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년 만의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최소 2박 3일 간 블라디보스토크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이연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현지 시간으로 24일 오후 6시께 북-러 정상회담이 열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전용열차에서 내려 기다리던 러시아 관계자들과 악수한 뒤 이들의 안내를 받으며 역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어 역사 밖으로 나온 김 위원장은 역 앞에 도열한 러시아 군악대 앞까지 걸어갔습니다.
러시아 군악대는 북한 국가를 연주했고, 김 위원장은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모자를 벗고 오른손을 가슴에 올렸습니다.
이후 김 위원장은 의장대를 지나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 등 역에서 기다리던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과 인사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역에서 15분가량 머문 뒤 곧바로 전용차량 편으로 북-러 정상회담이 열릴 연방극동대학으로 이동했습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새벽 전용열차를 타고 북한에서 출발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이날 새벽 전용열차로 출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김평해 오수용 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리영길 군 총참모장 등이 동행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탑승한 전용열차는 현지 시간으로 24일 오전 10시 30분께 북한의 라진과 맞닿은 러시아 국경 도시 하산에 도착했습니다.
러시아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두만강 철교를 넘어 하산 역으로 들어선 뒤 정차했습니다.
하산 역에서는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극동개발부 장관과 올렉 코줴먀코 연해주 주지사,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주재 대사 등 러시아 측 인사들이 김 위원장을 맞았습니다.
하산 역에서 진행된 환영식에서 김 위원장은 러시아 전통에 따라 '귀한 손님'에게 제공되는 ‘빵과 소금’ 꽃다발을 건네 받았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김 위원장이 하산 도착 후 러시아 국영TV 채널 ‘로시야’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지역정세를 안정적으로 유지 관리하고 공동으로 조정해 나가는 데서 매우 유익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연해주 정부는 공식 홈페이지에 이날 행사 사진을 게시하면서, 김 위원장이 “러시아에 와서 기쁘다”며, 이번 방문이 좋은 기억이 되길 바란다는 코즐로프 극동개발부 장관의 말에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코줴먀코 주지사 등과 간단히 회동하고 하산에 위치한 ‘러시아-조선 우호의 집’ (김일성의 집)을 방문한 뒤 곧바로 우수리스크를 거쳐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이번 정상회담은 8년 만에 처음입니다.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11년 시베리아 부랴티야공화국 수도 울란우데를 방문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