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자금 부족으로 지난해 일부 대북 식량 지원 중단”

지난 2004년 2월 북한을 방문한 세계식량계획(WFP) 관계자가 평안남도 문덕의 한 병원 간호사로부터 어린이의 영양 상태에 관해 듣고 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해 자금 부족으로 일부 대북 지원을 중단하거나 축소했다고 밝혔습니다. 5세 이하 아동과 임신부, 수유모 등 북한의 취약계층이 영향을 받았습니다.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지난해 북한에서 약 19만 5천 명의 유치원 어린이들에 대한 식량 지원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WFP는 21일 발표한 ‘2018 연례 성과보고서’에서 북한과 관련해, 지난해 자금 부족으로 지원을 상당 부분 축소하거나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같이 공개했습니다.

보고서는 5세 이하 취약 아동과 임신부, 수유모, 식량과 영양 안보에 취약한 소녀 등에게 제공되는 식량 배급량을 줄였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의 9개 지방 가운데 8개 지방에서 보육원과 병원, 기숙학교에서 아동들에게 제공하던 비스킷 배급도 중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북한 국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북 지원에 필요한 금액은 5천200만 달러였지만 실제 할당된 기부금은 2천200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WFP의 헤르버 페르후설 대변인은 지난해 10월 9일 제네바에서 연 언론브리핑에서 대북 자금 지원이 시급하다고 호소했습니다.

[녹취: 페르후설 대변인] “Despite some improvements this year, humanitarian needs across DPR Korea remains high with chronic food insecurity and malnutrition….”

2018년의 일부 진전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인 식량 불안정과 영양 실조 때문에 대북 인도적 지원의 필요가 여전히 매우 높다는 지적입니다.

페르후설 대변인은 북한 전체 인구의 40%인 1천만 명이 영양 부족 때문에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 어린이 5명 가운데 1명은 만성적인 영양 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정치적 또는 외교적인 상황이 좋아지기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 5월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와 공동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의 식량난이 지난 10년 사이 최악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 주민 40%가 거듭되는 기상이변과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식량난으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당부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북한의 `고난의 행군’ 시기인 1995년부터 북한에 상주하며 지금까지 20년 넘게 아동과 임신부, 수유모 등 취약계층에게 식량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