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북한 평양의 대표적인 식당 옥류관이 미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오는 가을에 열리는 한인축제에 참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해 4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찬행사를 가졌던 평양의 옥류관.
남북 정상이 나란히 앉아 평양냉면을 먹는 장면은 당시 화제를 모았습니다.
판문점 회담에서도 옥류관의 냉면이 등장하면서 북한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알려진 평양냉면은 다수의 미디어를 통해 소개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평양의 옥류관 측이 오는 9월에 미 서부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LA 한인축제에 참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A 한인축제는 한국의 문화와 음식 등을 소개하기 위해 지난 40여 년 동안 열려온 미주 한인사회의 행사입니다.
‘LA한인축제재단’ 사무총장을 맡고있는 김정섭 씨는 VOA에, 북한 평양에 있는 옥류관 측의 의사를 중국 내 브로커를 통해 전달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김정섭 사무총장] “6월 1일 웹메일을 통해서 북경의 한 브로커라는 분한테 이메일을 받았어요. 그 내용이 뭐냐면 ‘평양 옥류관에서 한인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문의합니다’라는 내용으로 들어왔습니다. 이게 혹시 잘못된 메일이 아닌가 해서 곧바로 회답을 했습니다. 북경에 옥류관 관계자들이 들어와 있다.…”
김 씨에 따르면 이 한국인 브로커 남성은 LA 한인축제재단 측에 옥류관의 미국 방문에 대한 공식 초청장을 요청했고, 재단 측은 브로커 관련 확인 절차를 거쳐 조갑제 회장의 이름으로 공식 초청장을 발송했습니다.
6월 6일 날짜의 로스앤젤레스 한인축제재단의 초청장에는 “올해 9월 26에서 29일까지 LA한인타운 내 서울국제공원에서 열리는 46회 로스앤젤레스 한인축제에 평양 옥류관 “랭면”을 축제의 대표적인 맛 잔치 음식으로 초청하고자 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혔습니다.
초청장에는 “미국의 CNN 방송에서 남북 정상의 옥류관 냉면 시식 장면을 소개했다”며, “초청을 허락한다면 옥류관 관계자들의 입국 문제에 대해 미 정부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관련 수속을 진행할 것”이라는 내용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항공권과 체류 비용을 지원하고 교통편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에 따르면 옥류관 측의 답신을 이메일과 메일로 받았고, LA 시내 연방정부 건물에서 국무부 산하 한 부처 관계자와 만났습니다.
김 씨는 관계자의 요구에 따라 브로커로부터 받은 옥류관 측 서신과 브로커 관련 정보 등을 전달했습니다.
김 씨가 받은 미 정부 관계자의 이메일에는 북한 당국이 미국 정부에 여행과 관련해 연락할 것과, 미 국무부 웹사이트의 여행정보 페이지의 링크가 기입됐습니다.
이 링크에는 비자 발급 등 미국 여행과 관련한 정보는 물론 비이민 비자 즉, 관광, 비즈니스, 의료 치료 및 특정 유형의 임시취업을 위해 일시적으로 미국에 입국하려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비자 발급이 불가능한 나라 목록에 북한이 포함된 내용도 실렸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브로커는 VOA에, 북한 내각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옥류관 측 서신을 LA한인축제재단에 자신이 전달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이 서신은 조갑제 회장에게 보낸 것으로, 친필로 보이는 옥류관 측 관계자의 서명이 실렸습니다.
이 남성은 미국 행사 건에 대해 관련 부처가 논의를 진행 중인 사실을 지난 3일 다시 확인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옥류관과 오랫동안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는 이 남성은 지난 2015년 옥류관 측으로부터 받은 위임장을 공개했습니다.
위임장은 옥류관의 한국과 미국 내 행사를 이 남성이 진행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한국 내 행사에 옥류관 참여를 진행했지만 이뤄지지 않기도 했습니다.
이 남성은 그러나 이번 미주한인축제 참여 건에 대한 반응은 다르며 무게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옥류관 측은 북한 내각의 최종결정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 결정은 7월 안에 내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행사가 이뤄진다면 옥류관 측은 행사를 통한 수익금 전액을 재단 측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정섭 재단 사무총장은 냉면에 필요한 재료는 해외 영업점에서 조달하고 나머지는 미국 현지에서 준비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김정섭 사무총장]”냉면의 재료는 중국이나 아부다비 두바이에서 가져오고, 옥류관이 운영하는 곳이 3곳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야채 등 재료와 냉면 기계 등은 이곳에서 빌리고..”
평양 옥류관의 축제 참여가 성사될 경우 총 30명이 미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요리사와 종업원, 공연 인원, 관리인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브로커 남성은 음식은 평양냉면이고, 아울러 노래를 위주로 하는 공연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옥류관 자체 공연 인원이 아닌 전문 공연단이 될 것이며, 정치적 성향이 없는 북한 노래가 연주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현재 미국 정부의 대북 제재와 입국금지국에 북한이 포함된 점, 정치적인 상황 등이 옥류관의 한인 축제 참여에 장애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대북 제재와 관련해서는 냉면 판매가 미국 현지에서 현금으로 결제되고 수익금을 재단 측에, 즉 미국에 놓고 갈 경우 대북 제재를 피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의 옥류관 해당부처가 미 국무부에 정식으로 여행허가 신청을 하고 미 국무부가 이를 승인한다면 미-북 간 이례적인 방식의 음식 문화교류가 이뤄지게 됩니다.
김 씨는 옥류관의 9월 한인축제 참여로 두 나라 간 음식 문화교류를 이룰 수 있다면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좋은 소식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는 김 씨가 LA 연방정부 청사에서 만난 관계자에게 옥류관과 LA 한인축제재단 간 논의에 대해 문의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