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멕시코 합의 놓고 혼란 가중...미 하원, 터키 S-400 도입 중단 촉구 결의안 가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인디애나폴리스 500 자동차 경주대회 우승팀 축하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멕시코 간에 공개하지 않은 추가 합의가 있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미국 연방 하원이 터키 정부의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의 도입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터키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차기 영국 총리를 뽑을 영국 보수당 대표 경선에 10명이 출사표를 던졌는데요. 이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멕시코 간 이민· 관세 합의를 둘러싸고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모양새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인터넷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멕시코와의 협상에서 공개하지 않은 합의 내용이 더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또 관세는 매우 유용한 협상 도구이고, 기업들이 미국으로 돌아오게 하는 강력한 방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10일)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도 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멕시코 정부는 부인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그런 합의가 있다면 왜 멕시코 정부가 이를 부인하느냐는 VOA 기자의 질문을 받았는데요. 멕시코 정부가 그리 오래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벌써 다 합의가 끝난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멕시코 정부는 의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하고, 받을 것이라며 "만약 승인받지 못한다면 우리는 관세 측면에서 생각해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은 또 다른 합의가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측 협상팀이 당분간 새 합의 내용의 구체적 조항을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며칠 새 트위터에 멕시코와 이민·안보 협정의 또 다른 매우 중요한 부분에 대해 서명하고 문서화했으며, 멕시코 의회의 표결이 필요하다는 요지의 글을 여러 개 올리면서 미국과 멕시코 합의를 적극 옹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멕시코 정부의 이야기도 들어보죠.

기자)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무장관이 10일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이민과 관련된 양국 간 비밀 합의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멕시코가 제안한 조처들이 성공할 것으로 믿지만 그렇지 않으면 다시 이런 협상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멕시코 정부는 상황을 지켜보며 후속 논의를 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네, 에브라르드 장관은 양국은 45일 뒤에 멕시코 정부의 노력으로 이민자 수가 얼마나 줄었는지 검토하고, 90일 후 이민자 수가 확실히 줄어들지 않으면 다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정부가 앞으로 미국산 농산물을 많이 수입할 것이다. 이런 발언도 했는데 이에 대한 멕시코 정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에 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양측의 합의문에 멕시코 정부가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늘리겠다고 약속하는 조항이 들어갔느냐는 질문에 에브라르드 장관은 이민 문제와 무역 문제는 별도라고만 답하고 구체적인 대답은 피했습니다.

진행자) 멕시코에서 의회 비준을 기다리는 사안이 있긴 하죠?

기자) 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0일 기자회견에서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이 멕시코 의회의 비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USMCA는 지난해 11월 세 나라 간에 체결돼 지금 의회의 비준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1주일 안에 의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비공개 합의에 대해서는 아무 설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도 미국과 멕시코 협상에 대해 이야기를 했군요?

기자) 네, 폼페오 장관이 10일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들에게 미국과 멕시코 현안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45일 안에 양국이 체결한 새로운 국경 보안 협상이 성과를 거두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또, 이번 합의가 새로울 것이 없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이는 이전에 양국이 맺은 합의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미공개 합의 사항이 `안전한 제3국` 지정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멕시코가 '안전한 제3국'으로 지정되면, 미국 망명을 희망하는 중남미 이민자들은 미국이 아니라 멕시코에서 망명 절차를 밟는 건데요. 미국 측에서는 오래전부터 멕시코에 이를 요청해왔지만 멕시코는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해왔습니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이와 관련해,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멕시코를 안전한 제3국으로 지정하길 원했지만 멕시코는 이를 연기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3월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시 그바르데이스크 마을 외곽 군 기지에 방공미사일 S-400이 배치돼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연방 하원이 터키 관련 결의안을 통과시켰군요.

기자) 네, 연방 하원이 10일 터키의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S-400 도입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미국-터키 동맹에 관한 우려 표명'이라는 제목의 이 결의안은 지난달 발의됐는데요. 하원 의원들은 이날 만장일치로 이를 가결했습니다.

진행자) 결의안 내용 어떤 것입니까?

기자) 터키는 이르면 오는 7월부터 러시아 첨단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 도입에 들어가는데요. 터키 정부에 S-400 구매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면서 만일 터키 정부가 도입을 강행하면 제재를 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왜 터키 정부의 러시아 S-400 방공미사일 시스템 도입을 우려하는 겁니까?

기자) 러시아의 S-400 방공미사일은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인데요.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과 전술탄도미사일은 물론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도 요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터키는 S-400은 물론 미국산 F-35 최신예 전투기 도입도 희망하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는 터키가 S-400과 F-35 전투기를 함께 운용하면 F-35의 기밀 정보가 러시아 측으로 유출되고 F-35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S-400 도입 중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이기도 한데요. 터키는 미국의 이런 요구를 거부하는 겁니까?

기자) 구매 조건이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S-400 방공 미사일 시스템 대신 미국의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시스템 도입을 권유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게 터키 정부의 설명입니다. 터키는 지난 2017년 12월 러시아와 S-400 미사일 4개 포대분을 25억 달러에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도 최근 S-400 인도 준비가 완료됐다고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주 러시아 국영 방산 기업인 '로스테흐' 측은 예정대로 터키에 S-400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미사일 구매 대금선금이 들어왔고 제품 생산도 완료됐다면서, 약 2개월 뒤부터 공급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터키의 S-400 도입에 대해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공군 기지에서 터키 조종사들이 F-35 전투기 조종 훈련을 받아왔는데요. 미국이 이들의 비행을 중단시켰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또 터키가 러시아와 체결한 S-400 도입 계약을 취소하지 않으면 훈련을 완전히 중단하고 이들을 추방하며, 터키 기업들과의 F-35 전투기 공동생산 계약도 파기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터키 정부는 미국 하원의 결의안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터키 외교부는 성명을 발표하고 터키의 외교 정책과 사법체계가 결의안의 불공정하고 근거 없는 주장으로 훼손됐다고 항의했습니다.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터키는 그래도 러시아 미사일 구매를 강행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주, 러시아와의 거래를 물리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영국 보수당 대표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힌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영국 집권 보수당의 당 대표 선출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군요.

기자) 네, 영국 집권 보수당이 테레사 메이 총리 후임을 뽑기 위한 당 대표 선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보수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정치인은 모두 10명으로 추려졌는데요. 보수당은 10일 밤, 당 대표 경선 입후보 등록을 마감하고 최종 10명의 후보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사람들이 출마했는지 좀 소개해주시죠.

기자) 현직에 있는 후보로는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과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 맷 핸콕 보건부 장관,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 등 5명이고요.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 앤드리아 레드섬 전 보수당 원내대표, 에스터 맥베이 전 고용연금부 장관, 마크 하퍼 전 제1 원내총무 등 보수당 내 여러 전·현직 정치인들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진행자) 당 대표 경선 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보수당 의원들은 이들 후보군에서 최종적으로 2명의 후보가 남을 때까지 앞으로 일련의 투표를 계속하게 됩니다. 그렇게 가려진 2명의 후보는 전체 보수당원들이 참여하는 투표를 통해 당락이 가려집니다.

진행자) 일정은 어떻게 잡혀졌습니까?

기자) 오는 13일 보수당 의원들의 첫 번째 투표가 있습니다. 여기서 득표수가 가장 적은 후보를 탈락시키는 작업을 하고요. 이어서 18일부터 20일까지 같은 방식으로 계속 투표를 해서 2명의 후보로 압축시킬 예정입니다. 6월 22일부터 최종 후보들의 선거 운동과 함께, 약 12만5천명에 달하는 전체 보수당원들의 우편 투표가 시작됩니다. 보수당은 그리고 7월 22일이 시작되는 주에 새 보수당 당 대표 선출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경선에서 이긴 최종 후보가 영국의 차기 총리가 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은 의회 정치이기 때문에 집권당 대표가 총리가 되는데요. 앞서 메이 총리는 의회에서 브렉시트(Brexit) 합의안이 잇따라 부결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7일 보수당 당 대표직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났고요. 후임자가 선출될 때까지 총리직을 수행합니다.

진행자) 후보가 10명이나 나왔으니 경쟁도 그만큼 치열하겠군요.

기자) 네, 후보들은 각기 공약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데요. 어떤 후보들은 다음 총선에서 보수당의 승리를 약속하는가 하면 또 다른 후보들은 브렉시트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등 벌써부터 뜨거운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주요 매체들은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과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등이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메이 총리가 조기 사퇴한 결정적 이유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문제 때문 아닙니까? 후보들의 브렉시트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군요.

기자)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과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은 대표적인 브렉시트 강경론자들로 메이 총리가 유럽연합과 합의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강력히 반대해왔습니다. 존슨 전 장관은 특히 합의안 내용을 고치지 않으면 영국이 유럽연합에 내기로 한 재정부담금을 내지 않겠다는 입장인데요. 존슨 전 장관은 브렉시트 지지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헌트 장관도 현직 외무장관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을 여러 차례 만났습니다.

진행자) 마이클 고브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원한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당시 고브 장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 측에 전화를 걸어 만남 의사를 타진했고, 만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브 장관은 후보군들 중에서는 비교적 뒤늦게 출마의사를 밝혔는데요. 20여 년 전, 마약의 한 종류인 코카인을 여러 차례 투약했다고 시인하면서 후보 사퇴를 요구받기도 했습니다. 고브 장관도 메이 총리의 안은 충분치 않다면서 더 나은 브렉시트안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존슨 후보와 고브 후보, 벌써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존슨 전 장관은 현재 공약의 하나로 연간 약 6만3천 달러 이상 소득자들에게 소득세를 감면해주겠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고브 장관은 존슨 전 장관의 공약은 세금과 복지 체계를 이용해 상대적으로 고소득자에 대한 감세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밖에 또 다른 유력 후보인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은 브렉시트 교착상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처럼 경험많은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고요.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은 자신이 영국의 EU 탈퇴를 확실히 보장할 수 있는 후보라고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이 브렉시트에 관한 성명을 발표했군요.

기자) 네, EU 집행위원회가 11일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브렉시트 합의안은 모든 EU 회원국의 승인을 받은 것이라면서, 새로운 영국 총리가 선출돼도 브렉시트 합의안 내용이 변경될 수는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