가름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 합의하는 내용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의 진짜 의도를 가늠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이번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취할 상응조치를 주목했습니다.

[녹취: 스콧 스나이더 미외교협회 선임연구원] What we need to see from KJU in order to know that this is a different playbook, his reciprocity. If we see evidence of acceptance of reciprocity, that can be evidence that there is change going on in the NK approach to the world.

스나이더 연구원은 25일 워싱턴 DC 조지타운대학교에서 '핵무기와 한반도'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의 ‘상호주의’ 수용 증거를 볼 경우 이는 세계에 대한 북한의 접근 방식이 변했음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이 일부 핵 시설 폐쇄와 국제 사찰단의 현장 검증 등 미국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사항에 동의한다면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스스로를 국제 규범에 적용 받지 않는 아웃사이더로 규정해왔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미국 등 외국과의 관계에서 상대방의 양보를 취하고도 제대로 된 상응조치를 한 적이 거의 없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이번에 북한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한다면 진정한 변화를 향한 본심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의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더 이상 비핵화를 진행시킬 마음이 없을 경우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녹취: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 If the intention is not there then they are gonna drag this out and these 3 facilities will be what we are talking about for the next 2 years.

북한이 기존에 내놓은 영변과 동창리, 풍계리 폐쇄 이후 더이상 의제를 확대시키지 않고 계속 이들 시설만 갖고 논의하려 한다면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의미라는 지적입니다.

테리 연구원은 이럴 경우 북한은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논의하기 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시간을 끌며 제재 완화를 노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북한 전문 사이트인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영변 핵 시설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번 기회에 북한으로부터 폐쇄와 검증에 대한 확답을 받을 경우 큰 진전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엘 위트 38노스 국장] There’s new uranium enrichment plant there. They may even produce tritium for hydrogen bombs there. So it’s actually a higher value target than many people give credit for.

국제사회가 마지막으로 사찰했던 2000년대 이후 영변에는 새로운 우라늄 농축시설이 들어섰고 수소폭탄 원료인 트리튬(삼중수소)을 생산할 수도 있으며, 따라서 영변은 일각에서 평가하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는 표적이라는 주장입니다.

전문가들은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전략 수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