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경제 지원 앞서 임금 지불 투명화 등 전제조건 필요”

4일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한미경제연구소에서 '2019 한반도의 안보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북한 경제 전문가들은 남북 경협이 가능해진다 해도, 실제 북한경제 발전을 이루려면 반드시 관철해야 할 전제조건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권 증진, 투명한 임금 지불체계, 국제통화기금 가입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은 북한의 임금 지불 절차가 투명해지지 않으면 아무리 한국이 도와준다 해도 북한의 실물 경제발전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스탠거론 국장은 4일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한미경제연구소에서 열린 ‘한반도 안보 과제’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녹취: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 “I think it’s clear. Workers need to be paid directly. There’s a lot of good reasons for this. It will help boost domestic economy of NK...”

개성공단을 포함해 앞으로 남북 경협이 이뤄지는 사업장에서는 북한 직원들이 직접 임금을 받아야 북한 내수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탠거론 국장은 현행 규정에도 개성공단 노동자들에게 직접 임금을 지불하라고 명시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개성공단에서 수출용 상품 보다 북한 주민이 구입할 수 있는 내수용 상품을 제조해야 개성공단을 북한 경제에 융합시키고 경제발전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정확한 경제 통계와 자료를 발표해야 외국 투자자들이 북한의 상황을 이해하고 알맞은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 “One of the key things to that is basically putting in place reforms for collection of data. Right now nobody can tell you what unemployment rate in NK really is.”

현재 자료로는 북한의 실업률조차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만큼, 자료 수집 단계부터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은 세계무역기구(WTO)와 국제통화기금(IMF)부터 가입해야 한다고 스탠거론 국장은 밝혔습니다.

함께 토론자로 나선 카일 페리어 한미경제연구소 학술국장은 무엇보다 인권 상황이 개선돼야 남북 경협 등 대북 투자가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카일 페리어 한미경제연구소 학술국장] “The termination requires releasing all political prisoners, including the citizens of NK detained in political prison camps. There is a very high bar the Congress has set on human rights for NK if US is to lift all of its sanctions...”

미 의회가 2016년 제정한 ‘북한 제재와 정책강화법’에 따르면 북한이 정치범 수용소를 철폐하는 등 획기적인 인권 개선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미국 정부는 대북 제재를 해제할 수 없도록 높은 기준을 세워놓았다는 설명입니다.

페리어 국장은 또 한국 정부가 “북한 경제를 발전시키면 인권 상황은 자연스레 개선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면서, 이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일 페리어 한미경제연구소 학술국장] “In order to advance the talks, you move forward with denuke and address other issues including human rights along the way. Then economic developments will up to improve 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NK. Again, this is not necessarily guaranteed.

대화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비핵화를 추진하면서 인권을 포함한 다른 문제는 미뤄두고, 경제발전이 자연스레 인권 상황을 개선해준다고 믿는 듯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다는 지적입니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제재에 관한 재량권이 큰 미 의회에서 일어나는 활동에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페리어 국장은 밝혔습니다.

공동 토론자로 참석한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불러들인 것은 대북 제재”였다면서, “앞으로도 북한을 협상테이블에 계속 붙들어둘 것도 제재”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