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상반기 대중 수출 예년의 1/8...최대 품목은 '손목시계'

북한의 한 전기제품 공장에 선동 구호가 걸려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최근 제재 대상이 아닌 손목시계의 중국 수출을 크게 늘린 사실이 무역통계 자료에서도 확인됐습니다. 비제재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지만, 예년의 8분의 1 수준에 그쳤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올해 상반기 북한이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은 손목시계였습니다.

VOA가 국제무역센터(ITC)의 북-중 수출입 현황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6월 사이 북한은 중국에 3천94만 달러어치의 ‘손목시계’ 제품을 수출했습니다.

이는 전년도 상반기의 791만6천 달러에 비해 약 4배, 2017년 상반기의 2만4천 달러에 비해서는 1천300배 급증한 것입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2017년 하반기 3건의 대북 제재 결의를 통해 북한의 최대 수출품인 석탄과 철광석 등 광물과 수산물, 섬유제품 등을 금수품목으로 지정했습니다.

당시 시계 제품은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제재가 본격화된 이후 손목시계가 북한의 주력 수출품목이 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북한의 손목시계는 중국으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아 만드는 ‘주문생산방식(OEM)’으로 수출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이 기간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약 4천525만 달러어치의 시계 부품을 들여왔습니다.

ITC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부품을 수입해, 이를 완제품으로 돌려보내면서도 약 1천431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셈입니다.

다만, 실제 OEM 방식으로 손목시계를 거래했을 경우, 북한이 부품에 대한 금액을 지불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대북 제재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북한이 안보리 제재를 회피해 대체품 수출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Watches are not sanctioned...”

브라운 교수는 시계가 수출입 제제 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의 기업인 또는 국영기업이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손목시계 다음으로 많이 수출한 품목은 약 1천520만 달러를 기록한 ‘철강’ 제품이었고, 이어 ‘조제 깃털류’ 1천467만 달러, 광물찌꺼기를 의미하는 ‘광·슬래그’ 1천136만 달러 순이었습니다.

이 중 ‘조제 깃털’ 품목은 사람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가발’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올해 상반기 대중 수출은 1억485만 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1억502만 달러보다 소폭 하락했습니다.

특히, 제재가 본격 가동되기 전인 2017년 상반기의 8억6천797만 달러와 비교하면 약 8분의 1 수준에 그쳤습니다.

한편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물품의 총액은 11억4천454만 달러로, 10억 달러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의 지난해 상반기 대중 수입은 9억9천84만 달러로, 수 년 만에 처음으로 10억 달러 아래로 내려갔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12억2천729만 달러를 기록, 10억 달러 대를 회복했습니다.

북한이 이 기간 중국으로부터 가장 많이 들여온 품목은 1억2천78만 달러를 기록한 플라스틱류 제품이었고, 인조 필라멘트(8천677만 달러)와 동식물성 유지(6천253만 달러), 시계 부품(4천525만)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