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북 핵 협상 지장 안 줘…‘북한 카드’로 미 자극 안 할 것”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지난해 11월 워싱턴 국무부에서 열린 미-중 외교안보대화에서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고조되는 미-중 간 무역갈등이 북한 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중국도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는 데다 북한을 미국 압박 카드로 사용하는 모험은 자제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의 진단을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라이언 해스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미-중 관계를 더욱 자극하고, 미국의 태도에 영향을 주기 위해 북한을 지렛대로 삼는 것은 중국으로선 위험한 전제라고 밝혔습니다.

라이언 해스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

[녹취: 해스 연구원] “For the Chinese, adding more irritants into the relationship and using North Korea as a lever to influence attitudes in the United States is a dangerous proposition for them.”

2013년~2017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중국 담당 국장을 지낸 해스 연구원은 VOA에,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당국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중국이 힘과 결의를 미국에 과시하려 하겠지만, 긴장은 고조시키길 원하지 않고 양국관계를 관리하고 싶어한다는 설명입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이런 이유 때문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도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시 주석이 한국보다 북한을 먼저 방문하려 하겠지만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녹취:스나이더 연구원] “He has to go to North Korea first before he can go to South Korea. And the timing for that kind of meeting isn’t quite right. Frankly, President Xi, I think doesn’t want to meet with Chairman Kim at a time when the trade tensions with the US are so high because he doesn’t want to give the impression that he’s using the North Korea issue as part of that negotiation.”

이어 시 주석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북한 문제를 협상에 활용한다는 인상을 주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동시에 북한 문제 협력 과정에서 중국의 집중도 역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과 중국 모두 양국관계에서 무역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만큼 북한 문제는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해스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양국 간 우선순위 가운데 한가지에만 집중하는 양상을 보여왔다며, 두 나라 모두 정상이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탑다운’ 체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두 나라가 무역에 집중하면서 북한 문제에 대한 정책 조율 또한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스테이플턴 로이 전 중국주재 미국대사.

스테이플턴 로이 전 중국주재 미국대사는 중국 또한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지만, 두 나라가 격한 분쟁을 겪을 경우 중국의 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로이 전 대사] “China supports th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Just the way the US does. But clearly, if the US and China are having a bitter dispute, it can affect Chinese attitudes. But I don’t think would be decisive.”

중국은 미국과의 여러 현안들을 분리해서 대응하는 듯 하지만 누구든 화가 나면 협조를 꺼리는 법이고, 중국 역시 미국에 북한 문제와 관련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주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입니다.

로이 전 대사는 그런 변화가 결정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미-북 비핵화 협상이 결렬돼 미국이 대북 제재를 강화하려 할 경우 중국이 선뜻 동참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