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기로에 선 이란 핵 합의

이란 아라크에 있는 중수로 핵 시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 2015년 체결된 ‘이란 핵 합의(JCPOA)’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습니다. 미국이 지난 2018년 핵 합의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한 뒤 대이란 경제제재를 되살렸고, 이란이 이에 반발해 핵 합의 시행 일부를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란은 최근 3.67% 이하 농도의 우라늄을 핵 합의가 제한한 양 이상으로 농축했다고 발표했고, 유럽연합(EU)이 조만간 해결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3.67% 이상 농도의 우라늄 농축도 늘리겠다고 경고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 시간에는 갈림길에 선 ‘이란 핵 합의’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란 핵 합의란 무엇인가?”

이란 핵 합의는 이란의 핵 개발을 제한하고 감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됐습니다.

이란 핵 문제는 오랫동안 국제사회 현안이었습니다. 하지만, 장기간 협상 끝에 2015년 4월 이란과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그리고 독일 등이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 잠정 합의함으로써 일단락됐습니다.

2015년 7월 14일 당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JCPOA가 완전하게 타결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합의에 따라 이란은 2003년 이전을 포함한 모든 핵 활동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면 사찰을 수용했고, 군사 시설 특별 사찰과 이란 핵 과학자들 면담 조사도 받아들였습니다.

합의는 특히 이란이 가지고 있는 2만여 개에 달하는 원심분리기를 5천 개 수준으로 줄이고 농축 우라늄 비축량도 98% 줄이도록 규정했습니다. 또 향후 15년간 이란이 신규 핵시설을 건설하거나 재설계, 또는 용도 전환하지 않는다는 항목도 포함됐습니다.

다만, 이란은 경수로 원전에 들어가는 핵연료를 만드는데 필요한 정도의 우라늄 농축은 허용 받았습니다.

“핵 합의를 둘러싼 위기의 발단”

한동안 순조롭게 이행되는 것 같던 이란 핵 합의는 2017년 미국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장애물을 만났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후임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가 잘못됐다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한 뒤 이란이 핵 합의를 지키고 있는지 연방 의회에 확인해주는 것을 두 번이나 거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2017년 10월 새로운 대이란 정책을 발표하고 이란 핵 합의에 있는 ‘일몰조항(sunset clauses)’과 핵 합의가 이란 미사일 프로그램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연방 의회에 이런 문제점을 고쳐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지난 2018년 5월 8일 미국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대이란 경제제재 복원과 이란의 반발”

미국은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뒤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속속 복원했습니다.

미국은 독자 제재를 통해 이란의 원유 수출을 금지하고 이란이 국제금융 체제를 이용하는 것을 차단했습니다. 또 이란과 거래하는 기업과 기관을 제재하도록 했습니다.

미국의 제재 복원으로 최근 이란 경제는 환율과 물가가 폭등하는 등 심각하게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은 경제제재로 이란을 굴복시키고 재협상을 해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중동 지역 분쟁 개입까지 끝내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이란은 미국의 경제제재에 반발하며 재협상 요구를 단호하게 거부했습니다.

이란의 반발로 페르시아만에 위기가 고조되자 미국은 중동에 항모전단을 파견하고 병력을 추가로 배치했습니다.

“이란 핵 합의를 유지하려는 노력”

현재까지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핵 합의 서명국들은 모두 JCPOA를 유지해야 한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미국의 탈퇴에도 JCPOA를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란 측에는 핵 합의를 전면 이행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미국의 탈퇴와 이란의 반발로 위기가 고조되자 핵 합의에 서명한 EU 나라들과 이란은 협상 자리를 마련해 해결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EU는 이른바 '인스텍스(INSTEX)', 유럽과 이란의 교역을 전담하는 금융전문회사를 통해 유럽 기업들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우회하는 방안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논의 결과와 EU 대응이 만족스럽지 않고 올해 5월 미국의 경제제재가 한층 강화됐다는 이유를 들어 결국 핵 합의 이행 일부를 중단한다고 선언했습니다.

“핵 합의 이행을 둘러싼 이란의 압박”

이란은 핵 합의 이행 일부 중단 조처 가운데 하나로 먼저 우라늄 농축량을 늘림으로써 서명국들을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7월 1일 이란 국영 매체는 저농축 우라늄을 핵 합의가 제한한 300kg 이상 확보했다고 발표했고 IAEA도 이 보도를 확인했습니다. 이란이 농축량을 늘린 우라늄은 농도가 낮아 핵폭탄 원료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같은 날 EU가 이란의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고농도 우라늄 농축도 제한량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위협했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7월 7일까지 협정 당사국들이 미국의 제재로부터 이란의 이익을 지킬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3.67% 이상 농도의 우라늄을 농축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양을 늘렸다는 발표가 나오자 국제사회는 이란 정부에 핵 합의를 지키라고 강력하게 촉구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불을 가지고 논다고 비난했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EU 측에 제시한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기로에 선 이란 핵 합의의 운명이 주목됩니다.

뉴스 속 인물: 스테파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

새 백악관 대변인 선정된 스테파니 그리셤 영부인실 대변인.

최근 뉴스에서 화제가 됐던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이 시간 주인공은 스테파니 그리셤 미국 백악관 대변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근 판문점 회동에서 눈길을 끌었던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스테파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으로 그리셤 대변인이 두 정상의 회담장에 미국 취재진을 들여보내려고 북한 측 경호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방송됐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6월에 물러난 새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 후임인 그리셤 대변인은 올해 42세로 홍보 전문가입니다.

그는 지난 2015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진영에 합류하기 전 자기 회사를 만들기도 했고 몇몇 민간 회사와 기관에서 홍보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또 지난 2012년 대선에서는 공화당 밋 롬니 후보 진영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그리셤 대변인은 2016년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후보의 애리조나주 선거 활동에 관여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뒤 당시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보좌역으로 백악관 공보실에 들어갔고, 2017년 3월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대변인이 됐습니다.

그리셤 대변인은 영부인 대변인 시절 몇몇 구설에 오른 영부인을 위해 적극적인 방패막이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해 6월 텍사스주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을 방문할 때 등에 '나는 상관 안 한다, 당신은?'이라고 적힌 웃옷을 입었다가 구설에 오르자 "웃옷은 웃옷일 뿐"이라며 영부인을 옹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임 대변인 임명을 발표하면서 그리셤 대변인이 자신과 처음부터 함께 했고 아주 훌륭하다고 칭찬했습니다.

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기로에 선 이란 핵 합의’, 그리고 뉴스 속 인물로 스테파니 그리셤 신임 미국 백악관 대변인에 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