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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총기참사 지역 방문...백악관, 인터넷 극단주의 대책 마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7일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총기난사 사건 부상자와 가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7일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총기난사 사건 부상자와 가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최근 총격 사태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오하이오주 데이턴에 이어 텍사스주 엘파소를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방문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인터넷이 극단주의 전파의 도구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 이는 가운데 백악관이 오는 9일 주요 인터넷 기업을 초청해 관련 대책을 논의합니다. 얼마 전 캘리포니아주에서 대통령 경선 후보에게 세금보고서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이 제정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이에 항의하는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 주말 미국에서 두 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모두 31명이 숨졌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를 방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오전 오하이오주 데이턴을 방문한 데 이어, 오후에는 텍사스주 엘파소를 방문했습니다.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동행했는데요. 데이턴에서는 지난 4일 새벽 무장한 남성이 시내에서 총기를 난사해 9명이 숨졌고요. 이에 앞서 3일 오전에는 엘파소에서 역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모두 22명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에서 어떤 일정을 소화했습니까?

기자) 사건 발생 당시 대응에 나섰던 경찰과 의무대원 등을 만났고요. 희생자 유족과 부상자들을 위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7일) 데이턴으로 출발하면서 현지 경찰과 법 집행 당국을 치하하면서, 사건 발생 직후 대응이 매우 훌륭했다고 말했는데요. 이번 방문은 이들을 축하할 좋은 기회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총기 난사가 일어난 데이턴과 엘파소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바라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낸 웨일리 데이턴 시장은 주민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 일어설 것을 촉구했는데요. 데이턴 현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방문을 맞아 총기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방문에 앞서 웨일리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총기 폭력 사태와 관련해 전혀 도움이 안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웨일리 시장은 사람들을 단합하거나 분열시킬 힘이 누구에게나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대통령에게 달렸다는 겁니다. 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실망했다고 말했는데요. 웨일리 시장은 7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행동을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최근 총기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총기 규제 문제를 충분히 거론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량 살상을 저지른 범인을 사형에 처할 것을 촉구하고, 정신질환자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총기와 대규모 총기 폭력 사건은 관계가 없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정신질환과 증오이지, 총이 아니란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백악관에서 총기 구매자의 신원조회 강화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공격용 소총 판매 금지에 대해서는 현재 정치적으로 관심이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총기 폭력을 정신질환과 연계하고 있는데, 전문가들 견해는 어떻습니까?

기자) 사실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미국심리학회는 5일 성명에서 정신질환 환자들은 폭력적이지 않고, 오히려 폭력 범죄의 희생자가 되는 비율이 더 높다고 말했는데요. 문제는 총기 접근성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데이턴에 이어서 엘파소도 방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곳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민주당 소속으로 엘파소가 지역구인 베로니카 에스코바 연방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발언에 결과가 따른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에스코바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적이고 증오에 찬 발언으로 엘파소와 미국 사회에 고통을 야기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 없는 발언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논란이 됐죠?

기자) 맞습니다. 이번 엘파소 총기 사건 희생자들 가운데는 멕시코인들도 여러 명 포함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 당시 멕시코인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무슬림과 흑인 등 소수계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막말을 해 반발을 샀고요.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역에 있는 엘파소에 대해 범죄율이 매우 높은 도시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사실 엘파소는 미국에서 안전한 도시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진행자) 엘파소는 민주당 대선 주자 가운데 한 사람인 베토 오뤄크 전 하원의원의 출신지이기도 한데요?

기자) 맞습니다. 오뤄크 전 의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반대한다고 밝혔는데요. 오뤄크 전 의원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로 규정한 바 있습니다. 에스코바 의원과 오뤄크 전 의원은 7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백인우월주의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할 예정인데요. 공화당 소속인 디 마고 엘파소 시장은 자신의 공식 임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엘파소에 관해 해롭고 부정확한 말을 한다면, 계속 이에 맞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비판에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오뤄크 전 의원 등 대선주자들이 정치적 목적에서 비판한다며 일축했는데요. 또 자신의 발언은 오히려 사람들을 단합시킨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사건 관련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네, 데이턴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의 범인이 매우 폭력적인 사상을 갖고 있었고 대규모 총격 사건에 큰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총기 난사를 저지르고 싶다는 생각을 드러냈었다는 건데요. 하지만 확실한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진 않았습니다. 9명의 목숨을 앗아간 데이턴 총격 사건의 범인 24살 백인 남성인 코너 베츠로 밝혀졌는데요. 베츠 씨는 대응에 나선 경찰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진행자) 데이튼과 엘파소 사건이 일어나기 1주일 전에는 캘리포니아주 음식 축제 현장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는데요. 이 사건 내용도 좀 전해주시죠.

기자) 네, 캘리포니아 딜로이에서 연례 마늘 축제가 벌어지는 가운데 무장 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범인을 포함해 4명이 숨졌습니다. 부검 결과 범인 산티노 윌리엄 레건이 현장에서 자살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당국은 6일 이번 사건을 국내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레건 씨가 특정 정당이나 종교 단체, 정부 청사 등을 포함해 공격 대상을 정해놓는 등 폭력적인 사고를 보였다는 사실이 인터넷 조사 결과 드러났다는 겁니다. 엘파소 사건의 범인은 20대 백인 청년 패트릭 크루시어스로 사건 직후 경찰에 투항했는데요. 수사 당국은 엘파소 사건 역시 국내 테러로 규정한 바 있습니다.

극우주의자들의 토론장으로 알려진 '에잇챈(8chan) 인터넷 익명 게시판 로고.
극우주의자들의 토론장으로 알려진 '에잇챈(8chan) 인터넷 익명 게시판 로고.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백악관이 인터넷 기업 대표들을 초청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인터넷이 극단주의와 폭력 전파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는데요. 이에 따라 관련 대책을 함께 논의하자는 겁니다. 이번 회의에는 행정부 고위 관리들과 주요 인터넷 기업 대표들이 참가한다고 하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이 참가할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대국민 성명에서도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온라인 회사들과 각 주, 지방 정부들과 협력해 총기 난사 사건을 사전에 막을 방법을 마련하라고 법무부에 지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넷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극단화하고 정신 나간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도구가 되고 있다며 반드시 이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에도 인터넷상에 퍼지는 증오와 관련해 뭔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고요. 백인 우월주의뿐만 아니라, 어떤 종류의 우월주의에도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인터넷과 총기 난사, 구체적으로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기자) 네, 총기 난사 사건 범인들이 범행에 앞서 인터넷에 일종의 성명문을 올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 일어난 엘파소 사건의 범인이 인터넷 사이트 ‘에잇챈(8chan)’에 네 쪽 분량의 글을 올렸는데요. 중남미계가 텍사스를 침공하고 있다며 분노하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에잇챈’은 어떤 사이트입니까?

기자) 익명 게시판 사이트인데요.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활발하게 토론을 벌이는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에잇챈’ 측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극단주의와 혐오에 찬 글도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등 일절 규제를 하지 않는데요. 올해 들어 최소한 세 건의 총기 난사가 ‘에잇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앞서 뉴질랜드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과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유대교 사원 총격 사건 범인 역시, 범행 전에 ‘에잇챈’에 글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지금도 ‘에잇챈’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까?

기자) 현재는 글을 올릴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인터넷 보안 제공 회사 두 곳이 서비스를 끊었기 때문인데요. 설립자 프레드릭 브레넌 씨는 4일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인터뷰에서 ‘에잇챈’이 국내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이 됐다며, 폐쇄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브레넌 씨는 2015년에 ‘에잇챈’을 다른 사람에게 팔았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은 인터넷 기업 대표들과 회의를 열겠다고 했는데, 연방 의회 쪽 움직임은 어떤가요?

기자) 의회 역시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일련의 청문회를 열 계획입니다. 하원 국토안보위원회는 6일 ‘에잇챈’의 현 소유주인 짐 왓킨스 씨에게 편지를 보내 청문회에 나올 것을 요구했는데요. 미국인들은 ‘에잇챈’ 사이트에서 극단주의 내용이 퍼지는 문제와 관련해 왓킨스 씨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들을 권리가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왓킨스 씨가 청문회에 나올까요?

기자) 아직 확실하지 않은데요. 왓킨스 씨는 미국인이지만 현재 필리핀에서 활동하는 사업가입니다. 왓킨스 씨는 6일 인터넷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고 ‘에잇챈’은 평화롭게 모인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곳이라며 옹호했습니다.

게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게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군요.

기자) 네, 지난주 캘리포니아주에서 대선 후보들에게 세금 내역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이 제정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 법이 미국 연방 헌법에 어긋난다며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연방 지방법원에 각각 소송을 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측 주장은 무엇입니까?

기자) 각 주는 미국 헌법이 규정한 대통령 후보 자격에 다른 조건을 추가할 권한이 없다는 겁니다. 미국 헌법은 35살 이상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으로 미국에서 최소한 14년 이상 거주한 사람은 누구나 대통령 선거에 나설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따라서 이 같은 헌법 조항 요건만 충족하면 된다고 트럼프 대통령 측은 말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보수 성향의 민간 단체 ‘사법감시(Judicial Watch)’ 역시 공화당 소속 캘리포니아 유권자 2명과 민주당원 1명, 무소속 1명을 대신해 비슷한 소송을 냈습니다.

진행자) 새 캘리포니아주 법 내용이 어떻길래 문제가 되고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기자) 네, 캘리포니아주 예비선거에서 대통령 후보로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려면 지난 5년간 세금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11월 본 선거는 아니고, 각 당 예비선거 후보에게만 적용되는 건데요. 지난주 개빈 뉴섬 주지사는 앞서 캘리포니아 상, 하원을 통과한 관련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예비선거에만 적용된다면 큰 문제가 없는 거 아닌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상황이긴 한데요. 하지만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전체 대의원의 1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숫자인 거죠. 따라서 공화당은 소장에서 새 법은 순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나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이 이끄는 캘리포니아주는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40건이 넘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사사건건 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대선 후보들이나 정치인들이 세금 내역을 공개하는 게 관례처럼 돼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법으로 정해진 건 아니지만, 많은 정치인이 세금 보고서를 공개하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거부해서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후보 시절에 트럼프 대통령은 국세청(IRS) 감사를 받고 있어서 공개할 수 없다는 이유를 댔는데요. 하지만 당시 국세청은 감사중에도 세금보고서를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로 연방 의회에서 민주당과 행정부 간 다툼까지 벌어지고 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 세입위원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 내역을 제출하라고 국세청에 요구했지만,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를 거부했습니다. 이에 따라 세입위원회는 재무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민주당은 부동산 기업인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 과정에서 위법 행위를 한 일은 없는지, 대통령으로서 이해 충돌에 해당하는 사항은 없는지 들여다보고 싶어 하는데요. 앞서 뉴욕주는 의회에서 원할 경우, 정치인의 세금 내역을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을 제정했는데요. 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법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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