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5차 방중 가능성 제기… “미-북 실무협상 앞두고 대미압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무개차를 타고 평양 시내에서 카퍼레이드를 하는 모습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6월 공개했다.

조만간 미북 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10월 6일 전후라는 특정 날짜까지 언급됐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중 수교 70주년과 1, 2차 미북 정상회담 전 방중 전례 등을 볼 때 김정은 위원장이 또다시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24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다음 달 6일 북중 수교일 전후로 김 위원장의 방중과 5차 북중 정상회담 가능성이 점쳐진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국회 정보위 간사인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의 브리핑 내용입니다.

[녹취: 이은재 의원] “김정은이 방중할 경우에 방문 지역은 북경 지역이나 또는 동북 3성이 될 것이라고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실제 중국 지린성 투먼과 랴오닝성 단둥 등 북중 접경 지역의 공안 단속이 최근 강화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비한 것이라는 말이 해당 지역에 퍼지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다 최근 북중 고위급 교류가 활발한 것 역시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줍니다.

가장 최근에는 연경철 북한 인민무력성 대외사무국장이 중국을 방문해 웨이펑허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겸 국방부장을 만나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한국의 전문가들은 지난 6월 시진핑 주석의 평양 방문 이후 북중 간 고위급 교류와 후속 조치들이 줄을 잇는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정치, 경제, 군사, 문화적 교류까지 북중 관계가 상당히 좋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또다시 중국을 방문한다고 해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중장기적 패권 경쟁으로 치닫는 가운데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을 중국 편으로 견인하려는 전략적 목표가 확고해졌다는 게 세종연구소 이성현 중국연구센터장의 설명입니다.

[녹취: 이성현 센터장] “전략적인 목표가 굉장히 확고해진 시발점이 바로 6월 20일 시진핑의 평양 방북이었습니다. 그래서 중국도 미-중 무역전쟁이 중장기적으로 갈 것을 예측하고 있고 북한과의 관계를 앞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그동안 보지 못했던 한 차원 높은 밀월 모드의 북-중 관계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봅니다.”

이 센터장은 이어 시진핑 주석이 21세기에 결국 사회주의가 중국의 옳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확고히 믿고 있다며, 북한을 지원하는 전략적 구조가 바뀔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 북-중 간 다양한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은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이 센터장은 강조했습니다.

서강대 국제대학원 김재천 교수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제재 해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한 만큼 북한에는 중국이라는 뒷배가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중국 또한 미-중 무역갈등 속에 북한 카드를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북-중 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진다는 겁니다.

[녹취: 김재천 교수] “제재를 안 풀어주면 12월 31일이 마지막 타임테이블이다, 그걸 넘기면 제3의 길을 간다고 했기 때문에 그게 ICBM 테스트가 됐건 핵실험 재개가 됐건 결국 중국의 지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뒷배가 필요하니 언제든지 실무협상이나 트럼프 대통령 만나기 전에 중국으로부터 힘을 받으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 같아요. 중국도 우리에게는 북한 카드가 있다는 식으로 무역 협상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북-중 간 맞아떨어지는 게 있는 거죠.”

김 교수는 중국이 미-중 경쟁에서 북한 카드를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이 카드를 오랫동안 손에 쥐고 있으려 할 것이라며, 시 주석 역시 북한을 독려해 비핵화를 손쉽게 진척시킬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한국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 이창형 국방전문연구위원은 미-북 간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한이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방중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이나 남북문제 해결에 있어 지금까지 해왔듯 중국과의 조율 측면에서 방중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데 있어 북한이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는 겁니다.

[녹취: 이창형 연구위원] “북한으로서 조심스러운 부분은 만일에 연말 이내에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진다고 하면 북한으로서는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할 가능성이 많아요. 지금 북-미 실무회담이 곧 진행될 수 있다는 좋은 신호들이 나오는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은 북한으로서는 북-미 정상회담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을 우선순위에 두고 실무회담 진행 상황을 보고 방중을 결정하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아울러 중국 역시 북한의 비핵화 평화체제를 원하는 만큼 미국 편에 중국이 동참할 경우 북-중 밀월이 미국에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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