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뎁튤라 전 미 공군 수석부참모장] “미-한 공중 연합훈련 축소, 대비태세에 악영향”

데이비드 뎁튤라 전 미 공군 수석부참모장이 VOA와 인터뷰했다.

미-한 군 당국이 최근 대규모 연합 공군훈련을 폐지 또는 축소하고 있는 데 대해 미 공군의 전직 장성이 대비태세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습니다. 데이비드 뎁튤라 예비역 중장은 현역 시절 괌에 전략폭격기 상시배치안(CBP)을 세운 전략통으로 평가받습니다. 태평양공군사령부 부사령관을 거쳐 미 공군의 정보·감시·정찰을 총괄하는 수석부참모장을 지낸 뎁튤라 예비역 중장을 김동현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미-한 군 당국이 최근 공중 연합훈련인 맥스선더를 폐지하고 관련 훈련들도 축소해나가고 있는 데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뎁튤라 전 수석부참모장) 짧게 답하자면, 당연히 영향 받습니다. 한국은 평창올림픽을 성공리에 개최했죠. 스키, 하키, 컬링 등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을 따야 하는데 사전 대비훈련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가 예상될지 상상해 보십시오. 물론 연합훈련 축소가 긴장 완화를 유도하기 위한 외교의 한 요소라는 점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연합훈련은 우리의 방어 대비태세의 핵심 요소라는 점에서 훈련 축소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은 피할 수 없습니다.

기자) 에스퍼 국방장관과 던포드 합참의장은 연합훈련 축소 결정이 대비태세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가시적’ 규모의 훈련을 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뎁튤라 전 수석부참모장) 국방부의 결정에 대한 구체적 견해는 삼가하겠습니다. 가령, 한반도에 국한하지 않고 알래스카주에서 매년 열리는 다국적 연합 공군훈련인 레드프래그 등 원정훈련을 늘리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겠죠. 또 가상현실 기기를 활용한 훈련법(시뮬레이션)도 과거에 비해 비약적으로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실전환경에 가까운 훈련을 제공할 수 있느냐는 문제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해외 원정훈련 장소는 한반도 전장 환경과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또 가상현실 훈련의 경우도 전장 심리요소가 결여됐습니다.

기자) 북한 군이 최근 고체연료 기반 미사일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한 연합군이 액체연료 미사일 기반 전력에 맞춰 상정한 전략에 수정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뎁튤라 전 수석부참모장) 구체적인 선제타격 전략은 기밀 사안이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북한의 미사일 역량이 고체연료 기반으로 전환된다면 당연히 기존 방어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기자) 최근 미 국방백서는 미군의 폭격기 숫자가 수요에 비해 부족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부족한 폭격기 숫자가 CBP 운용 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뎁튤라 전 수석 부참모장) 사실 괌에 B-1 전략폭격기 등을 지속적으로 배치하는 CBP 계획안이 채택되기까지 공군 지도부 설득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당장 영향 받지는 않습니다. 2004년 계획 채택 당시부터 지금까지 태평양 지역 수요에 맞는 폭격기를 충분히 배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현재 공군은 전 세계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전투 가능한 장거리 폭격기가 총 157대인데요, 이같은 공급 부족 때문에 미 공군은 9개 폭격편대에서 14개 폭격 편대로의 증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는 총 270대로 늘리는 것이 각각의 통합전투사령부의 수요에 맞게 순환배치할 수 있는 적절한 숫자라고 생각합니다. 50년 이상 운용한 B-52전력의 교체도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미-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추가 증액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B-52 등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비용도 청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뎁튤라 전 수석참모장) 방위비 분담금 협상 역시 ‘정치적 영역’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들어가진 않겠습니다. 물론 동맹 방위에 들어가는 노력에 따라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혜택 받는 동맹국에 청구해야 한다는 경영적 논리로 접근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전략자산을 전개하는 활동이 미국의 이득이 전혀 없는 것인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전 세계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개입하는 것이 미국의 최고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정부 예산 중에서도 국방비가 가장 많은 것입니다. 단순히 비용 만을 따질 수는 없는 사안입니다.

기자) 남북한은 군사 합의를 통해 상호 전방 지역에서의 공중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국 군이 운용 중인 무인기 정찰자산이 무력화됐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정보 정찰·감시 분야 권위자로서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뎁튤라 전 수석참모장) 우선 작전 면에 국한하자면, 전투용이 아닌 정찰용 전력을 굳이 제한할 필요가 있었을까 의문이 듭니다. 그러나, 남북 긴장 완화를 이끌어냈다면 일단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굳이 전방 무인기가 아니더라도 보다 먼 거리에서 탐지할 수 있는 글로벌 호크 등 다양한 정찰자산이 많이 있습니다. 전방용 무인기 정찰자산 운용이 금지됐어도 전반적인 정찰 능력에 끼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재직 시절 적 지휘부를 정밀타격하는 효과 기반작전과 신속하게 목표를 공략하는 신속결전 개념을 창안했습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가 작전 면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나요?

뎁튤라 전 수석참모장) 향후 미군과 동맹군 연계전략은 얼마나 끊김 없이 매끄럽게,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보장할 수 있는지를 전제로 합니다. 정보의 속도와 공유는 21세기 전쟁의 성패를 결정할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한-일 군사정보 공유 중단은 전투 역량을 저하시킵니다. 3국 간 정보 공유가 효과적일 때 최적의 대응과 결단력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라는 잠재적 공동의 적을 두고 양국이 모두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정보 공유 체계를 중단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기자) 최근 출범한 우주사령부가 향후 대북 전략에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뎁튤라 전 수석참모장) 북한은 미국의 인공위성 신호를 방해거나 교란시키는 ‘대 인공위성’ 공격 역량을 키워왔습니다. 우주사령부가 통합전투사령부로 출범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향후 북한의 이같은 공격 역량에 대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뿐만아니라, 향후 우주에서 레이저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체계가 갖춰진다면, 미사일 방어 전략에도 크게 관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웃트로: 지금까지 미 공군 수석부참모장을 지낸 데이비드 뎁튤라 예비역 중장이었습니다. 인터뷰에 김동현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