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의 제13기 2차 전국인민대표대회가 막을 올린 가운데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하향 발표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의 체포 위협에도 불구하고 남미 순방에 나섰던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무사히 귀국했습니다. 이어서, 미국 정부가 인도와 터키에 주던 관세 특혜를 없애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 최대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개막했군요.
기자) 네, 제13기 전인대 2차 회의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막을 올렸습니다. 전인대는 통상적으로 매년 3월 초,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과 함께 개최되는데요. 정부의 지난해 성과를 평가하고, 새해 국가의 경제와 외교, 국방 등 정책을 살펴보는 한편, 법률 제정과 개정, 국가의 주요 지도부 선출 등이 이뤄지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매우 중요한 정치 행사로 평가됩니다.
진행자) 올해도 리커창 총리의 정부 업무 보고로 시작됐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공산당 권력 서열 2위인 리커창 총리가 전국 각지에서 집결한 전인대 위원 약 3천 명 앞에서 약 100분간 지난 한 해의 활동과 올해의 정부 계획 등을 발표했는데요. 언론과 전문가들은 리커창 총리가 발표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국방 예산에 특히 주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어떻게 잡았습니까?
기자) 6%~6.5%로 구간을 폭넓게 잡아 제시했습니다. 지난해에는 그래도 '6.5% 가량'이라고 발표했었는데요. 올해는 구체적인 목표 수치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지난해보다 낮게 잡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작년보다 0.5%P 하향 조정한 건데요. 지난해 7월부터 벌어진 미국과의 무역전쟁의 여파로,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됩니다. 리커창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증진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말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최근 중국 경제가 계속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그동안 급속한 고속성장을 나타냈는데요. 하지만 2008년 두 자릿수 경제 성장과 작별한 이후 줄곧 완만한 하향곡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경제 발전의 연착륙 과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뚜렷한 경기 위축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날(5일) 리커창 총리는 지난해 업무 보고에서, 중국의 작년 국내총생산(GDP)이 6.6% 성장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는 톈안먼 민주화 시위 발생 다음 해였던 1990년 이래 28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진행자)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들도 별로 좋지 않다고요.
기자) 네, 경제 성장을 이끄는 주요 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소비와 투자, 수출 지표 모두 악화하고 있고요.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제조업구매자관리지수(PMI), 생산자물가지수(PPI) 등도 모두 고전하면서 중국 경제의 위축 국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리커창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앞으로 예상하기 어려운 위험과 도전이 더 많아질 것이라면서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중국 정부, 어떤 대책을 내놨습니까?
기자)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제시했는데요. 먼저 올해 GDP 대비 재정 적자의 비율을 지난해의 2.6%에서 올해는 2.8%로 높게 잡았습니다. 이렇게 재정 적자의 비율을 상향 조정한 것은 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또 최대 2조 위안(3천억 달러) 규모의 세금 감축을 통해 기업 부양과 소비 활성화를 촉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실업률을 4.5%로 잡고, 철도와 도로 등 사회 기간시설 건설을 위한 특수목적의 채권 발행도 지난해보다 8천억 위안(1천200억 달러) 더 많이 책정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귀국했군요.
기자) 네,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을 자임하고 있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베네수엘라 당국의 체포 위협에도 불구하고 남미 국가 순방을 마치고 4일 귀국했습니다. 과이도 의장은 이날 낮,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수도 카라카스 인근, 마이케티아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진행자) 과이도 의장이 왜 남미 국가들을 방문했던 것입니까?
기자)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하기 위해서입니다. 과이도 의장은 지난 주말, 국제사회의 구호품 반입 캠페인을 진두지휘하기 위해 베네수엘라와 접경한 콜롬비아 국경을 넘었는데요. 1주일 동안 콜롬비아, 브라질,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에콰도르를 방문해 지지를 요청했습니다. 이들 국가는 모두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의 합법적 지도자로 인정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나라들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마두로 정권은 앞서 과이도 의장의 출국 금지를 명령했다고요.
기자) 네,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지난달, 과이도 의장에게 출국 금지 명령을 내리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 때문에 과이도 의장이 귀국하면 체포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습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과이도 의장에 대해 헌법 위반 혐의로 법정에 세우겠다고 경고하면서 과이도 의장이 귀국하면 체포될 수 있다고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위협에 과이도 의장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과이도 의장은 귀국 직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체포되면 그것은 마두로의 마지막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미국 정부에 대해, 베네수엘라의 민주화 노력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감사를 표했는데요. 과이도 의장은 그간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신변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결코 망명 지도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결의를 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도 과이도 의장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길 경우,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존 볼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앞서 트위터에 과이도의 무사 귀환을 위협하는 행위나 행동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의미 있는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과이도 의장이 공항에 도착한 직후, 과이도 의장에 대한 어떠한 위협과 폭력, 협박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며,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일단 별다른 불상사 없이 과이도 의장이 귀국했군요.
기자) 이날 과이도 의장이 도착한 공항에는 미국과 독일, 스페인을 비롯한 여러 나라 고위 대표들이 나와 과이도 의장의 귀국을 환영했는데요. 마두로 정부가 국제사회의 경고와 지지자들을 의식해 강제 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지금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는 나라들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미국과 유럽 주요 국가들, 캐나다와 중남미 10여 개국으로 이뤄진 리마그룹 회원국 등 약 50개국입니다. 이들 나라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며 자유롭고 공정한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들 국가가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지난해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가 불법으로 자행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당시 대선에서 마두로 정부가 주요 야당 정치인들의 출마를 방해하고, 부정 선거를 자행했다는 건데요. 하지만 마두로 정권은 이같은 주장을 일축하면서 미국이 자신을 축출하기 위해 거짓 쇼를 벌이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현재 러시아와 중국, 쿠바, 니카라과 등은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인도와 터키에 주던 관세 특혜를 없앤다고요?
기자) 네. 인도를 ‘일반특혜관세제도(GSP· Generalized System of Preferences)’ 수혜국에서 제외하겠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서한을 4일 연방 상·하원 의장 앞으로 보냈는데요. 곧바로 미 무역대표부(USTR)가 관련 성명을 냈습니다. 이 성명에는 인도뿐 아니라, 터키까지 GSP 제외 대상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GSP가 구체적으로 어떤 제도인가요?
기자) GSP는 개발도상국들이 경제 발전을 돕는, 미국 정부 프로그램입니다. 정해진 품목에 대해, 관세 없이 미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특별 대우를 해주는데요. 1976년 이래 129개 나라가 혜택을 봤습니다. 수혜국들은 총 4천800여 품목을 미국에 팔아온 것으로 미 세관국경보호국(CBP) 자료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인도와 터키를 제외시키는 거죠?
기자) 두 나라를 제외시키는 이유가 각기 다른데요. 인도의 경우, 미국에 시장 접근권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미 무역대표부가 밝혔습니다. 그리고, 터키는 충분히 경제 개발이 된 상태여서, 더 이상 혜택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성명에 적었습니다.
진행자) 인도는 혜택만 보고, 미국 업체들에 시장을 열지 않았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지적했는데요. 지난 주말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설에서도 집중적으로 거론했습니다. “인도는 매우 관세가 높은 나라다. 우리(미국)에게 거액을 매긴다”고 비판했는데요. “모터사이클 한 대를 인도에 수출하면, 관세가 100%”라고 구체적인 사례까지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인도에 관세를 전혀 매기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형평에 맞지 않는 무역을 지적한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연설에는 부정확한 내용이 들어있는데요. 인도가 미국산 모터사이클에 부과하는 관세는 원래 75%였다가, 지난해 50%로 내렸습니다.
진행자) GSP에서 제외되면, 인도의 대미 수출이 안 좋은 영향을 받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GSP 대상 국가라고 해서, 모든 대미 수출에 무관세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고요. 수혜 품목이 시행령에 정해져 있습니다. 인도의 경우 전체 대미 수출의 10% 남짓 GSP 범위에 있는 것으로 ‘폴리티코’가 설명했는데요. 금액으로 따지면 약 50억에서 60억 달러어치가 됩니다.
진행자) 인도가 그 동안 미국과 무역에서 이득을 얼마나 봤나요?
기자)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해 인도가 미국에 수출한 액수는 490억 달러 가까이 됐고요. 흑자 규모는 200억 달러를 넘겼습니다.
진행자) 터키는 어떤가요?
기자) 터키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GSP 프로그램으로 약 17억 달러어치를 미국에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개발도상국 가운데 5위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CBS 방송이 설명했습니다. 앞으로 GSP에서 제외되면, 불이익이 상당할 것으로 터키 언론이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먼저, 미국 언론이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의 새로운 적을 만들었다’고 경제 전문지 ‘포천(Fortune)’이 관련기사 제목을 달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내밀던 ‘무역불균형’ 해소 잣대를 인도와 터키에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다른 주요 매체들도 해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도와 터키, 두 당사국들의 입장은 뭔가요?
기자) 항의성 입장 발표를 잇따라 내놨습니다. 미국의 이번 결정은 “양국 간 다양한 무역 현안에 대한 합의 실패를 의미한다”고 인도 상무부 대변인이 비판했는데요. 다만, 추가 항소 절차 없이 GSP 제외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터키에선 훨씬 격한 반응을 보였는데요. 이번 결정으로, 원자재를 비싼 가격에 수입하게 되는 “미국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것”이라고 터키 통상부 측이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제부터, GSP 혜택을 받던 인도와 터키 수출품에 당장 관세를 매기는 건가요?
기자) 당장은 아닙니다. 앞으로 60일 후에 GSP 제외조치가 발효될 예정인데요. 이 기간에 특별한 변화가 없으면, 인도와 터키에 대한 관세 혜택을 종료시킨다고 미 무역대표부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