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국 추가 관세를 전격 예고한 가운데 중국 협상단이 예정대로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협상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터키 선관위가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를 결정하면서 야권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교도소에 수감됐던 로이터 통신 기자 2명이 전격 석방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 무역협상단이 예정대로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단이 9일과 10일 워싱턴을 방문한다고 중국 상무부가 7일 발표했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그러나 이번 협상의 최우선 의제 등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에도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대표단을 이끌고 오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지금까지 미국과의 협상에 나섰던 류허 부총리가 이번에도 중국 협상단을 이끌고 워싱턴을 방문한다고 확인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 인상을 전격 예고하자, 주요 매체들은 중국 관리들을 인용해, 중국 협상단의 방미 일정이 연기되거나, 아예 취소될 수도 있다고 전했고요. 또 류허 부총리가 방미협상단을 이끌지도 미지수라는 보도들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오는 10일 부터 현행 10% 관세를 매기고 있는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로 올리고, 또 지금까지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3천25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대해서도 25% 관세를 새로 매기겠다고 5일,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중국이 재협상을 시도하면서 양측의 협상이 너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인 6일에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해마다 대중국 무역으로 5천억 달러를 손해본다고 불만을 표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이 예정대로 미국에 와서 추가 협상을 하기로 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요 매체들은 중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인상 발표에 최대한 맞대응을 자제하고, 계속 대화를 이어가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는데요.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7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문제를 회피하지 않으며 협상에 진지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관세를 추가하는 것은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양측의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보도들이 힘을 얻었는데요. 지금으로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함께 대중국 협상 전면에 나섰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예고가 실제로 이행될 수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6일 기자들에게, 지금은 협상이 결렬되지 않고 있지만, 만일 10일까지 합의가 타결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이렇게 다시 강경하게 돌아선 이유가 뭘까요?
기자) 중국이 전에 했던 약속을 저버렸다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말했습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강경파로 알려졌는데요. 미·중 무역 갈등은 근본적으로 중국의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지난주 중국이 실질적인 합의 이행을 위한 법 장치를 마련하기로 한 약속을 어겼다면서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대중국 무역협상의 한 축이죠. 므누신 장관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므누신 장관은 라이트하이저 대표보다는 온건한 편입니다만, 지난 주말에 걸쳐 '새로운 정보'로 인해 협상이 후퇴하고 있다고 확인했는데요. 므누신 장관은 더 자세한 말은 하지 않고, 당초 미국 정부는 이번 주 협상을 종결짓기를 원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새로운 정보'라는 게 뭘 의미하는 걸까요?
기자) 로이터 통신과 블룸버그 등 주요 매체들은 중국이 기술 이전 강요 금지 등을 법제화하겠다는 기존의 합의를 어기고, 그 대신 규제나 행정 조치를 하는 것을 원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5일 트위터에 적은 "중국이 재협상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은 이같은 상황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당초 이번 워싱턴 회담이 양측의 마지막 협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일 베이징 회담에 이어, 이번 주 워싱턴 회담을 끝으로 1년 가까이 이어진 미·중 무역전쟁이 종료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경고 속에 진행될 이번 워싱턴 협상이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터키 최대 도시죠. 이스탄불시가 시장 선거를 다시 치르게 됐다고요.
기자) 네, 터키 최고선거관리위원회(YSK)가 6일, 최근 치러진 이스탄불 시장 선거 결과를 무효로 하고 재선거를 결정했습니다. 11명으로 구성된 터키 선관위는 이날 찬성 7, 반대 4로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선관위가 왜 이런 결정을 내린 겁니까?
기자) 지난 3월 말 치러진 선거에서 부정사례가 여러 건 있었다는 겁니다. 터키는 지난 3월 31일, 전국적으로 지방선거를 치렀는데요. 이스탄불시에서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내세운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와, 야당인 공화인민당(CHP) 후보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가 접전을 벌였는데요. 0.25%P, 매우 근소한 표차로 이마모을루 후보가 이겼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집권당이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의개발당은 최고 선관위에 이의를 제기하며 선거 결과 불복 심사를 요청했고요. 선관위는 그간 심사를 거쳐 6일 그 결과를 발표한 겁니다. 에르도안 대통령 측은 터키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선관위의 결정을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에르도안 대통령도 직접 나서서, 이스탄불 시장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한다고 요구해왔죠.
기자) 네, 이스탄불에서 지난 4일 열린 산업인 협회 신청사 개관식 연설에서도, 시민들의 요구가 많다며 재선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이스탄불은 터키 최대 도시기도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에게는 정치적 고향으로서 상징적인 의미가 큰 곳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스탄불 시장도 역임했죠?
기자) 맞습니다. 1994년, 당시 정치 신인이었던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스탄불 시장에 당선되면서, 터키 정치권의 핵심 인물로 부상할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선관위의 재선거 결정에 야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신임 시장은 시장에 취임한 지 20일도 채 안 돼, 6일 당선증이 취소됐는데요. 선관위의 재선거 결정이 내려진 후 이스탄불 시내에 나와, 당국의 결정에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진행자) 재선거 날짜는 정해졌습니까?
기자) 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재선거는 6월 23일로 잡혔습니다. 이마모을루 시장이 속한 공화인민당은 이번 결정은 국민의 뜻을 뒤집는 것이며, 법과 민주주의에 위배되는 명백한 독재라고 규탄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그때까지 이스탄불 시장직은 공석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알리 예리카야 현 이스탄불 주지사가 재선거 때까지 시장 대행으로 임명됐습니다.
진행자)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이스탄불 시내 곳곳에서 선관위의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수백 명의 시위자들은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리고 반정부 구호를 외쳤는데요. BBC 등 주요 외신들은 시위대는 선관위가 에르도안 대통령의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얀마 교도소에 수감됐던 ‘로이터’ 통신 기자 2명이 전격 석방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군 외곽의 교도소에 1년 넘게 갇혀 있던 '와 론'기자와 '초 소에 우' 기자가 7일 대통령 사면으로 석방됐습니다. 윈 민트 미얀마 대통령은 지난 4월 17일 미얀마 새해를 기해 수천 명에 대한 특별 사면을 단행했는데요. 두 기자 역시 이번에 사면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이 두 기자가 1년 넘게 수감돼 있었다지요?
기자) 네, 무려 500일이 넘습니다. 오랜만에 자유의 몸이 된 두 기자는 이날 교도소에서 걸어 나오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손을 흔들며 기쁨을 나눴습니다. 와 론 기자는 동료 기자들에게 절대 취재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빨리 편집국에 돌아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로이터 통신 소속인 두 기자가 왜 미얀마 교도소에 갇혀 있었던 겁니까?
기자) 로힝야 난민을 취재하다가 공직비밀법 위반으로 체포됐습니다. 두 기자는 지난 2017년 12월 체포됐고요. 지난해 9월에 기소된 뒤 재판에 넘겨져 징역 7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습니다.
진행자) 로힝야 난민이라면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주로 미얀마 라카인주에 모여 사는데요. 미얀마군의 탄압으로 수많은 사람이 살해되거나 이웃 나라로 피신해 난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17년엔 미얀마군이 ‘테러 척결’을 이유로 로힝야족을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민간인에 대한 살인과 고문, 방화, 성폭력이 이어졌는데요. 이 두 기자는 가해자들과 목격자, 피해자 가족들의 증언을 통해 국제사회에 참상을 알려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얀마 정부는 이들이 범법행위를 한 것으로 본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가 안보에 해가 되는 비밀문서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두 기자는 취재 과정 중 가진 저녁 식사 자리에서 경찰 관리가 문서를 건네줬고, 이를 받은 직후 체포됐다며, 함정 수사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미얀마 대법원 역시 이들 기자에 대한 징역형을 확정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2주 전 미얀마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두 기자에게 문서를 건넨 경찰관 역시 식사 자리에서의 만남은 두 기자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함이었다고 폭로했지만, 법원은 이를 무시하고 징역 7년을 확정지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결국 대통령 사면으로 석방됐는데, 두 기자가 교도소에 있는 동안 큰 상도 받았죠?
기자) 네, 와 론 기자와 초 소우 에 기자는 로힝야족 학살 사건을 취재 보도한 공로로 지난달 미국 언론 분야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퓰리처상의 국제보도 부문 상을 받았습니다. 국제사회는 그동안 와 론 기자와 초 소에 우 기자를 석방하라고 요구해 왔는데요. 미얀마 정부가 두 사람을 체포한 뒤 미얀마의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오랜 군부 정권을 종식하고 민주화를 추진해오던 미얀마 정부에 대한 첫 번째 시험대라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두 기자의 석방과 관련한 국제사회 반응을 살펴볼까요?
기자) 우선, 두 기자의 소속 기관인 로이터 통신의 스티븐 애들러 편집국장은 성명을 내고 “511일 전 체포된 이후, 그들은 전 세계에 언론자유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상징이 돼왔다며 그들의 복귀를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의 미얀마 인도주의 조정관 역시 성명을 발표하고 기자들의 석방을 환영한다며 이번 조처는 언론 자유 신장을 위한 도약이자 민주주의로 전환하겠다는 미얀마 정부의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미국은 그동안 두 기자의 석방을 계속 촉구해 왔는데요. 미얀마 현지 미국 대사관은 두 기자가 석방된 것을 환영한다며 이들이 가족들과 재회하게 된 것이 기쁘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