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의원들 “미-한 정상회담서 ‘한-일 갈등’ ‘비핵화 협상’ 우선 논의해야”

지난해 9월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미 상원 외교·군사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다음주 열리는 미-한 정상회담에서 한-일 갈등 완화와 미-북 비핵화 협상 진전 방안이 우선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한국에 과도하게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상원의원들은 미-한 정상이 가장 시급하게 논의해야 할 현안으로 악화된 한-일 관계와 교착 상태에 빠진 미-북 비핵화 협상을 꼽았습니다.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의원은 17일 VOA에, 다음주 열리는 미-한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 문제와 무역 협상에 관한 양국 간 이견, 방위비 분담, 그리고 우려되는 한-일 관계 분열 문제가 모두 의제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루비오 의원] “Obviously, there's a lot still going on there. With regards to both the issues of North Korea and the ongoing trade talks as well with them, there's been some differences of opinion. The mutual defense responsibilities, and now the sort of break up with Japan, which is concerning…”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생산적일 경우에만” 한-일 갈등 해소에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당부했습니다.

[녹취:루비오 의원] “Only if it's productive. That's a long and historical friction that we might end up making things worse, not better. So we have to be very careful…”

한-일 문제는 오랜 역사적 갈등이기 때문에 미국이 문제를 더 악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는 겁니다.

민주당의 팀 케인 의원은 북한 문제에 관한 협력 방안이 최우선으로 논의돼야 하고, 그 다음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생산적 역할”을 논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케인 의원] “There's two things. The ongoing discussion about the North Korean threat has to be at the top of the agenda, what they do together. And then I think the U.S. has an important role to play right now in trying to foster a better relation between South Korea and Japan…”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한-일 사이 간극을 어느 정도 메우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의회 내 한국연구 모임인 ‘코리아 스터디그룹’ 공동의장인 민주당 브라이언 샤츠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갈등을 “해결해야 할 문제”로 봐야지, “한-일 간 이간질의 기회로 만들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샤츠 의원] “We've traditionally played the back channel role to try to make sure that whatever territorial disputes stay under control…”

샤츠 의원은 미국이 전통적으로 물밑에서 한-일 영토 분쟁 해소를 위해 노력했고, 과거 오바마 행정부와 부시 행정부도 한-일 간 문제 해결에 건설적 역할을 하려고 했었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다만, 한-일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라며, “미국이 두 나라 간 이견과 갈등, 역사적 문제를 미봉책으로 가릴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샤츠 의원] "No. These issues are thorny, and we don't want to just paper over the disagreements and the disputes and the history between Korea and Japan…”

그러면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에 대해 미국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지만, “경제, 군사, 정보 분야에 걸친 (미-한-일 3국의) 빈틈 없는 공조는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습니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미-한 정상이 “한-일 갈등 해결 노력과, 모든 역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대응 방안”을 우선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그레이엄 의원] “Trying to resolve the conflict between South Korea and Japan, coming up with a stronger push back against North Korea, who is basically holding in place their capability.

그레이엄 의원은 또 미국은 미-한, 미-일 이중 정상회담 또는 각 정부 당국자 간 직접 회동을 통해 한-일 양국에 ‘서로를 존중하고, 지금은 싸울 시기가 아니라는 점’을 말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의원들은 북한과의 협상 진전 방안에 대해서는 ‘최대 압박 유지’와 ‘한국전 종전 선언’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샤츠 의원은 “한반도 전쟁을 반드시 끝내야 한다”며, “북한이 진실되게 어느 정도 핵실험을 줄이면 미국도 제재 완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샤츠 의원] “I think the end of the war on the peninsula ought to be in play. And if the North Koreans truly show any willingness to ramp down their testing, and then we can consider sanctions relief…”

이어 북한이 포기하는 것 없이 그들에게 신뢰나 사진촬영용 기회를 주어선 안 되겠지만, 한국전 종전 선언은 “중요한 전술적 선택”이라고 말했습니다.

‘코리아 스터디그룹’ 공동의장인 공화당의 댄 설리번 의원은 미-한 안보 동맹의 척도는 수 십 년 간 안보와 경제였다며, 양국은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통해 경제 부문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지만 북한 문제는 여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설리번 의원] “I always think it's economics and security, which has been the hallmark of our two nations security alliance for decades…”

따라서 미-한 정상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최대 압박 캠페인을 시행하고 핵 없는 한반도라는 공통된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는 겁니다.

민주당의 크리스 쿤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 무역, 공동의 가치와 관련해 미-한 관계 강화에 집중하길 바란다”며, “북한과 중국 관련 전략에 대한 한국과의 긴밀한 공조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쿤스 의원] “My hope is that President Trump will be focusing on strengthening the US-ROK or the US-South Korea relationship, both in terms of security, trade, shared values, and that they will coordinate closely on our strategy with regards to North Korea and China…”
의원들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서는 한국에 대한 증액 요구에 반대하지 않으면서도 과도한 요구는 경계했습니다.

샤츠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5배 증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 “미국은 한국을 위해 이것(방위)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위해 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새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건설 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했고, 한국에 배치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는 미국 소유이자 한국에서 큰 환영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방위비 분담은 ‘예외’이지 ‘규칙’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샤츠 의원] “I'm not sure he actually understands that what Camp Humphreys is and who owns the THAAD and how unpopular that THAAD is in Seoul. And so, we have bases and installations and investments all around the planet. And where possible, we try to get some burden sharing, but that's the exception rather than the rule.

설리번 의원은 “분담금 협상에는 미군 인건비 분담과 같은 다른 요소들도 있지만, 한국 정부가 캠프 험프리스 건설비의 90% 이상을 들인 것은 엄청난 것”이라며, 5배 요구는 과도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