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10월 재개...영 하원, 노딜-브렉시트 저지 법안 채택

지난 7월 중국 상하이에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이 중국 측과 실무협상을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중국이 다음 달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영국 하원이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 상황을 막고, 보리스 존슨 총리의 조기 총선 제안도 거부했습니다. 러시아가 새로운 중∙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겠지만, 미국이 먼저 배치하지 않는 한 실전 배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관련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이 재개되는군요.

기자) 네, 미국과 중국이 다음 달,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5일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양측이 전화 통화를 했다고요.

기자) 네, 지금까지 중국 협상대표단을 이끌어온 류허 중국 부총리와 미국 협상팀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날 오전 전화 통화로 향후 일정 등을 논의했는데요. 이 통화에는 이강 중국 인민은행장, 중산 상무부장 등도 참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측도 이를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미국 무역대표부도 중국 상무부의 발표가 나온 후 이날 늦게 이를 확인했는데요. 제프 에머슨 무역대표부 대변인은 이날 이메일 보도문을 통해, 미국과 중국이 "앞으로 몇 주 안"에 장관급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진 건 아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10월 초라고 언급했습니다. 장소는 앞서 거론됐던 대로 미국 워싱턴입니다. 당초 미국과 중국은 두 달여간의 교착 상태 끝에 지난 7월 말 중국 상하이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했는데요. 그러면서 오는 9월 워싱턴에서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양 측이 이번 달에 사전 접촉은 할 거라고요.

기자) 네, 에머슨 USTR 대변인은 보도문에서 양측이 9월 중순 실무급 협의를 열어 이번 고위급 협상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충분한 준비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는데요. 중국 상무부도 양측이 차관급 협상을 통해, 다음 달에 있을 고위급 협상을 위해 좋은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과 중국, 10번 넘게 고위급 협상을 벌이고 있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은 다음 달 협상으로 벌써 13번째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계속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달 들어서는 양측이 서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더 갈등 국면으로 치닫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9월 1일 자로 미국은 1천25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15% 추가 관세를 시행했는데요. 12월 15일로 부과 시점을 예고한 물량까지 합치면 3천억 달러 규모에 달합니다. 미국은 또 10월 1일부터는 2천5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현재 매기고 있는 25% 관세를 30%로 올리겠다는 계획인데요. 미국 정부는 당초 10% 관세를 계획했다가 중국 정부가 9월 1일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하자 5%씩 더 올리며 강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도 이에 맞서고 있죠?

기자) 네, 중국도 1일부터 농산물과 원유, 소형 항공기 등 750억 달러어치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5~10%의 관세를 매기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은 또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양측의 무역협상 재개 소식이 나온 건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 협상을 잘 하고 있다고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무역협상이 너무 늦어지면 중국으로서는 상황이 훨씬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훨씬 더 어려워진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기자) 미국은 내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요. 중국 정부가 미국산 농산물에 관세를 매기면서 중서부 농촌 지역,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기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정권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지난 3일 올린 트위터에서도 중국은 새 정권과 상대하고 싶겠지만, 무역 분쟁이 해결되지 않은 채 자신이 재선에 성공하면 거래가 훨씬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3일 영국 하원에서 발언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Brexit) 문제를 놓고 영국이 큰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영국 하원이 여러 가지 주요 결정을 했군요.

기자) 네, 영국 하원이 4일 두가지 안을 표결에 부쳤습니다. 우선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안'이고요. 또 하나는 '조기 총선 동의안'이었는데요. 앞으로 몇 달, 영국의 미래를 결정할 매우 중요한 투표였습니다.

진행자)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안부터 볼까요?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요?

기자) 영국은 다음 달 31일로 유럽연합(EU)을 탈퇴해야 합니다. 하지만 테레사 메이 전 총리 정부가 유럽연합과 체결한 합의안이 하원에서 동의를 얻지 못하면서 지금 교착 상태에 빠져있는데요. 이때까지 아무런 합의도 이루지 못한 채 그냥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상황,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표결이었습니다. 보수당 소속의 올리버 레트윈 의원이 긴급 발의해 4일, 이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습니다.

진행자)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안의 내용은 뭔가요?

기자) 다음 달 19일까지 영국 정부와 EU가 합의하지 못하거나,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영국 정부는 EU에 브렉시트를 3개월 연기하도록 요청할 것을 주문하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영국 하원은 이런 내용의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27표, 반대 299표로 통과시켰습니다. 이로써 일단 다음 달 아무런 합의없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장치는 마련됐습니다.

진행자) 같은 날 조기 총선에 대한 표결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지난 7월 취임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0월 31일 마감 시한이 되면 무조건 유럽연합을 탈퇴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하원의 노딜 브렉시트 저지 움직임에 강하게 반대해왔고요. 의회가 이를 통과시키면 10월 15일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경고했는데요. 하원이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을 통과시키자 곧바로 조기 총선 동의안을 상정했습니다.

진행자) 투표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영국 하원의원들은 존슨 총리가 발의한 조기 총선 동의안을 찬성 298표, 반대 56표로 부결시켰습니다. 조기 총선은 의원 2/3의 찬성을 받아야 하는데요. 집권당인 보수당 의원 상당수도 존슨 총리의 조기 총선 계획을 지지하지 않은 것입니다.

진행자) 전날 표결에서도 존슨 총리가 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하원에서는 3일, 내각이 가지고 있는 의사일정 권한을 의회에 넘겨주는 긴급 법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됐습니다. 역시 노딜 브렉시트 상황을 막기 위해 상정된 법안이었는데요. 야당은 물론 보수당 중진 의원 21명이 존슨 총리에게 반기를 들었습니다. 주요 매체들은 존슨 총리가 불과 24시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세 번 연속 하원에 패배하는 굴욕을 겪었다고 일제히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단 하원에서는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안이 통과됐는데요. 앞으로 또 다른 절차가 기다리고 있겠죠?

기자) 네, 하원을 통과한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안은 상원에서 논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영국 상원은 6일 오후까지 이를 논의한 후 하원으로 송부하는 의사 일정에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당초 상원에서 법안 통과를 고의로 늦출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은 상정된 법안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은 없고요. 수정하거나 승인할 수만 있는데요. 그래서 상원은 고의로 법안 검토를 늦춰 입법을 막기도 하는데요. 현재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보수당 상원의원들이 100개가 넘는 법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검토하다 보면 존슨 총리가 앞서 발표한 의회 정지 일정을 넘길 수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상원은 이날 밤 격론 끝에 6일까지 법안을 검토한 후 하원에 송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존슨 총리, 이런 의회 움직임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존슨 총리는 아직 조기 총선 계획을 버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총리실 대변인은 존슨 총리가 영국 국민에게 직접 조기 총선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현재 제1야당인 노동당에 대한 국민 지지율이 낮기 때문에 조기 총선을 치르더라도 보수당이 과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야당 측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노동당과 자유민주당 등 야권도 조기 총선을 원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단, 노딜 브렉시트 상황을 막고 난 후 총선을 치르겠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3일 표결에서 보수당 의원이 탈당하면서 현재 보수당은 과반 의석을 상실했는데요. 여기에 존슨 총리가 반란표를 던진 21명의 보수당 의원들에 대해 공천권을 박탈하겠다고 힌 상황이라 승산이 있다는 판단입니다.

진행자) 영국 하원이 일단 브렉시트 3개월 연기를 결정했는데, 협상 당사자인 유럽연합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브렉시트 시한을 연장하려면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회원국 정상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하는데요. 회원국들이 추가 연기를 모두 승인할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하지만 영국이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 마감 시한만 연장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연설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러시아 대통령이 신형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요?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금지됐던 새로운 미사일을 러시아가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먼저 배치하지 않는 한 실제 배치하지는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디서 이런 발언이 나온 겁니까?

기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지난 4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시작된 제5차 ‘동방경제포럼’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극동 지역 개발과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동방경제포럼을 개최해 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두 나라 간 미사일 조약이 파기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정부는 앞서 지난 2월 미국과 러시아 간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이행을 중단한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달 2일 INF에서 공식 탈퇴했습니다. INF 조약은 냉전이 한창이던 지난 1987년 미국과 구소련이 체결한 양국 간 군축조약인데요. 양국이 사거리 500km~5천500km에 달하는 지상 발사 순항미사일이나 탄도미사일을 시험, 보유하거나 배치하는 것을 일절 금지하고 있습니다. 양국은 또 해당 범주에 들어가는 미사일을 새로 개발하거나 생산, 배치하지 않는 것에도 합의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은 왜 INF에서 탈퇴했던 겁니까?

기자) 러시아가 INF를 여러 차례 위반했다는 것이 탈퇴 결정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INF를 위반한 일이 없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INF 폐기는 군비경쟁을 부추길 것이라며 반발했는데요. 러시아 역시 INF 조약 종료를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INF 파기 이후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미국은 INF 탈퇴 후 약 보름 만에 지상형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 진행된 시험 발사에서 순항 미사일이 500km 이상을 비행한 뒤 목표물에 명중했다고 발표하고, 이번 시험에서 수집한 자료는 향후 중거리 미사일 능력 개발에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이 미사일을 더 배치할 수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앞서 INF 탈퇴를 결정하면서 신형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아시아 등 동맹국 내 배치를 예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이 같은 계획에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푸틴 대통령이 5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미국이 한국과 일본 등에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겁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일본이나 한국에 미사일을 배치하면서 북한의 위협을 막기 위한 구실로 삼을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러시아로선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들 지역의 미사일이 러시아 영토의 상당 부분을 사정거리에 두게 된다는 겁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이런 주장에 대해 일본이나 한국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5일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미사일 배치와 관련해 제안을 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아베 총리는 현재 자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가 미국의 지휘 아래 있지 않다며, 미국으로부터 도입할 계획인 새로운 미사일 역시 일본이 통제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의 상황은 한국이나 폴란드에 배치된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와는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편, 동방경제포럼에서 푸틴 대통령이 아베 신조 총리와 양자 회담을 했다고 하던데 여기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갔습니까?

기자) 양국 정상이 북방영토 문제를 포함해 평화조약 체결 협상을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지는 못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회담에서 영토 분쟁을 해결하고 평화조약 체결로 가자고 푸틴 대통령에게 요구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일본이 미국과 군사적 관계를 맺고 있는 현실 때문에 러-일 평화조약을 체결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일 평화조약이 뭡니까?

기자) 2차 세계대전의 적대관계를 공식적으로 끝내는 절차인데요. 종전 이후 양국은 평화조약을 맺기 위해 몇 년째 교섭 중이지만 영토 분쟁 등으로 인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5일 양자 회담 후 일본 정부는 관련 문제를 미래지향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에 합의했다고만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