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이달 말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미-북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조율 외에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 현안들이 논의될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안소영 특파원 입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제74차 유엔총회 참석차 오는 22일부터 닷새간 미국 뉴욕을 방문합니다.
한국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24일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통령 취임 이후 3년 연속 유엔총회 연설에 나선 문 대통령의 이번 주제는 한반도 평화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는 또 문 대통령이 이 기간, 미-한 정상회담도 갖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고민정 / 한국 청와대 대변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으며 회담의 구체적 일정은 청와대와 백악관 간에 협의 중에 있습니다. “
지난 6월 서울에서 회담한 후 석 달 만에 다시 만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9번째입니다.
회담 의제와 정확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달 하순 미-북 비핵화 실무 협상 재개가 논의되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의견 조율이 있을 전망입니다.
앞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9월 하순 미-북 대화 의향을 표명한 바 있습니다.
청와대는 구체적인 의제를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한국은 늘 미-북 정상회담과 그 전 실무 협상이 반드시 이뤄지기 바란다는 얘기를 해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나온 미-북 간 일련의 발언을 보면 한반도 평화를 향한 거대한 톱니바퀴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 아닌지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고 전했습니다.
김용현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13일 VOA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내 3차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한 상황이어서 이번 미-한 정상회담 결과가 그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용현 교수]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간 충분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조율을 하고 그 것을 통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는 그런 중요한 과정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김 교수는 이어 두 정상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체제보장 등 상응 조치에 관해 어떻게 접근할지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에는 대선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북 핵 협상에 대한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는 것을 두 정상이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멈춰선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김용현]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도에는 움직이기가 그렇게 쉽지 않기 때문에 올 9월, 10월, 11월에 한반도 비핵화 평화 체제 프로세스의 로드맵 정도는 만들어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많이 전달될 가능성이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거기에 동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다만 미국과 북한이 실무 협상을 재개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리고 어려웠던 만큼, 한국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입장 표명, 북한의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입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북한에 대해서 제재 완화 이야기를 한국 정부가 꺼냈을 경우, 오히려 미국의 협상력을 약화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 점을 유의해야 한다. 지금 어떻게 해서든지 우리 정부는 대화가 잘 진행되길 희망할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는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 완화, 북한이 체제보장을 이야기하지만, 사실상 그것은 하나의 명분이고 실질적으로는 제재 완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보는데 우리 정부가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서 북한의 목소리를 바로 미국에 전달할 경우 자칫하면 한-미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어요.”
신 센터장은 이는 북 핵 협상에도 부정적 역할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은 알고 있지만, 남북관계를 미-북 관계와 바로 연결하려 하는 것은 미국이 양보해야 한다는 논리로 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은 북 핵 협상에,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천영우 이사장] “트럼프는 당연히 방위비 분담금 관련 사안이 가장 큰 관심사니까 그 이야기를 많이 할 것이고 우리 대통령은 북한이 수용할 안을 가지고 나가 달라고 할 것입니다.”
천 이사장은 또 문 대통령이 미-북 사이에서 진정한 ‘중재자’ 가 되려면 양측 간 소통을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