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동서남북] 트럼프 6월 방한 “대북 메시지 주목”

  • 최원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월 하순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미-한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울에 어떤 대북 메시지를 들고 올지, 또 이를 계기로 미-북 대화가 재개될지 주목되는데요.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과 북한의 교착 국면은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이후 바로 시작됐습니다.

북한의 수뇌부는 3월 15일 평양에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을 통해 핵, 미사일 실험 가능성을 시사하며 자신들의 불편한 심정을 밝혔습니다. 최선희 부상입니다.

[녹취: 최선희] ”명백히 하건대, 지금과 같은 미국의 강도적 입장은 사태를 위험하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 최고 지도부가 곧 자기 결심을 명백히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월12일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올해 말까지 한번 더 미-북 정상회담을 가질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중방]”미국이 옳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우리로서도 한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습니다. 어쨌든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지만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입니다.”

북한의 이런 최후 통첩성 발언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화적힌 제스처를 보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15일 북한의 태양절을 기해 김정은 위원장의 할아버지(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축하하며 사진과 친서를 보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또다른 유화적인 신호를 보냈습니다.

당시 미 재무부는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주장에 따라 4월 21일 대북 제재를 위반한 중국 선박 회사 2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의외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22일 인터넷 트위터를 통해 자신과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는 좋다며 대북 제재를 철회한다고 발표한 겁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완전히 비핵화를 할때까지 대북 제재를 풀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11일 워싱턴에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대북 추가 제재를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제재는 그대로 있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This isn’t right time..Sout Korea doing certain help foods."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추진해온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서도 “지금은 적기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5월 들어 두차례 무력시위를 벌였습니다. 북한은 4일 강원도 원산 근처에서 미사일을 발사한데 이어9일 평안북도 구성에서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그러면서 이는 정상적인 군사훈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그 누구를 겨냥한 것이 아닌 정상적인 군사 훈련의 일환으로서 지역 정세를 격화시킨 것도 없다.”

북한은 이 것이 누구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시차를 두고 조금씩 다른 반응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 13시간만인 4일 오전 인터넷 트위터에 글을 올려 “아주 흥미로운 이 세상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의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를 방해하거나 끝내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내가 그와 함께 한다는 것을 알고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 하지 않으며, 합의는 성사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로부터 닷새 뒤에 북한이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전보다는 다소 강경해진 입장을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아무도 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상황을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트럼프 대통령] “Well, we're looking at it very seriously right now. They were smaller missiles, short range missiles. Nobody's happy about it but we're taking a good look and we'll see, we'll see.”

그 다음날인 10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로 화가 나거나 실망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며 “그것들은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를 신뢰위반으로 보지 않으며 어느 시점엔 그럴 수 있겠지만 현 시점엔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6월하순 서울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입니다.

[녹취: 고민정]”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트럼프 미 대통령은 6월 하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방한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 외교경로를 통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한미동맹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꽉 막힌 한반도 정세를 풀수 있는 계기가 될 수있다고 말합니다.트럼프 대통령은 6월28일-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G20)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한반도 주변국 정상들과 만나 북한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노력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진전될지 여부도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15일 청와대에서 장소와 형식과 상관없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녹취: 문재인] “북한의 형편이 되는 대로 장소와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남과 북이 마주 앉아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넘어서는 진전된 결실을 맺을 방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나도록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 제의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관측통들은 평양의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방한과 관련 2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말합니다.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앞서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등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미-북 비핵화 협상에 대한 메시지를 보내는 겁니다. 그러면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이것이 3차 미-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국가전략연구원의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앞서 4차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김정은도 문대통령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대로 미국을 변화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사전에 문대통령을 만나서 트럼프에게 전달해 트럼프 입장을 조절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또 다른 선택지는 김정은 위원장이 미-한 정상회담의 결과를 지켜 본 후 자신의 입장을 정하는 겁니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울에서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한다면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자신들이 언급한 ‘새로운 길’로 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울에 들고 올 대북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번 하노이 정상회담때 보다 유연한 대북 입장을 밝힌다면 이를 계기로 미-북 대화의 물꼬를 틀 수있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 워싱턴의 원로 전문가인 래리 닉시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영변 핵시설 폐기를 대가로 전면적인 제재 해제 대신 소규모 제재 해제를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닉시] "Trump admin could offer counter proposal over Youngnyun…"

동시에 북한도 정세를 풀려면 핵신고와 비핵화 시간표 등 하노이 정상회담 때보다는 진전된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적어도 로드맵에 합의하고 비핵화 진정성을 보여주고, 포괄적인 합의와 이행은 단계화 해서 부분적인 제재 해제와 가시적 비핵화와 함께 그런 안을, 하노이보다 진전된 방안을 준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겠죠.”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으로 하노이 정상회담이후 표류하던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계기가 마련될 전망입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