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주재 미국대사를 역임한 미국의 전직 고위 외교당국자들은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원하면서도 정권 교체에는 거부감을 갖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핵이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부추길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지만 역내 안정에 우선 순위를 두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김카니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은 북한의 핵 보유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스테이플턴 로이 전 중국주재 미국대사가 지적했습니다.
[녹취: 로이 전 대사] “China’s interest in North Korea is not identical to ours. But it does share the goal of denuclearization because it clearly sees the proliferation risks that North Korea having nuclear weapons poses, in terms of Japan and South Korea feeling they have the need to have nuclear weapons.”
로이 전 대사는 20일 워싱턴의 우드로윌슨 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은 핵 확산 위험 때문에 중국은 이해 관계가 다른 미국과 북한 비핵화 목표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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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스턴 로드 전 중국주재 미국 대사도 역내 핵 확산 우려를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반대하는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았습니다.
[녹취: 로드 전 대사] “China does not want North Korea to have nuclear weapons on their border of encourage other countries to get nuclear weapons.”
중국은 국경을 접한 북한이 핵무기를 갖거나 다른 나라들의 핵 보유를 부추기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로드 전 대사는 그러나 중국의 우선 순위는 핵무기 보다 안정이라며, 중국이 북한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는 건 이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드 전 대사] “But they are also worried about stability and they don’t’ want regime change. So they put that above nuclear weapons.”
로이 대사는 이 부분에 대한 미국의 이해가 부족하다면서, 중국이 미국과 상의하지 않은 채 체제 전복이나 군사 개입 등을 통해 멕시코 정권을 교체하려는 상황을 상상해보라고 반문했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 문제를 다룰 때 절대적으로 필요한 핵심 요인이며, 전략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선 미국과의 견해 일치 여부와 관계없이 중국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고 그들과 협조해야 한다고 로이 전 대사는 강조했습니다.
[녹취: 로이 전 대사] “Imagine a situation where China wants to bring regime change in Mexico and pursues a policy of not consulting the U.S. on the implications of either through subversion or military intervention taking actions that would have that effect.”
로드 대사도 중국의 정당한 안보 우려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그들이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대북 압박과 제재를 강화하고 이를 준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미국이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면서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보지 않는 만큼, 미국과 중국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북한이 핵을 보유한 상황 속에서 안정을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중국과 최대한 긍정적인 관계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로드 전 대사는 중국이 북한 문제를 미국과의 무역 전쟁과 분리해서 다룰 것이라며, 중국은 핵무기 문제든 국경 안정 문제든 자국의 이해에 따른 자체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