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지소미아 종료' 또다시 비판…"역내 안보 심각히 훼손"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건물.

미국 국무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종료가 북한 미사일 발사 등에 따른 안보 위협에 대처하는데 불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소미아의 부재가 역내 안보를 훼손시킨다며 잘못된 결정이라고 거듭 비판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무부가 또다시 지소미아 종료가 초래할 부작용을 우려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11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 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에 대처하는데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과 동맹국에 미칠 악영향을 경고했습니다.

[국무부 관계자] “The United States has repeatedly made clear to the Moon administration that this decision would have a negative effect on U.S. security interests and those of our allies, and reflects a serious misapprehension on the part of the Moon Administration regarding the serious security challenges we face in Northeast Asia.”

이 관계자는 “미국은 이 결정이 미국과 우리의 동맹의 안보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고 동북아시아에서 우리가 직면한 심각한 안보적 도전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심각한 오해를 반영한다는 점을 문재인 정부에 거듭 분명히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지난달 22일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발표 직후 나왔던 미국 국무부의 공식 입장으로,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라는 구체적 위협과 관련해서도 종료 결정이 나쁜 결과로 이어질 것임을 3주만에 또다시 시사한 겁니다.

이 관계자는 지소미아 종료 이후 한국이 북한 미사일 발사 정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분석하는데 이전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 정부에 물어보라”고 답했습니다.

북한은 올해 단거리탄도미사일과 방사포 등 다양한 발사체를 10차례 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전날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와 관련해 “지금까지 일본에서 정보공유 요청이 들어온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안보상 문제를 이유로 수출규제 조치를 한 것에 대응해 지난달 22일 지소미아의 종료를 결정했습니다. 다만 지소미아는 협정이 종료되는 오는 11월까지 효력이 유지됩니다.

앞서 한국 외교 당국은 지난달 28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불러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미국이 한국에 대해 실망감이나 불만을 잇따라 나타내는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이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 관계자는 최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결코 그런 발언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국무부는 한국 정부의 ‘자제 요청’ 이후에도 “우려”와 “실망”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역내 안보를 훼손시킨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해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첫 공식 입장을 밝힌 지 닷새 만인 지난달 27일 VOA에 “한국이 지소미아에 남아있는 것이 미국의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을 정기적으로, 그리고 매우 고위급에서 한국 정부에 분명히 해왔다”면서 “상반된 보도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결코 그 같은 결정에 대한 이해를 표명한 적이 없다”고 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어 이틀 뒤 또다시 “미국은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은 데 대한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명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