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외교장관 평양서 회담…“한반도 문제 소통 합의”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

북한과 중국의 외교장관이 평양에서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양측의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김정은 위원장 접견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를 계기로 김 위원장의 5차 방중이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안소영 특파원입니다.

중국 외교부는 3일 왕이 외교부장이 전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나 북-중 우호 관계와 더불어 미-북 회담 재개,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양측이 한반도 정세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나누고 최근 상황을 교환했다면서, 상호 긴밀히 소통해 역내 평화와 수호를 위해 큰 공헌을 하자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왕 부장은 회담에서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이란 점을 언급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 6월 방북이 큰 성과를 거뒀으며, 양국의 전통적 우호와 전략적 신뢰관계를 향상시켰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수교 이래 국제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북-중은 줄곧 비바람 속에 같은 배를 타고 함께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새로운 전략노선을 시행해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새로운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새로운 기점에 선 북-중 관계는 더욱 왕성한 생명력을 보이며 더 밝은 미래를 맞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리 외무상은 김 위원장의 최근 4차례 방중과 시 주석의 방북으로 양국 관계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며, 북-중 우호와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북한 당과 국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답했습니다.

북한 매체들도 왕이 부장이 북측 초청으로 2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노동신문'은 평양 국제공항에서 외무성 관계자들이 주북 중국대사와 대사관 직원들과 왕이 부장을 맞이했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당국이 왕이 부장을 환영하는 만찬회를 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4일까지 평양에 머무르는 왕이 부장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접견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왕이 부장은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난 바 있습니다.

당시 왕이 부장의 방북은 중국 외교 수장으로 10년 만이었으며, 이후 김 위원장이 중국 다롄을 찾아 시진핑 주석과 회동했습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왕이 부장과 김 위원장의 면담 여부를 묻는 질문에, 북측 지도자를 만났는지는 추후 소식이 있으면 그 때 발표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겅솽 대변인은 왕이 부장의 이번 방북이 북-중 정상의 중요한 공동 인식을 전면적으로 실현하고 북-중 수교 70주년 행사를 치르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북-중 실무 협력을 촉진하고 국제무대에서 긴밀히 소통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왕이 부장이 리용호 외무상과의 회담에서 홍콩의 정세와 중국의 입장과 조치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리 외무상은 홍콩은 중국의 홍콩으로 외부 세력이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의 입장을 강력히 지지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