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법사위, 맥갠 전 백악관 법률고문 증언 요구 소송...푸에르토리코 지사 1주일새 두 번 바뀌어

돈 맥갠 전 백악관 법률고문이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한 백악관 각료회의에 참석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을 조사중인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가 돈 맥갠 전 백악관 법률 고문의 증언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미국 이민 당국이 대대적인 단속 작전을 벌여 거의 700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들을 체포했습니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1주일새 지사가 두 번이나 바뀌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소식 보겠습니다. 민주당과 백악관이 맥갠 백악관 법률 고문의 증언을 둘러싸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데요. 결국, 문제가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이 이끄는 하원 법사위원회가 7일 워싱턴 D.C. 연방 지방 법원에 맥갠 전 고문의 증언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법사위는 소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데 맥갠 전 고문의 증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요. 맥갠 전 고문이 법사위 청문회에 나와 증언하도록 법원 명령을 내려달라는 겁니다.

진행자) 앞서 법사위가 맥갠 고문에게 공개 청문회에 나올 것을 요구하며 소환장을 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4월, 민주당 소속인 제럴드 내들러 법사위원장이 맥갠 전 고문에게 소환장을 보냈는데요. 맥갠 전 고문은 백악관 지시에 따라 이에 불응했습니다. 백악관은 로버트 뮬러 전 특별 검사 측 수사에 충분히 협조했기 때문에 추가 자료 제출이나 증언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지난 5월 맥갠 전 고문이 의회 소환에 응하지 못하게, 대통령 행정 특권을 발동했습니다. 행정 특권은 대통령이 기밀 유지를 위해 정보 공개를 막을 수 있는 권한입니다.

진행자) 대통령 탄핵 추진 여부와 맥갠 고문이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 4월 공개된 특검 보고서에는 맥갠 전 고문의 이름이 여러 차례 나옵니다. 맥갠 전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을 해임시킬 것을 거듭 종용했다고 특검 측에 증언했는데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지시를 한 일이 없다고 부인할 것을 요구했다는 겁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여부를 가리는 데 맥갠 전 고문의 증언이 필수적이라고 보는데요. 법사위 측 변호인은 앞서 기자들에게 “돈 맥갠은 도널드 트럼프의 존 딘이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딘이라면 리처드 닉슨 대통령 당시 백악관 법률 고문을 지냈던 사람이죠?

기자) 맞습니다. 딘 전 고문은 닉슨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1972년 닉슨 전 대통령의 재선을 앞두고 공화당 인사들이 워싱턴 D.C.의 워터게이트 건물에 있던 민주당 사무실에 침입한 일을 말하는데요. 닉슨 전 대통령은 관련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의회에서 탄핵될 상황에 처하자 사임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 조사에서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문제도 관심을 끌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코미 전 국장을 해임했고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에게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트럼프 선거본부 측을 연계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나온 바 있는데요. 하원 법사위는 이 문제에 관해서도 맥갠 전 고문의 증언을 듣기 바라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스캔들이라면 지난 2016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돕기 위해 트럼프 선거본부와 러시아 정부가 공모했다는 의혹을 말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뮬러 전 특검은 최종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 측 인사들이 여러 차례 접촉했지만, 양 측이 공모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에 관해서는 현직 대통령은 기소하지 않는다는 법무부 방침에 따라 기소 여부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완전히 면죄부를 주는 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다르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공모는 없었고 사법 방해도 없었다며, 특검 수사를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해왔는데요. 특검 보고서를 통해 무죄가 입증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역시 지난 미국 대선에 개입한 일이 없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의 모든 정보기관은 러시아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이용해 미국인들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 했고, 민주당 전산망을 해킹하는 등 광범위하게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고 결론 내린 바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여러 민주당 대선 주자들을 포함해 민주당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지난 2일 탄핵을 요구하는 민주당 하원의원 수가 절반을 넘겼다고 보도했습니다.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235명 가운데 118명이 탄핵 절차를 시작하길 바란다는 겁니다. 하지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습니까?

기자)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과 달리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데요. 펠로시 의장은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충분히 탄핵을 지지하는 공감대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원을 통과한 탄핵안이 상원에서 부결될 경우,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에 역풍이 불 가능성이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펠로시 의장이 이런 이유로 주저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7일 미시시피주의 한 식품가공 공장에서 불법 이민자들을 단속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듣고 계십니다. 미국 이민 당국이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 작전을 벌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7일 미국 남동부 미시시피주에서 대규모 단속 작전에 나서 약 680명을 체포했습니다. 체포된 사람들은 대부분 중남미계 이민자인데요. 한 주에서 같은 날 이렇게 많은 불법 이민자가 한꺼번에 체포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을 벌이겠다고 예고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불법 이민자 수백만 명을 체포해 추방할 계획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대규모 단속 작전에 나선 일은 없었습니다. 미국에는 약 1천10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마이크 허스트 미시시피 지역 연방 검사는 7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법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에 오려면 합법적으로 오든지, 아니면 오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앞서 ICE 범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에 집중하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법원에서 이미 추방 명령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단속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번에 체포된 사람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에 해당하는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이날 체포된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던 사람입니까?

기자) 대부분 식품 가공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입니다. AP 통신에 따르면, ICE는 7일 미시시피주 잭슨 인근의 5개 회사 7개 공장을 급습했는데요. 불법 이민자들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요원 600명을 동원해 공장 주변을 에워쌌다고 합니다. 매튜 앨번스 ICE 국장 대행은 1년 동안에 거친 수사 끝에 이번 작전을 단행했다며, 통상적인 단속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체포된 사람들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앨번스 대행이 7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데 따르면, 일부는 형사 혐의로 기소되고 일부는 추방됩니다. 또 일부는 풀려나 이민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게 되는데요. 풀어주는 사람에게는 전자 발찌를 착용시켜 감시할 예정입니다. ICE는 8일 이미 약 300명이 풀려났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불법 이민자들에게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면서 부모와 자녀들을 따로 떼어놓아 문제가 됐는데요. 이번에 그런 문제는 없습니까?

기자) 부모들이 잡혀가면서 일부 부모와 떨어진 아이들이 있다고 하는데요. 앨번스 대행은 이런 아이들은 친척 집이나 다른 가정에 보내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불법 이민자들을 고용한 업주들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역시 처벌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ICE는 불법 이민자들을 체포하는 외에 회사 서류도 압수했습니다.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자격이 없는 사람을 고용하는 것 역시 불법인데요. 허스트 검사는 쉽게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불법 이민자들을 고용해 연방 형사법을 어기는 사람은 적발해 처벌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앨라배마에 본부를 둔 식품 가공 업체 ‘페코팜(Peco Farms)’은 ICE가 자사의 미시시피 공장 세 곳을 급습한 사실을 확인하고 연방 당국 수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단속 소식에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민권 단체 ‘남부빈곤법률센터(SPLC)’는 7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단속은 “이민자 가족과 이들이 거주하는 지역사회에 대해 계속되는 전쟁의 일부”라며 비판했습니다. 특히 엘파소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 며칠 만에 이민자 단속이 벌어진 점을 지적하며 “역겨운 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진행자) 엘파소 총기 난사 사건이라면 지난 주말 텍사스주 엘파소에서 일어난 일을 말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엘파소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역에 있는 도시로 주민 대부분이 중남미계입니다. 지난 3일 이곳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멕시코인들을 포함해 22명이 사망했는데요. 용의자는 범행 전에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중남미계가 텍사스를 침공하고 있다며 이민자들에 대한 증오를 드러냈습니다. SPLC 측은 또 불법 이민자 수용소 시설이 열악한 상황에서 이민 당국이 한꺼번에 600명 이상을 체포했다며 비난했습니다.

완다 바스케스 푸에르토리코 법무장관이 7일 남편과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새 지사로 취임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푸에르토리코는 카르브해상에 있는 미국령 섬인데요. 푸에르토리코 지사가 바뀌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완다 바스케스 법무장관이 7일 푸에르토리코 새 지사로 취임했습니다. 여성이 푸에르토리코 지사 자리에 오른 건 바스케스 지사가 두 번째인데요. 바스케스 지사는 7일 남편과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푸에르토리코 대법원에서 취임 선서를 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 대규모 시위로 사임 압박을 받았던 리카르도 로세요 지사가 물러나면서 페드로 피에를루이시 국무장관이 지사로 취임했는데요. 어떻게 지사가 다시 바뀌게 겁니까?

기자) 피에를루이시 씨는 지사 자리에 오를 자격이 없다며 리베라 사츠 상원의장과 카르멘 율린 크루즈 산후안 시장 등이 소송을 냈기 때문입니다. 푸에르토리코 대법원이 원고 측 요청을 받아들여 7일 신속 결정을 내렸는데요. 만장일치로 피에를루이시 지사 취임은 무효라고 결정한 겁니다.

진행자) 피에를루이시 지사 자격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거죠?

기자) 푸에르토리코에서 지사가 임기 중에 물러나면 국무장관이 자리를 이어받게 돼 있는데요. 로세요 전 지사가 퇴임 전에 피에를루이시 씨를 새 국무장관으로 지명했는데, 인준안이 하원만 통과하고 상원 인준은 받지 못한 상태에서 피에를루이시 씨가 새 지사로 취임했습니다. 피에를루이시 씨 측은 2005년에 나온 헌법 수정 조항을 근거로 하원 인준만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지만, 상원은 위헌이라며 반발했는데요. 푸에르토리코 대법원이 상원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진행자) 대법원 결정에 피에를루이시 씨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푸에르토리코인들을 돕기 위해 나섰을 뿐이라며 대법원 결정을 따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스케스 새 지사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습니다. 대법원 결정이 나오자 일부 푸에르토리코 주민은 환호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동안 푸에르토리코에서 수십만이 참가한 가운데 시위가 벌어지는 혼란이 계속됐는데요. 이제 상황이 정리된 건가요?

기자) 아직 안심하긴 이릅니다. 바스케스 새 지사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인데요. 일부 시위자는 바스케스 지사가 로세요 전 정부에서 법무장관을 지낸 점을 들며, 부패한 전 정권의 연장이라며 항의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바스케스 지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스케스 지사는 앞서 지사 자리에 관심이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정국 안정을 위해 지사 직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바스케스 새 지사는 7일 밤 첫 공식 연설에서 푸에르토리코인들의 단합과 사회 안정을 이루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앞으로 며칠 동안 시민 사회 여러 분야 인사들과 정당, 지역 사회 지도자들, 기업과 종교 관계자 등의 의견을 듣겠다는 건데요. 바스케스 지사는 또 의회 지도자들을 만나 푸에르토리코를 위해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1주일새 번째 지사를 맞은 푸에르토리코, 어떻게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됐는지 다시 돌아볼까요?

기자) 네, 로세요 전 지사가 측근들과 대화방에서 나눈 대화가 문제가 됐는데요. 정적들과 동성애자, 심지어 허리케인 희생자들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내용이 들어있었던 겁니다. 푸에르토리코는 그동안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2017년 허리케인 마리아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는데요. 피해 복구가 늦어 주민들의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었습니다. 대화방 내용이 공개되자 성난 주민들이 로세요 전 지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대대적으로 벌였고요. 결국, 로세요 전 지사는 지난 2일 자로 사임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