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비치 총기 난사 사건…국방부, 백악관에 "군 '정치화' 말아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버지니아주 버지니아비치시 청사 입구.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동부 버지니아비치시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한편 사살된 용의자는 시청 직원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축함 존 매케인함이 논란이 된 가운데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장관 대행이 군을 정치화하지 말라는 뜻을 백악관 측에 전달했습니다. 텍사스주 엘파소 지역 불법월경자 수용소에 너무 많은 사람이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연방 정부 보고서가 나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주에 미국 동부 버지니아비치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는데, 주말이 지나도록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죠?

기자) 네. 아직 많은 사람이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인데요. 지난 5월 31일 버지니아비치시 청사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모두 1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습니다.

진행자) 버지니아비치시는 버지니아주 남부에 있는 곳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곳은 바다가 좋아서 관광지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용의자는 이날 오후 4시경부터 총을 쏘기 시작했는데요. 사망자 가운데 1명은 청사 밖 차 안에서 발견됐고요. 나머지 희생자들은 모두 건물 안에 있었는데요. 사망자 12명 가운데 11명이 시청 직원이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 신원은 밝혀졌습니까?

기자) 네. 올해 40세인 드웨인 크래덕 씨입니다. 크래덕 씨는 버지니아비치시 공공시설국에서 기술자로 15년을 일했습니다. 용의자는 군대에서 복무한 경력도 있다는데요. 언론들은 그가 이날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 전자우편으로 사직서를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크래덕 씨는 체포됐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현장에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가 사살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관 1명이 총에 맞았는데, 이 경관은 무사합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소음기와 대용량 탄창을 단 권총을 썼다는데요. 나중에 집에서 더 많은 무기가 나왔다고 합니다.

진행자) 용의자가 범행에 쓴 무기를 어떻게 산 건가요?

기자) 현지 당국은 용의자가 범죄 기록이 없고 합법적으로 무기를 구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 크래덕 씨가 동료 직원을 향해 총을 쏜 셈인데, 범행 동기는 밝혀졌습니까?

기자) 현재 조사 중입니다. 사망한 용의자가 시청 직원들을 겨냥한 것을 두고 직장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데이브 한센 버지니아비치 시장은 크래덕 씨가 부서 안에서 좋은 위치에 있었고 기록을 봐도 업무 성적이 만족스러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행실 문제도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사망자 가운데 관리자 2명이 포함됐는데요. 용의자의 직속 상관은 희생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번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서 어떤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 트위터에 글을 올렸습니다. 랄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 그리고 한센 시장과 통화하고 지역사회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연방 정부가 도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덤 주지사는 사건 당일 현장을 찾고 이번 사건이 말이 안 되는 폭력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사망한 용의자 크래덕 씨 가족도 희생자들을 애도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가장 최근에 미국 안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희생자가 많이 났던 게 언제였죠?

기자) 지난해 11월에 서부 캘리포니아주 사우전옥스시에 있는 한 술집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나서 모두 12명이 사망했습니다. 용의자가 정신병력이 있는 퇴역 해병이었는데, 범행을 저지르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관 1명도 총상으로 사망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도 이런 총기 폭력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것 같군요?

기자) 총기 사건 감시단체인 ‘총기폭력아카이브(Gun Violence Archive)’가 집계한 것을 보면 올해 들어 6월 2일까지 2만2천400건 넘게 발생해 약 5천900명이 사망하고 1만1천여 명이 다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한편 총기 폭력 가운데 총기 난사 사건은 156건이라고 합니다.

일본 요코스카항에 정박해 있는 구축함 존 매케인함.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일본에 있는 미 해군 구축함 존 매케인함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미 국방부가 군을 정치화하지 말라고 요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방부는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이 비서실장으로 하여금 백악관 측에 국방부가 정치화하지 않을 것이란 뜻을 전달했다고 2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떻게 된 일입니까?

기자) 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죠? 그런데 이 기간 미 해군 기지가 있는 요코스카항에 방문하는 일정이 있었는데, 백악관 쪽에서 태평양 전역을 관리하는 7함대 쪽에 요코스카항에 있는 구축함 존 매케인함이 보이지 않도록 옮기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습니다. 이 사실은 미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이 가장 먼저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매케인함을 눈에 보이지 않게 하라는 이유가 뭔가요? 지난해 세상을 떠난 존 매케인 상원의원 때문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 매케인 상원의원하고 불편한 관계였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매케인 의원 이름이 붙은 배를 보면 언짢아할 것을 고려해서 배를 보이지 않게 하려 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래서 군을 정치화하지 말라는 말이 나왔군요? 그런데 고 매케인 상원의원은 해군 출신이었죠?

기자) 네. 베트남전 영웅인 매케인 의원은 해군 조종사였습니다. 또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해군 장성이었는데요. 해군에 복무한 매케인 집안 3대를 기리기 위해서 최신형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유도 구축함 1척에 존 매케인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진행자) 매케인함을 치우라는 백악관 지시가 이행됐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섀너핸 대행은 이런 지시가 나갔는지 몰랐고 지시가 집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섀너핸 장관 대행은 한국으로 가는 도중 기자들에게 군을 정치화할 여지가 없고 국방부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 직접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존 매케인함은 다른 구축함 1척과 함께 별도 행사를 위해서 요코스카항에 있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백악관 쪽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믹 멀베이니 대통령 비서실장 대행이 2일 미 NBC 방송 회견에서 백악관에서 누군가 그런 요청을 한 게 맞는데, 그런 요청을 할 만 했고, 이와 관련해서 누군가 해고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말을 했나요?

기자) 자신이 지시하지도 않았고 그런 지시가 나갔는지도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런 지시에 나쁜 의도가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어찌 됐건 자신은 매케인 의원을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매케인 의원 측에서도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아직 없습니다. 섀너핸 장관 대행은 해당 사실이 보도된 뒤에 매케인 의원 부인과 통화했다고 전했는데요. 구체적인 통화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매케인 의원의 딸인 메건 매케인 씨는 처음 관련 보도가 나온 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9개월이 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버지가 편안하게 잠들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미국 뉴멕시코주 아티저의 이민자 가족 수용 시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불법월경자 수용소의 과밀 문제를 지적하는 정부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네. 연방 국토안보부 감찰실이 최근 케빈 매컬리넌 장관 대행에게 보고서를 제출했는데요. 이 보고서에 ‘경보-엘파소 델노르테 수용소의 과밀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진행자) 국토안보부 감찰실이 멕시코 국경 지역 수용소 실태를 조사했던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토안보부 감찰실이 지난 5월 초에 텍사스 엘파소 지역과 인근 뉴멕시코주에 있는 세관국경보호국(CBP) 시설 몇 곳을 불시에 점검했습니다. 보고서는 그 결과, 성인들을 수용하는 엘파소 델노르테 처리 센터에서 심각한 문제를 발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가 과밀 문제를 지적했다고 했는데, 시설 안에 사람이 너무 많다는 말이죠?

기자) 맞습니다. 이것에서 최대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원래 125명인데, 5월 7일에는 750여 명, 그리고 8일에는 900명이 있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적정 인원을 훨씬 초과하는 수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가 구체적인 몇몇 사례를 제시했는데요. 12명이 최대 인원인 한 방에 76명, 8명이 최대인 방에 41명, 그리고 35명이 적정인 방에 155명이 수용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방을 찍은 사진을 공개했는데, 사진을 보니까 정말 방안이 발 디딜 틈도 없이 꽉 차 있었습니다. 보고서는 또 건물 안이 아니라 주차장에도 사람들이 있는 것을 봤다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CBP 측은 이제 주차장에 있는 사람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해당 시설이 이렇게 과밀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남부 국경을 넘다 잡힌 사람이 많아서 그런 걸 텐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잡힌 건가요?

기자) 네. CBP 집계를 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엘파소 구역에서만 약 9만8천 명이 잡혔습니다. 이건 전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619%가 늘어난 수치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제한된 구역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모여있으면 위생이나 안전 등에 문제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보고서도 바로 그 점을 지적했습니다. 너무 사람이 많으니까 특히 몸을 씻거나 옷을 갈아입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그래서 수용소에 들어올 때 입었던 더러운 옷을 며칠이나 심지어 몇 주 동안 입는 사람도 있다는데요. 그런가 하면 시설이 방이 너무 좁아서 화장실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다른 사람들이 화장실 쓰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수용자들 사이에 다툼도 많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수용자들뿐만 아니라 시설을 관리하는 직원들도 어려움이 많겠군요?

기자) 네, 수용소에서 일하는 직원 가운데 아픈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보고서는 점증하는 압박감이 직원들 사생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는데요. 해당 시설 과밀 문제를 완화할 조처를 즉각 취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 국토안보부 쪽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CBP가 엘파소에 500명을 수용하는 텐트를 세웠고 7월 31일까지 800명을 추가로 수용할 텐트를 세우겠다고 국토안보부는 회신했습니다. 국토안보부는 또 엘파소 지역에 18개월 안에 1천800명을 수용할 영구적인 시설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네. 민주당 소속인 베니 톰슨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이 보고서가 트럼프 행정부가 국경에 발생하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다루는데 완전하게 실패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민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측은 보고서 권고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