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입국 탈북민 감소… “접경 지역 도강 늘었지만 중국 내 단속 강화”

탈북민 여성들이 한국 정부의 탈북민 정착지원 센터인 하나원 건물로 들어서고 있다.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의 수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탈북 비용이 크게 치솟은 데다 중국 내 단속도 강화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13일 공개한 통일부의 ‘2015~2018년 탈북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입국한 탈북민은 1천137 명으로 2015년에 비해 11% 감소했습니다.

연도별로 보면 2015년 1천275명에서 2016년 1천418명으로 증가했지만 2017년 1천127명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1천13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20~40대 탈북민 수는 3년 전보다 감소했습니다.

20대는 2015년 410명에서 지난해 327명으로 줄었고 30대는 319명에서 292명, 40대는 290명에서 270명으로 각각 줄었습니다.

반면 50대와 60세 이상 탈북민은 증가했습니다.

50대는 2015년 94명에서 지난해 119명으로, 60세 이상은 30명에서 31명으로 각각 늘었습니다.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은 지난 6월 현재 총 3만 3천 22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북한인권정보센터 임순희 소장은 13일 1차적으로 북-중 접경 지역 도강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탈북을 위해 뇌물을 주고 강을 건넜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중앙에서 국경경비대를 통솔한다는 겁니다.

[녹취: 임순희 소장] “이중철조망을 쳤다는 증언도 있고요 과거에는 해당 지역에 국경경비대가 탈북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연계가 되어서 뇌물을 통해 넘어왔는데 이제 중앙에서 국경경비대를 통솔하면서 필요하면 뇌물을 받아라, 그러고는 신고를 해서 2마리의 토끼를 잡는 그런 이야기도 많이 있거든요.”

임 소장은 도강 비용의 증가 역시 탈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과거 300만원, 미화 약 2천 500달러에서 현재는 최대 1만 7천 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임순희 소장] “비용 감당이 힘든 거죠. 그 비용을 준비할 수 있는 사람이, 라인을 잡는 것은 두 번째 문제이고 일단 비용 마련에서 문제가 생기고…”

임 소장은 다만 기본적으로 최근 20~30대 탈북민의 입국 비율은 과거보다 증가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며 입국자 수와 비율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는 13일 VOA에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의 수가 줄었을 뿐 북한 주민의 탈북 자체는 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북한에서 중국으로 넘어오는 탈북자는 지금 굉장히 많아요. 왜냐하면 국경 지역에 우리 사람들이 계속적으로 탈북자들이 너무 많이 넘어와서 팔려간다, 실제로 도와달라는 사람도 너무 많고. 미국의 대북 제재가 서서히 계속 뭐랄까 효과가 나타난다고 할까요, 주민들이 굉장히 어려워요. 그러다 보니 탈북자들이 많이 탈출하고”

김 목사는 경제적 문제로 한국으로 곧장 올 수 없는 만큼 대다수 탈북민들이 중국 내륙으로 넘어간다며 인신매매로 팔려가는 여성들도 상당수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내 한족에게 강제로 시집을 가는 것은 물론 룸싸롱, 화상채팅방, 안마방 등으로 팔려간다는 겁니다.

김 목사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으로 입국하는 탈북민의 수가 감소하는 것은 중국 내 단속이 강화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신] “예전엔 얼굴과 신분증을 대조했지만 그거 위조할 수 있잖아요. 지금은 그게 안 되는데 테블릿PC에 신분증을 갖다 대면 이 사람이 남자인지, 몇 살인지, 어디 사는지 바로바로 뜬단 말이에요. 탈북자들을 그동안 가짜 신분증이나 그런 식으로 탈출시켰는데…”

이로 인해 지난 두 달 간 300여 명의 탈북민이 체포됐다고 김 목사는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거리가 연길에서 동남아시아까지 1만km인데 일주일 밤낮으로 가야 하는데 그동안에 한번이라도 검문소에서 걸리면 죽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지금은 탈북 브로커들도 이 일을 안 하려고 하고 그러니 숫자가 줄고 있는데 지금 상태는 너무 심각하다, 그동안에 우리가 파악한 게 두 달 간 300명 정도가 (체포됐어요)”

김 목사는 다만 이는 오로지 탈북민을 잡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홍콩 민주화 운동과 위구르 사태, 다음달 1일 중국 건국 70주년 국경절을 맞아 중국 당국이 검문검색을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탈북 브로커들은 홍콩 민주화 사태와 중국 국경절 이후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고 김 목사는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