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시 주석, 방북 통해 대미 협상 지렛대 확보...제재 완화 신호로 작용할 수도”

지난 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주석이 만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에서 지렛대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대북 압박이 약화하는 본격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시진핑 주석의 방북 시점에 주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이 예고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직전 북한과 중국 최고지도자가 만난다는 데 의미를 부여한 겁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무역관계를 재정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문제가 두 나라의 협상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17일,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무역 갈등을 비롯한 양국의 광범위한 경쟁관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평양 방문을 결정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시 주석이 대북 영향력과 더불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끝내도록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했습니다.

카네기-칭화 글로벌정책센터의 자오 통 연구원은 이 신문에, “시진핑의 방북은 북 핵 문제, 특히 미-북 대화에 큰 문제가 생긴 상황에서 중국이 문제를 푸는 데 매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미국에 상기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문은 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이행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공영 라디오방송인 `NPR’도 중국이 북한의 최대 교역국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중국의 지원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과 유엔의 제재가 효과를 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대한 중국의 압박이 완화됐고,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 과정을 늦추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북-중 관계 개선은 중국의 대미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NPR’은 분석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시 주석이 평양 방문 중 비핵화 협상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핵 협상의 다음 단계에 대한 계획을 밝힐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청샤오허 중국 인민대 교수는 이런 상황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시 주석의 `아름다운 선물’로 묘사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각각 미국과의 무역과 비핵화 협상에서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가운데 만나게 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의 방북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제재가 약화될 수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습니다.

신문은 일부 전문가를 인용해, 시 주석의 방북은 중국이 현재의 제재 체제에 대해 점점 더 인내심을 잃고 있고, 아울러 미국을 대신해 대북 압박을 유지하기를 꺼려한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