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함’을 강조하는 미-북 정상 간 관계가 성과를 내려면 구체적인 실무협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전 미국 외교 당국자들이 밝혔습니다. 현재의 교착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선 정상 간 좋은 관계를 넘어 세부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미-북 정상 간 “매우 독특한”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며, 미약해진 협상 국면 속에서 이런 관계는 더욱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I think that’s a key to resolution. The key to permitting both countries to get on a path to resolving the issues, we need meetings, we need roadmap.”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2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친밀함을 강조하는 것이 협상 진전을 가로막는다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두 정상의 관계가 비핵화 로드맵 마련과 그런 여정으로 나아가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두 정상의 이런 관계가 효력을 발휘하려면 현재의 ‘탑다운’ 방식이 성과를 내야 한다며, 협상팀이 실제로 비핵화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It’s imperative that we actually have the negotiators working the complex issues. We have top down diplomacy, it’s unique, we didn’t have it in the past, but it has to have an accomplishment.”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국 대사는 미-북 정상 간 좋은 관계가 해가 되진 않겠지만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선 세부 논의를 건너뛰고 개인적 ‘케미스트리’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버시바우 전 대사] “You can’t bypass the details and count on personal chemistry to achieve a breakthrough. I think that’s the lesson for both Singapore and Hanoi.”
또한 이런 점은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 열린 1,2차 미-북 정상회담의 교훈이기도 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관계만을 강조하며 또 다른 정상회담을 고려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북한의 ‘불균형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건 현명했다면서도, 미-북 협상의 교착을 타개하기 위해선 ‘빅딜’ 만이 유일한 해법인지 재평가할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버시바우 전 대사] “The president was fortunately smart enough to walk away from an unbalanced deal that was being offered by North Korea. But no I think US government needs to reassess whether the big deal is the only possible way.”
김정은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발언이 두 나라 간 실무협상 재개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VOA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태도가 북한을 오직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만 원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이 미국의 실무 협상 요청에 응하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일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It appears that North Korea wants to directly talk with Trump. And all of his advisors tell Trump that “Don’t have 3rd summit meeting unless there’s something that can be announced. So that maybe it is the part of the reason why the negotiation is stalled.”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진 모두 뭔가 발표할 수 있는 게 없다면 북한과의 3차 정상회담을 갖지 말 것을 조언하고 있다며, 이를 협상이 지연되는 이유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