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가 '겨울철 대기 오염과의 전쟁'을 한 해 더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가 미세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정부와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카를로스 곤 전 닛산 자동차 회장이 체포 100여 일 만에 10억 엔 (약 900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는데요. 러시아가 룩셈부르크와 우주 개발 협력을 희망한다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이 올해도 대대적인 "대기오염과의 전쟁"에 나서기로 했군요.
기자) 중국 정부가 6년째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습니다. 중국 생태환경부(MEE)는 5일, 대기오염 발생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생태환경부가 내놓은 조치들,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겨울철 석탄 난방을 줄이고, 석탄과 철강 등의 과잉 생산을 억제하기로 했습니다. 또 현재 중국 당국은 일부 지역에서 소형 석탄 보일러 제거 작업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이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런가 하면 낙후된 철강·석탄공장이나 화력발전소 같은 곳의 과잉 생산을 규제하고 교통량도 통제하기로 했는데요. 중국 생태환경부는 국가가 설정한 대기 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도시는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대기오염과의 전쟁, 어떻게 성과가 좀 있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는 엄격한 규제와 단속으로 지난 2년간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로이터 통신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중국 내 대기 질 취약 도시, 39곳 중에서 초미세먼지(PM 2.5)를 줄인 도시는 6곳에 불과했습니다. 오히려 이 기간 초미세먼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했는데요. 중국생태환경부는 대기 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도시들은 올겨울 초미세먼지를 최소한 2% 이상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초미세먼지가 뭔지 잠깐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공기를 더럽히는 오염 물질의 하나인데요. 말 그대로 입자가 아주 작은 미세한 먼지입니다. 보통 지름이 10µg 이하를 미세먼지라고 하고요. 이보다 더 작은 건 '초미세 먼지(PM-2.5)'라고 합니다. 좀 더 쉽게 설명을 드리면, 미세먼지는 머리카락 굵기의 약 6분의 1이고, 초미세먼지는 약 20분의 1 정도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이런 미세먼지가 위험한 건, 입자가 워낙 작기 때문에 호흡기를 통해 사람의 몸속에 쉽게 들어가고,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미세먼지는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를 태울 때 많이 나옵니다.
진행자) 그런데 요즘 한국도 미세먼지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겨울 들어 관측 이래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로 시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은 7일에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50µg/m³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한국 당국은 이에 따라 7일째 휴대전화로 교통량 규제와 마스크 착용 등을 알리는 비상저감 조치를 발령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긴급회의 자리에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경우, 한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예보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비상저감조치를 동시에 시행하는 방안을 협의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중국과 공동으로 인공강우를 실시하는 방안도 추진하라고 했다고 김의겸 한국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인공강우를 실시한다는 게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미세먼지 문제는 중국이 한국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인데요. 현재 중국에서는 미세먼지가 극심할 때 인공으로 비를 내리게 하는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는 일단 심각해지면 워낙 공기 중에 빽빽하게 차기 때문에 바람이 불기 전에는 자연적으로 잘 없어지지 않는데요. 중국은 이 경우 인공강우 기술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요오드화은(AgI)'이라는 화학물질을 담은 포탄을 구름 속에 쏘아 올리거나, 비행기로 구름 안에 직접 들어가 요오드화은을 살포해 빗방울을 만들어내는 기술인데요. 최근에는 무인 비행체, 드론을 이용하는 단계까지 발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인위적으로 비를 내려서 미세먼지를 잡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이날 인공강우에 대한 기술은 중국이 훨씬 앞서있다면서, 중국과 공동으로 인공강우를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양국이 환경장관회의에서 이미 인공강우 기술 협력을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중국 상하이와 가까운 서해 상공에서 인공강우를 하면, 중국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예산 문제도 있고, 양국 간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할 텐데, 중국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공조 방안 마련을 지시한 데 대해 관련 보도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나오고 있는 이른바 '미세먼지 중국 책임론'에 대해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미세먼지가 중국 때문이라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자체적으로 생기는 미세먼지도 있지만 상당 부분 중국에서 온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 환경부와 서울시 등은 조사 자료에서, 한국 내 미세먼지 중 나라 밖에서 날아오는 비중이 연평균 30%~50%이며, 특히 고농도 미세먼지일 때는 60%~80%에 달한다고 보고 있는데요. 이런 국외적 요인의 절대치가 중국의 제조공장에서 뿜어내는 매연과 자동차 배기가스, 겨울철 난방으로 인해 발생한 미세먼지가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 정부는 한국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거군요.
기자) 네. 루캉 대변인은 한국의 미세먼지가 6일째 계속되고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147µg/m³을 넘었지만 최근 이틀간 베이징에 미세먼지가 없었던 것 같다며 한국에서 제기되고 있는 중국의 책임론을 거듭 부인했습니다. 루 대변인은 양국 공조 방안에 대해 "협력하는 건 당연히 좋은 일"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언급은 피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카를로스 곤 전 닛산 자동차 회장이 보석으로 풀려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소득 축소 신고와 특별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카를로스 곤 전 닛산 자동차 회장이 6일 보석금 10억 엔(약 900만 달러)을 내고 풀려났습니다. 일본 도쿄 지방법원은 이날 곤 전 회장의 보석신청을 인정하고 석방을 허락했습니다.
진행자) 도쿄 지방법원이 앞서 곤 전 회장의 보석 신청을 기각하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는 어떻게 받아들이게 된 걸까요?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도쿄 지법은 곤 전 회장의 보석 청구를 두 차례나 기각한 바 있습니다. 곤 전 회장 측은 세 번째 보석을 청구하면서 몇 가지 조건을 제시했는데, 도쿄 지법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어떤 조건을 내걸었습니까?
기자) 도쿄도를 벗어나지 않고, 도쿄도 안으로 주거를 제한하고, 여권은 변호인이 관리하고 해외 방문을 하지 않겠다는 등의 조건을 제시했는데요. 스스로의 행동반경을 제한하는 등의 조건을 제시한 것이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 지법은 이 같은 조건을 받아들이고, 닛산 자동차 간부를 비롯해 사건 관계자들과의 접촉 금지, 컴퓨터나 휴대 전화 등 통신 환경 제한 등을 조건에 포함했습니다.
진행자) 곤 전 회장,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받고 있습니까?
기자) 곤 전 회장은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유가증권보고서에서 5년간의 연봉 50억 엔(미화 약 4천500만 달러)을 축소 신고한 혐의, 경비 유용와 사적 투자, 특별 배임 등의 혐의로 지난해 11월 도쿄지검 특수부에 체포됐는데요. 이후 100일 넘게 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카를로스 곤 전 회장, 파산의 위험에 빠진 닛산 자동차를 부활시키면서 세계적인 경영자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곤 전 회장은 지난 2001년, 닛산 회장에 오른 후 1년 만에 회사를 흑자로 전환한 닛산 부활의 상징 같은 인물입니다. 이후 프랑스 르노자동차와 미쓰비시 자동차 회사의 제휴를 주도해 합작회사인 '르노 ·닛산 ·미쓰비시 얼라이언스'를 탄생시킨 장본인인데요. 하지만 회사 측은 지난해 11월, 곤 회장이 기소되자 전격 해임을 발표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곤 전 회장의 전격 기소와 관련해, 회사 경영권을 놓고 일본의 정치적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곤 전 회장은 줄곧 무죄를 주장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곤 전 회장은 6일 보석 인정을 받은 후 성명을 내놨는데요. 역시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터무니없는 죄에 대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재판에 단호한 결의로 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곤 전 회장은 또 공정한 재판을 위해 싸워준 세계 각지의 비정부 인권활동가들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러시아와 룩셈부르크가 우주 연구에서 협력한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가 룩셈부르크와 우주 연구·활용 협력을 위해 협상에 돌입할 전망입니다. 타티야나 골리코바 러시아 부총리가 6일, 이런 계획을 기자들에게 밝혔는데요. 최근 몇 년 새 러시아와 유럽연합(EU) 관계가 한창 안 좋아진 상황에서, 러시아가 EU 회원국인 룩셈부르크에 손을 뻗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주에서 어떤 걸 협력한다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자원 개발이 핵심입니다. 우주에서 광물을 채취하는 데 두 나라의 협력이 집중될 것이라고 골리코바 부총리는 설명했는데요. “지난 1월에 룩셈부르크 측에 합의를 맺자는 제안을 보낸 상태”이고, “지금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우주에서 광물을 채취한다, 색다른 협력 과제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상과학 영화나 소설에 나올 법한 소재를 놓고, 러시아가 외교 협력 사안을 만들었다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는데요. 실제로, 우주 광물 채취를 진지하게 구상하는 국가나 기업은 한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문 실정입니다.
진행자) 정말 공상과학 영화에 나올 법한 이야기인데, 더 자세히 들어보죠.
기자) 에너지로 쓸만한 광물을,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뽑아내는 건데요. 화성에 ‘주유소’ 개념의 연료 보급 시설을 만든다는 구상도 들어있습니다. 이 시설에서는 우주선이나 우주 차량의 동력원에 들어가는 철과 코발트, 니켈 같은 물질들을 공급하는데요. 이런 물질은 운석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습니다. 운석에서 백금을 추출할 수도 있는데요. 백금은 우주 공간에서 통신이나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전원으로 쓰입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이런 이야기를 왜 룩셈부르크 측에 제안한 거죠?
기자) 경제협력 사업 가운데 하나입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이날(6일) 룩셈부르크를 방문했는데요. 양국이 대규모 경협을 논의하는 가운데, 우주자원 개발 이야기도 포함된 것입니다. 두 나라는 이날 양국 간 ‘경제 현대화 협력 선언’에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우주자원 개발에 대한 룩셈부르크 측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룩셈부르크 측의 입장이 즉각 알려지진 않았는데요. 우주 개발에 대해 “다른 나라들과의 공조를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반응이 로이터통신에 보도됐습니다. 이에 대해, 골리코바 러시아 부총리는, 룩셈부르크와의 직접적인 협력을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아직 이른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나요?
기자) 미국도 우주 자원 채취를 진지하게 구상 중인 나라 중 하나입니다. 미 지질조사국(USGS)이 관련 사업을 연구하고 있는데요. 우주에서 물과 금속, 여타 광물들을 확보해내는 가능성과 효용성을 몇 년 전부터 다각적으로 살피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