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발사체 시험발사의 성공을 주장하면서 공개한 사진들에서 미국의 전자제품인 ‘아이패드’가 포착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효력이 없음을 보이기 위한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로 “새로 연구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25일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 중 김 위원장이 간부들과 함께 박수를 치며 웃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 있는데, 김 위원장이 앉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책상 위에 미국의 대표적인 정보통신 기업인 애플이 제조한 ‘아이패드’로 보이는 전자기기가 놓여있습니다.
이 사진을 확대해서 보면 전자기기 뒷면에 ‘아이패드’라고 쓰여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상표가 흐릿하게 보입니다.
존 페퍼 외교정책포커스 소장은 북한이 발사체를 시험하면서 미국 기업의 제품을 대놓고 보인 건, 핵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미국에 자국의 기술 획득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페퍼 소장] “I think North Korea always wants to demonstrate that it is world-class in its technology and technology achievement. In the current context, North Korea wants to show that it can still acquire what is necessary to have the most advanced technology.”
페퍼 소장은 북한은 언제나 자국의 기술이나 기술 발전이 세계적인 수준이란 것을 과시하고 싶어했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최고의 기술을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페퍼 소장] “He wants other leaders to acknowledge he is not barbarian, nor the leader of a backward country. He wants to signal he is at the same level as every other leader.”
김 위원장은 자신이 결코 뒤처진 나라의 수장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받고, 다른 나라의 수장들과 같은 수준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한다는 겁니다.
[녹취: 페퍼 소장] “ It both wants to show that it’s not a backward country and to show that it despite all of the efforts to restrict the country’s access to foreign technology it still managed to acquired it.”
동시에 국제사회가 북한이 해외 기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북한이 그 기술을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다고, 페퍼 소장은 해석했습니다.
미국 외교정책이사회(AFPC)의 켈리 케네디 연구원은 이전에도 김 위원장이 애플 제품을 이용하는 모습이 종종 공개됐고, 김 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애플 기기를 즐겨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케네디 연구원] “He has been pictured before with Apple products. And it is known that he and his father both really appreciate apple products, so to an extent it’s not surprising. But I think the placement of it as he is inspecting a missile is definitely meant to send a signal.”
김 위원장은 이미 2016년부터 애플의 맥 노트북 컴퓨터를 이용하는 모습이 사진에 찍혔고, 2014년에 공개된 북한의 컴퓨터 운영체제 ‘레드스타’는 애플의 컴퓨터 운영체제를 닮았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케네디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애플 제품을 사용한 건 놀랍지 않지만, 애플 제품이 미사일 발사 시험을 지켜보는 데서 이용됐다는 점은 분명히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케네디 연구원] “I think he is saying despite your sanctions we continue to improve and increase our military capabilities and we can still acquire things that we are not supposed to be able to acquire. We can still acquire sanctioned technology. It is a reminder at least to the image that North Korea is trying to portray is that sanctions aren’t really hurting them, that while they may be feeling some pain, they still have their ways. They are trying to punch in the United States in the gut if you will.”
미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주도하고 지속하고 있지만, 그 제재를 피해 기술을 취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지적입니다.
케네디 연구원은 북한이 제재로 인해 어느 정도 고통은 있지만 큰 영향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의 ‘허를 찌르는’ 효과를 노렸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메시지가 미국 당국에 제대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케네디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녹취: 케네디 연구원] “I don’t think it’s going to have any real effect on any kind of calculations that the US government will make. North Korea and the Kim regime are very much about optics. And this is a nice image for them to have portrayed optics.”
이번에 공개된 ‘아이패드’ 사진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셈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케네디 연구원은 북한과 김정은 정권에게는 선전이 크게 중요하며, 이번 일도 대외 선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피터 휴시 `지오스트래티직 애널리시스’ 대표도 사진에 대한 과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녹취: 휴시 대표] “It doesn’t mean anything. The North does the photo ops they think somehow are important. It’s simply Mr. Kim playing politics. He wants to pressure Trump to give him what he wants, which is a deal that lets him keep nuclear weapons and get rid of sanctions. And of course the president says ‘No Way’.”
북한 당국자들은 나름대로 중요한 사진을 찍어 공개하지만, 그 것이 미국 측에 꼭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겁니다.
휴시 대표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정치적인 놀이를 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