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협상 4주 내 마무리"...영국, EU에 브렉시트 연기 요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면담하는 중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주 안에 미-중 무역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에 브렉시트 날짜를 6월 30일로 연기해달라고 공식 요청했습니다. 미국의 중동지역 주요 동맹인 이스라엘에서 총선이 임박했는데요. 상황이 어떤지 짚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진전이 있다는 보도들이 나왔는데요. 하지만 특별한 합의가 나오진 않았군요?

기자) 네,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이 3일부터 워싱턴에서 재개됐는데요. 특별한 합의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4주 안에 마무리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조만간 무역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접견했는데요. 협상 전망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전망이 매우 좋다면서, 더 짧거나 길어질 수도 있지만 "앞으로 4주 안에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류허 중국 부총리, 중국 대표단 단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3일부터 워싱턴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재개됐는데요. 류 부총리는 중국의 고위 무역 ·통상 당국자들을 이끌고 워싱턴을 찾았습니다. 양측의 고위급 대표단은 지난달 28일부터 29일까지 베이징에서 협상을 한 데 이어 일주일만에 장소를 옮겨 워싱턴에서 협상을 계속했는데요. 앞서, 베이징 협상 후,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건설적인 협상”이었다고 평가해, 이번 워싱턴 회담에서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관심이 쏠렸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4주라는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한 걸 보면, 양측의 협상이 이제 어느 정도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 같군요.

기자) 네, 아직 어떤 부문에서 어떤 합의가 이뤄졌고, 이뤄지고 있는지 공식적인 발표는 나온 게 없고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한 언론의 보도와, 전망 등만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어느 정도 잠정합의문이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이 아직 남겨놓은 합의보다 그간 합의해놓은 것이 훨씬 많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가장 힘든 것 중 일부는 이미 합의를 끝냈다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협상에서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들, 어떤 것들일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의 난제가 뭐냐는 질문에, 관세와 지식재산권 탈취, 합의이행 문제를 꼽았는데요. 진전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갈 길이 남아있지만, 그다지 먼 길이 남은 것은 아니라면서, 합의 가능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특히 중국은 그동안 지식재산권 탈취와 기술이전 강요 등의 문제를 전혀 인정하지 않았었는데요. 이번에 처음 이를 인정했다고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장이 전날(3일) 전했습니다.

진행자) 합의를 이행하게 만들 장치를 마련하는 문제도 주요 쟁점의 하나였는데, 어떻게 이 부분에 대한 의견 접근은 이뤄졌을까요?

기자) 네, 중국은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2025년까지 주요 합의사항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은 또, 중국에 미국 기업의 독자법인 설립을 허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독자법인 설립 허용’은 협상 의제로 이번에 처음 부각된 내용입니다. 중국 정부는 외국회사가 현지에서 독자적으로 활동할 수 없도록 제약하고 있는데요. 상당히 진전된 태도라는 평가입니다.

진행자) 양측의 합의와 함께 양국 정상들의 회담도 함께 거론돼 왔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언급도 했습니까?

기자) 당초 류허 부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일정이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아직 조율할 부분이 남아 있어 이날 발표는 불발됐습니다. 일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참모들이 발표를 만류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타결되고, 시진핑 주석이 워싱턴을 방문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이뤄지면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고 합의가 불발되면 정상회담은 없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두 정상이 최종 합의문에 서명하는 것으로 1년 넘게 이어져왔던 양국의 무역전쟁을 끝낼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정상회담 장소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휴양지를 원하고 있지만, 하지만 중국은 수도인 워싱턴 또는 제3국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미국을 찾은 류허 부총리는 이번 협상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류허 부총리도 이번 고위급 협상이 생산적이었다고 말하면서 양측이 합의에 근접했음을 시사했습니다. 류 부총리는 지난 이틀간 양국 대표단이 협상을 통해 중요한 문제에서 새로운 합의를 이뤘다면서, 계속 협상에 박차를 가해 무역 담판을 조기에 완성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간 중국 대표단과 협상을 벌여온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많은 진전은 이뤘다고 인정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할 중대한 문제들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장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마라톤에서도 마지막 마일이 가장 길고 힘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면담하는 중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에 브렉시트 절차 연기를 요청했다고요.

기자) 네,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에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BREXIT)를 오는 6월 30일까지 연기해달라고 공식 요청했습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5일,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식 서한을 보냈습니다.

진행자) 서한 내용, 좀 더 살펴보죠.

기자) 메이 총리는 서한에서 브렉시트 시한을 6월 30일까지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는데요. 그 이전에라도 영국 의회가 정부의 합의안을 승인하면, EU를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메이 총리는 또, 정부의 합의안이 의회의 비준을 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오는 5월 23일에서 26일 열리는 유럽의회(EU) 선거에 참여하기 위한 비상 계획도 수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유럽연합은 영국의 유럽의회 선거 참여를 조건으로 한 브렉시트 시한 연장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한 것, 이번이 두번 째죠?

기자) 그렇습니다. 메이 총리는 그간 '브렉시트 연기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요. 하지만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두 차례나 부결되면서, 기존의 입장을 뒤집고, 지난달 21일, EU에 브렉시트를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EU는 당초 브렉시트 예정일이었던 3월 29일까지 합의안이 통과되면, 유럽의회 선거 참여를 조건으로, 5월 22일까지 연기하고, 통과되지 않으면, 4월 12일까지 연기해주기로 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예 멀찌기 6월로 잡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원래 브렉시트 예정일이었던 3월 29일, 다시 한 번 메이 총리의 합의안이 표결에 부쳐졌는데요. 또다시 부결되면서, 영국 사회의 혼란은 극도에 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당장 다음 주로 브렉시트 일정이 다가왔는데요. 영국 의회가 3일, ‘브렉시트 연기법안’을 겨우 1표 차로 통과시켰습니다. 12일인 브렉시트 시한을 미루도록, 테레사 메이 총리가 EU 측과 협의하라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영국 의회의 이런 요청에 대해 EU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매우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EU는 영국이 브렉시트 방법에 대한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장기간 시간을 주는 이른바 '유연한 연기'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주요 매체들이 전하고 있는데요. 영국 가디언은 이날 익명의 EU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투스크 상임의장이 영국을 제외한 나머지 27개 EU 회원국들에게 서한을 보내, 내년 4월까지 1년 더 연장할 것을 권유한 것으로 전했습니다.

진행자) 만일 내년 4월 이전에 영국 의회가 합의안을 승인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그 경우, 자동적으로 탈퇴하게 됩니다. EU가 유연하게 시간을 주면, 영국 입장에서는 아무런 합의없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 없이 현재의 난국을 푸는데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같은 방안은 EU 다른 회원국들이 모두 동의해야 가능한데요. EU는 브렉시트 관련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1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특별 정상회의를 열 계획입니다.

진행자) EU 회원국들이 이를 받아들일까요?

기자) 물론 지켜봐야 할 텐데요. EU로서도 세계 경제 5위의 영국이 아무런 합의없이 탈퇴하면 정치· 경제적으로 막대한 혼란이 이어지는 것은 바라지 않는 상황입니다. 또 EU 입장에서는 지금처럼 영국이 시한에 임박해 연기 요청을 하고 그때마다 정상들이 모여야 하는 번거로움도 피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EU 회원국 안에서도 영국이 이제는 결정을 내릴 때라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두고 봐야 할 상황입니다.

진행자) 영국이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이 브렉시트의 늪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영국은 지난 2016년 국민투표로 EU 탈퇴를 결정한 이후, 무려 3년 가까이 브렉시트 방안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점이 문제입니까?

기자) 가장 큰 쟁점은 이른바 ‘백스톱(backstop)’ 조항입니다.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면,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으로 남는 아일랜드 공화국 사이 국경 통제와 통관 절차를 엄격히 집행하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메이 총리는 ‘백스톱’ 적용 시한을 한정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2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총선 홍보 포스터가 붙어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이스라엘 총선이 다가왔군요?

기자) 네. 미국의 핵심 동맹 중 하나인 이스라엘에서 오는 9일, 국회의원 총선거를 실시합니다. 의원내각제라서, 다수당이 정부를 운영하는데요. 정권 교체 여부가 최대 관심사입니다. 새 정부를 누가 맡느냐에 따라, 지금처럼 미국과 밀접한 사이가 계속될 수도 있고, 변화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중동 정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주변 국가들도 이스라엘 총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스라엘 정부는 누가 이끌고 있죠?

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장기 집권 중입니다. 지난 2009년 3월 첫 임기를 시작했으니까, 만 10년이 넘었는데요. 그 동안 3선을 했습니다. 앞서 1996년부터 3년 동안 총리를 한 적도 있어서, 네 차례나 이스라엘 정부를 이끌었는데요. 극우 정파로 꼽히는 ‘리쿠드’당 소속입니다. 리쿠드당과 네타냐후 정부는, 일부 우파 정당들을 규합해, 비교적 오랫동안 정권을 안정시켰습니다.

진행자) 정권 교체 여부가 최대 관심사라면, 이번 총선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있나 보죠?

기자) 그렇습니다. 리쿠드당은 이달 초 현지 방송 여론조사에서, 전체 120석 중에 29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는데요. 야권의 중도 연합정파인 ‘청백동맹’의 의석 예상치 28석보다 겨우 한 자리가 많았습니다. 그야말로 ‘박빙 승부’가 진행중인 건데요. 청백동맹에서는 군인 출신인 베니 간츠 대표가 세몰이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야권을 이끄는 베니 간츠 대표는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이스라엘방위군(IDF) 참모총장을 지냈는데요. 2012년과 2014년 가자지구 전투를 지휘하면서, ‘전쟁 영웅’으로 추앙 받았습니다. 지난해 말 정계에 뛰어들기 전까지, 정치 경험은 없는데요. 하지만, 정치권에서 새 얼굴이고, 70세인 네타냐후 총리보다 10살이나 어리다는 참신한 이미지로 지지도를 끌어올렸습니다. 게다가, 네타냐후 총리가 최근 몇 년간 각종 비리 혐의로 지지를 잃으면서, 간츠 대표가 주장하는 ‘부패 척결’ 구호가 힘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와 리쿠드당, 그리고 여기 맞서는 간츠 대표와 청백동맹, 정책적으로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기자) 대외 관계 중심으로 살펴보면요. 네타냐후 총리 측은 ‘강경 반아랍주의’, 간츠 대표 측은 ‘온건 협상주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와 리쿠드당은,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웨스트뱅크)에서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하자는 쪽이고요. 적대관계인 이란도 더 압박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간츠 대표와 청백동맹은 정착촌을 무분별하게 늘리는 데 반대하고 있고요. 이란에 대한 군사적 타격 주장에도 선을 그어왔습니다.

진행자) 미국과의 관계는 어떤가요?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네타냐후 정부 입장에 꾸준히 힘을 실어줬습니다. 지난 2017년, 국제 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랜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했고요. 지난달에는 골란고원도 이스라엘 영토라고 선언했습니다. 또한, 미국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고 제재를 복원한 것도, 네타냐후 정권과 긴밀한 협력 속에 진행된 것으로 일부 언론은 파악합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 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총선 득표에 도움이 되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총선을 얼마 앞둔 지난달 말, 상징적인 장면이 있었는데요. 네타냐후 총리가 워싱턴에 와서 지켜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골란고원 영유권 인정 문서에 서명한 것입니다. 네타냐후 총리의 선거운동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주요 언론이 평가했는데요.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간츠 대표는 미국과 협력은 하되, 트럼프 행정부뿐 아니라 야당인 민주당과도 활발히 교류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그럼, 리쿠드당이나 청백동맹 중에서 표를 많이 얻는 쪽에서 총리가 나오는 건가요?

기자) 반드시 그렇진 않고요. 양쪽 모두 과반이 어려울 전망이라, 연립정부를 꾸려야 됩니다. 어느 쪽에서 지지 정파들을 폭넓게 끌어모을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요. 총선 직후, 상징적 국가 원수인 대통령이, 연정 가능성이 높은 정파의 대표자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정부 구성 권한을 줍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