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십자 사무총장 평안남도 방문 “북한 식량안보 주시”

엘하지 아 시 국제적십자사연맹 사무총장이 지난달 22일에서 25일까지 북한을 방문했다.

국제적십자사연맹 사무총장이 지난달 말 방북해 북한 당국자들과 면담하고, 평안남도 작은 마을의 적십자 활동을 직접 둘러봤습니다. 적십자 측은 북한의 식량안보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엘하지 아 시 국제적십자사연맹 사무총장이 지난달 22일에서 25일까지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시 총장과 그 일행이 24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면담하고, 인민문화궁전에서 강일섭 국가비상재해위원장을 만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적십자 관계자는 8일 시 총장의 방북 목적과 협의 내용을 묻는 VOA의 질문에, 국제적십자사연맹 창립 100주년을 맞아 조선적십자회 지도부와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방북했다고 대답했습니다.

시 총장의 방북에는 제비에르 카스텔라노스 국제적십자사연맹 아시아태평양 국장과 베이징사무소의 지트 라볼 대변인이 동행했습니다.

이들은 평양에서 열린 국제적십자사연맹 창립 10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했고, 여기에는 평양 주재 외교사절과 유엔 관계자들, 국제 구호단체 요원들이 참석했다고 적십자는 밝혔습니다.

국제적십자사 관계자들은 이밖에 평안남도 평원군 삼봉리에서 적십자가 진행 중인 마을 개발 사업도 견학했습니다.

이 곳에서는 지난해 3월에도 국제적십자사와 조선적십자회 공동으로 나무심기 행사가 열렸습니다.

엘하지 아 시 국제적십자사연맹의 이번 방북은 지난 2016년 이래 3년 만입니다.

적십자 관계자는 VOA에,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이 우려된다며, 이미 위태로운 식량 상황에 가뭄이 어떤 영향을 줄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가오는 장마철 홍수 피해도 우려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 전역의 많은 주민들이 더욱 많은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상당수가 작은 충격에도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경계선상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 내에서 가뭄으로 인한 여러 부작용이 관측된다며, 주민들의 영양 부족과 설사와 같은 수인성 질병의 증가를 꼽았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적십자사연맹이 북한 가뭄과 식량 부족에 대응한 긴급행동 계획을 펼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국제적십자사는 지난달 18일 북한 가뭄과 식량 부족에 대응한 긴급행동 계획을 위한 자금으로 47만2천 스위스 프랑, 미화 47만 8천500 달러를 추가 투입했습니다.

5월 6일 시작돼 한 차례 연장을 거쳐 10월 6일까지 진행되는 긴급행동 계획의 예산이 이미 미화 25만 6천 달러로 책정돼 있었지만 계획을 더욱 확대한 것입니다.

국제적십자사는 추가 자금으로 비료와 제초제 공급을 확대하고, 농업용수와 수질정화제를 공급해 수확량을 높이는 한편 수인성 질병의 확산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