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올해 한국전 미군 유해 43구 확인"

지난해 8월 하와이 펄하버-히컴 합동기지에서 열린 한국전 미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과 필 데이비슨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 존 크레이츠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부국장이 유해가 담긴 관을 향해 예우를 표했다.

한국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 병사들 가운데 지금까지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모두 528구로 집계됐습니다. 올해에만 43구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은 지난달 9일, 유해 감식 작업을 통해 한국전쟁 중 실종된 미군 제럴드 버나드 레이맥커 병장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레미맥커 병장은 제7보병사단 57야전포대 소속으로, 1950년 12월6일 트럭을 몰고 함흥으로 가던 중 장진호 인근에서 중국 군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레이맥커 병장은 차량에서 탈출했지만 적의 총격으로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고, 그 후 실종됐습니다.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은 북한이 지난해 미국과의 정상회담 후에 미군 유해가 담긴 상자들을 송환했다며, 송환된 유해 일부는 레이맥커 병장이 실종된 장진호 동쪽에서 발굴된 것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첨단 감식 기술을 바탕으로 올해 마침내 레이맥커 병장의 유해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7월 27일 미군 유해가 담긴 상자 55개를 미국에 전달했습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최근 재향군인 행사에 참석해, 더 많은 미군 유해를 미국으로 데려올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녹취: 펜스 부통령] “This president and this administration will not rest until we bring all our boys home.”

트럼프 대통령과 미 행정부는 모든 미군 유해를 미국으로 데려올 때까지 결코 쉬지 않을 것이라고, 펜스 부통령은 말했습니다.

레이맥커 병장처럼 한국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 병사들 가운데 지난달 말 현재 신원이 확인된 미군 유해는 모두 528구라고,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82년에 처음으로 미군 유해 1구의 신원이 확인됐고, 1987년에 또 다른 1구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1990년대에 들어서도 10년 동안 확인된 미군 유해는 10구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숫자가 크게 늘기 시작해 2000년대에는 모두 124구의 미군 유해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2010년 이후에는 전체의 75%에 달하는 392구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연도 별로는 2016년에 60구로 가장 많은 미군 유해의 신원이 확인됐고, 이어 2012년 44구, 2017년 43구, 2018년 40구 등이었습니다.

올해의 경우 8개월 만에 벌써 43구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신원이 확인된 병사 가운데 71%인 379명은 전쟁 당시 북한에서,141명은 한국에서 실종됐습니다.

이밖에 서해에서 5명, 동해(일본해)와 중국에서 각각 1명씩 실종됐습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한국전쟁에서 실종된 미군은 7천 600여 명이며, 이 중 5천 300여 명의 유해가 여전히 북한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1990년부터 1994년 사이에 북한에서 인도 받은 208개 상자와 북한이 지난해 송환한 55개 상자에 담긴 미군 유해와, 1996년부터 2005년 사이 북한 내 발굴 작업을 통해 찾은 유해 229구의 신원 확인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은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미군 유해 발굴 재개에 합의했지만, 이를 위한 노력은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나면서 현재 중단된 상태입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